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는 고향과 가족, 계절, 사랑, 삶 등을 소재로 한 시 108편이 담겨있다. 특히 시집 표지에는 고향집을 배경으로 한 89세 어머니와 찍은 사진이 담겼다. 이 시인은 “주머니 행복은 나만의 행복을 의미한다”며 “시집에는 50~60대 독자들이 공감할 어린시절과 고향 등에 대한 시들이 많이 실려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향과 농촌을 배경으로 한 시를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시인은 1958년 충남 부여군에서 태어났으며 현재 송산면 유곡리에 위치한 서해기계유통단지 조합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4월 월간 시사문단으로 등단해 제17회 풀잎문학상 수상키도 했다.
주머니 행복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행복이 있습니다
그 행복은 사소하지만 늘 바람이 부는 날
푸른빛 소식처럼 조그만 주머니 행복이었습니다
노을이 곱게 물든 참 아름다운 고향과
고향집을 지키시는 어머니를 찾았습니다
어머니는 반갑게 맞이해 주시면서 저녁 찬거리부터 걱정을 하십니다
오늘 저녁은 옛날에 먹던 손칼국수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검은 저녁에 어머니는 밭에 나가 낮에 귀히 애호박을 따다가 정성껏 손칼국수를 끓이셨습니다
검은 티가 나는 어머니의 야윈 손목과 움푹 파인 주름진 얼굴은 몽당연필만큼이나 세월이 느껴집니다
정녕 오늘 저녁은 어머니의 손 새하얀 칼국수와
어릴 적 향수까지 꽃봉오리처럼 피어났습니다
주머니 행복 그 사소한 행복이 단상의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