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명절 설을 조용하게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서 보내고 나니 봄이 아주 성큼 와 있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봄맞이하는 기분으로 가까운 갈매못성지를 찾았습니다. 아직은 겨울인지라 추운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리고 바닷바람이 불어와 좀 차가웠지만 상큼하고 싱그런 그런 날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갈매못성지 입구에는 누구라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판이 붙어 있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갈매못성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예수님상입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예수님 상이 지금과 반대편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보완도 하고 큰 건물도 들어서고 하면서 예수님 상의 위치가 바다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순례객들은 거의 없었지만 성지 뒤편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갈매못성지에는 ‘형장으로 택한 곳은 바닷가 모래사장이었다’라고 새겨진 돌비와 순교터가 있는데 예수님 상과 함께 그 다음으로 눈에 띄는 곳이기도 합니다. 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뿌려진 처형장이었던 곳입니다.
갈매못은 ‘목마른 말에게 물을 먹이는 연못’이란 뜻이고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를 비롯하여 오메트로 신부, 민 위엥 신부, 황석두, 장주기 등 5명과 그 외 500여 명의 이름 모를 신도들이 함께 처형된 곳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갈매못성지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88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순교성지 안에는 많은 순교자들의 동상을 비롯해 기념비들이 세워져 있기도 합니다.
문화재로 관리되는 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보니 쉼터도 필요해서인지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 조형물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지 않나요? 많이 익숙한 그런 조형물이지요? 호미곶의 그 유명한 손 조형물과 비슷한 듯하지만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그건 바로 예수님이 못 박혔던 구멍난 손을 상징하는 조형물이기 때문인 까닭이겠지요.
성당 안 모습도 담아보고 싶었지만 기도하는 분들이 계셔서 방해가 될까봐 둘러만 보고 나왔습니다.
성지 안 동백숲에도 동백꽃이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동백꽃이 만개하면 이 또한 장관이겠다 싶었습니다.
주변 경관도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갈매못 건너편으로 바로 천북 학성리 해변과 저 멀리 안면도까지도 훤히 바라다보입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오천항이 있어 갖가지 수산물도 맛볼 수 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오천항과 인접한 그 유명한 충청수영성도 있고요, 충청수영 전망대와 도미부인 유적지 등 오천에서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곳들 역시 꽤나 많습니다.
이제는 코로나19 방역단계도 조정되어 조금은 숨통이 트인 만큼 조심조심 그러나 여전히 방역수칙은 꼭 지키며 움직여도 될 듯하니 조용하게 여행하기 좋은 이곳, 오천항과 갈매못순교성지를 찾아보심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