장수하는 마을…90세 이상 주민이 11명 돌을 쌓아 만든 샘터가 있는 ‘천하물’
▲ 드론으로 본 송악읍 오곡리 전경 |
▲ 오곡리 마을 지도 |
송악읍 오곡리는 봄과 여름에는 초록 들판을, 가을에는 노란 들판을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송악읍 곳곳이 도시로, 공단으로 개발됐지만 오곡리는 여전히 정겨운 농촌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 지난 10일 촬영한 송악읍 오곡리의 모습 |
바루미산 아래에 있던 ‘바래미’
오곡리는 홍주목 신북면 지역에 속했다가 고종 32년에 지방관제 개정에 의해 면천군에 편입됐다. 1914년에는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신북면 오사리, 수곡리 일부와 중흥면 광대리, 화고리와 통합됐다. 오사리의 ‘오’와 수곡리의 ‘곡’을 한 자씩 따서 오곡리라 불리기 시작했다.
오곡리에는 도산골, 도망골, 광대골, 바래미, 천하물, 세지레, 듬버리, 모기절이라는 다양한 자연부락이 형성돼 있었지만, 지금은 4개의 반으로 나뉘어 있다.
당진시에서 편찬한 <당진시 길 이야기>에 따르면 바래미는 바루미, 바리미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오곡리에 바루미산이 자리하고 있어 이름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바래미는 옛 면천군 중흥면 화고리에 소속돼 있었으며, 오곡리에서 한진으로 향하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바루미산 우측에 있었던 마을이다.
▲ 오곡리 내 ‘천하물’이라고 불리는 마을. 돌을 쌓아 만든 샘터가 지금도 자리하고 있다. |
또한 천하물은 과거 돌로 쌓은 샘(우물)이 있던 곳으로, 현재도 샘터가 존재하고 있다. 안철수 전 송악읍 북부노인회장 역시 “옛날에는 천하물의 샘에서 물을 길어다 먹곤 했다”며 “다른 마을의 이름은 이전부터 불렸기 때문에 우리도 정확한 뜻을 모른채 자연스레 불러왔다”고 전했다.
▲ 지난 10일 촬영한 송악읍 오곡리의 모습 |
쌀겨 농법으로 지은 삼광쌀
오곡리의 자랑은 ‘물’이다. 수질이 좋고 물의 양이 많아 옛날부터 물 좋기로 유명했다. 오곡리라고 칭하기 전 수곡리라고 불리었던 것도 물이 좋아서라고. 김종관 이장은 “1년에 분기별로 수질검사를 하는데 한 번도 불합격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물이 좋기 때문에 오곡리에서 생산되는 미질도 좋기로 소문났다. 특히 오곡리에서는 쌀 생산농가 중 40%가 쌀겨를 활용해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단다. 쌀겨 농법은 쌀겨를 논에 뿌려서 벼농사를 짓는 것으로 양분 공급, 식미 증진 등의 효과가 있다. 김종관 이장은 “쌀겨 농법을 활용해 농사를 지으면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젊은 층의 농가들이 주로 쌀겨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며 “쌀겨 농법으로 생산한 쌀은 밥맛이 무척 좋다”고 전했다.
▲ 지난 2016년에 열린 송악읍민 체육대회에서 오곡리 주민들이 줄다리기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 |
“단합하면 ‘오곡리’”
오곡리는 송악읍에서도 단합력이 좋은 마을로 소문나 있다. 매년 열린 송악읍민 체육대회에서도 단합을 가장 중요시하는 응원상과 줄다리기 경기에서 늘 상위권에 올랐다. 김종권 이장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주민들을 만나기 어렵지만 앞으로 단합이 더 잘되는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지난 2017년 송악읍 오곡리에서 경로잔치를 개최한 가운데, 부녀회원들이 음식을 만들고 있다. |
더불어 오곡리는 우리마을 사랑운동으로 15년 연속 수상키도 했다. 신혜자 부녀회장은 “오곡리는 그동안 꽃동산 조성 등 마을가꾸기 사업을 잘해서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수길 새마을지도자 역시 “경로잔치를 개최하는 등 경로효친을 잘 실천해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10일 마을회관에서 만난 송악읍 오곡리 주민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