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향기]아름다운 마무리
2020.12.24(목) 09:53:44 | 충남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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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hshr@hanmail.net)
들녘 배추밭도 밑동만 남겨져 마무리되고, 숲속 나무들도 마지막 잎 새까지 떨구어 내 한 해를 마무리 합니다.
직장인들도, 사업가도 한 해를 정산하느라 계산기 두드려대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우리집 늦둥이 녀석 소통창구 ‘밴드’를 살펴보니 학교 선생님들은 비대면 온라인으로라도 각종 평가를 하며 마무리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달이어서 누구에게나 의미가 깊습니다. 어떻게 마무리해야 후회가 없을까 막연한 부담도 가져봅니다. 그러다가 마주한 책에서 답을 얻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다/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용서이고, 이해이고, 자비이다/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추는 것이다]
- 법정의《아름다운 마무리》중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인이 특별한 한 해를 보내는 가운데 긴장하고, 두려워하고, 때로는 원망도 하며 감사를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초심을 잃어 느슨해지고 나태함으로 일을 대하지는 않았는지, 욕심으로 내려놓지 못해 안절부절 하지는 않았는지, 비움 대신에 자꾸만 뭔가를 채우려들지는 않았는지, 끝까지 용서하지 못한 사람은 없는지 찬찬히 돌아보니 막연하게 부담만 되던 아름다운 마무리를 경건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 보며 지난 한 해를 반성해본다/말씀 안 들어 부모님 속 썩이고 아파서 학교 쉬던 날/나를 위해 얼마나 걱정하셨나 얼마나 마음 아프셨을까/짝지와 다투고 먼저 토라졌던 일/거리에 자선냄비 그냥 지나쳤던 일/키는 한 뼘이나 컸는데 생각은 늘 그대로/모두가 후회스럽고 잘못한 것뿐/내년에는 다시 안 그래야지 착한 아이 되어야지/한 장 남은 달력을 가만히 쳐다보며 지난 한 해를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한해를 보내며’ 가사말에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한 장 남은 달력 가만히 쳐다보며 남녀노소 누구라도 반성하는 시간, 되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지난 날을 돌아보아야 할 이유는 과거의 실패를 초석 삼아 미래를 희망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비대면 온라인 예배를 통해 ‘새해 달력이 나왔으니 찾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하는걸 보니까 새해가 코앞인 것을 실감합니다. 독자님들 2021 신축년 소띠해를 희망차게 맞이하기 위해 몇 날 남지 않은 2020년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 장 남은 달력 가만히 쳐다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