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락철 맞아 2차 피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신속한 처리 필요 여론도
“분명한 인재입니다. 조금만 먼저 전화라도 주었으면 저희 배는 타지 않았을 덴데...”
지난달 29일 오전 11시경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마련된 ‘신진항 선박화재 재난사태 피해대책위원회(위원장 이한형, 이하 신진항 피해대책위)’에서 만난 한 피해민은 기자에서 태안군으로부터 제공받은 사고당시 CCTV 영상을 보여주면서 “울화통이 터진다”며 금새 사무실 밖으로 나가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날 유난히 안개와 황사가 낀 신진항 사고 현장에는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전소된 사고 어선들을 유람선 선착장 인근으로 모아 놓고 있었다.
안개 속에도 태안해경과 해양환경공단 직원들이 신진항 설치된 오일펜스 주변에서 구직포 등을 이용해 물위로 흐르는 기름띠와 해양 쓰레기 제거 작업을 펼치고 있었지만 짙은 안개로 이마저 중단되거나 안전 때문에 소수의 인원들이 제거 작업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육안으로 보이는 20여척의 피해 어선을 한곳으로 최대한 모으고 기름 유출로 인한 제 2의 피해를 막기 위해 방제 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사고 1주일이 넘도록 화재로 전소되거나 반소된 선박은 고사하고 사고추정 선박인 S호의 인양마저 논의자체가 중단된 상황이다.
정밀한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에 필수적인 인양 작업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신속한 인양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피해 선주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어 아쉽다”며 “요즘 하루에도 몇 번이고 해무가 생기는 시기라 방제 작업도 인양 작업도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서둘러 인양작업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진항 피해 대책위 관계자는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신진항 선박화재 재난사태는첫 발화 시작 후 근 한 시간 정도는 바람이 안 불었다“며 ”화재 발생 선박 옆 소형선박들은 연락만 줬어도 대피할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초기 대응 실패로 인한 인재로 태안군 · 태안해경 · 태안소방서는 책임을 져야한다”며 “△피해보상을 즉시 하라 △피해어민들 생계보장과 생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즉시 대책을 세워라 △태안군은 화재현장의 CCTV카메라 영상을 공개하여 전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하라”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태안군 관계자도 “피해 어민들의 피해도 최소화하고 주변의 제 2차 해양오염, 영업지장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당장 사고 발생 추정 어선에 대한 인양 작업이라도 실시해 사고 원인에 대한 감정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우선 인양 작업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신진항 피해대책위는 △피해어업인 대책위원회 사무실 및 전기시설 △부잔교 설치 및 재발 방지 대책 △화재 선박에 대한 조업 가능한 대체 선박 △생계비 지원(특히, 빈곤층 2~3명) △ 특별재난지역 선포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보증 한도 확대 △침수 선박 인양 처리 정부에 지원 등의 7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관계기관의 답변을 촉구하고 있다.
▲ 안개가 자욱한 지난달 29일 신진항 내에서 방제 당국이 해양오염을 막기 위한 방제 작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