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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삶이 있는 홍성 사운고택

2019.06.28(금) 15:07:26 | 맛난음식 (이메일주소:linecplan@naver.com
               	linecplan@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현고 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쓰는데요, ‘배우지 않아 벼슬하지 못한 사람’을 뜻한다고 일반적으로 풀이되는 것이 학생부군신위입니다. 쉽게 말하면 살아생전에 별 볼 일 없었으며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죽어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던 말했던 옛 선현의 말이 생각납니다.
 
노블리스오블리주의삶이있는홍성사운고택 1

최근에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홍성 분을 만났습니다. 화물차로 일을 했던 그 분은 어깨의 인대가 끊어져서 수술을 받고 회복상태에 있었습니다. 충남을 많이 돌아다닌 덕분에 그 분이 이야기하는 홍성 지역이나 홍성에 대한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60대 초반의 나이이기에 퇴원하고 나서 수입원에 대한 걱정이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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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홍성에 자리한 사운고택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그 동안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충남의 괜찮은 고택인 사운고택은 양주 조씨의 종가입니다. 앞서 인조의 비를 언급한 것은 그녀가 양주 조씨로 한원부원군(漢原府院君) 조창원의 딸입니다. 자의대비(慈懿大妃)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보통 장렬왕후 조씨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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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9년에 인조가 승하하자 대비가 되었으며 이후 자의(慈懿)의 존호가 추상되어 자의왕대비(慈懿王大妃)가 되었습니다. 이후 의붓아들인 효종이 승하한 1659년과 며느리인 효종비 인선왕후가 승하한 1674년에 대비인 장렬왕후의 상복(喪服) 문제를 두고 서인과 남인 간의 2차례 예송논쟁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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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첨부지부사였던 조태벽공이 지은 가옥으로 선비의 기운이 스며들어 있는 사운고택은 언제든지 문이 열려 있어 들어오라고 권하는 곳입니다. 조태벽공이 지은 후 13대에 이어 살던 이곳은 기호학파의 학풍을 따라 공간마다 소통이 원활한 개방형으로 가옥을 만들었습니다. 실제 들어와서 보면 다른 고택과 달리 건물을 보는 것이 흘러가듯이 볼 수 있게 만들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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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오면 한적하게 쉴 수 있는 곳입니다. 기본적인 것만 지키면 누구나 이곳에 와서 쉼을 청해볼 수 있습니다. 옛 고택에는 저마다 내려오는 손맛이 있습니다. 장맛, 술맛, 음식 맛이 대대로 내려오는데 이 사운고택에도 조환웅 종손의 증조할머니가 1891년에 썼다는 음식 방문에는 김치, 술, 떡 등 69가지 조리법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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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고택에는 우화정이라는 사랑채가 가장 알려진 건물로 삼면의 문이 열리는 곳으로 우화정은 조선 영조 때의 문신인 자하신위 선생이 쓴 것이라고 합니다. 주택 안에 있는 동안 우리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무목적과 목적의 공존이 있는 것이 주택의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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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고택에서 사운은 조중세공의 호인데 조중세 공은 경상북도 문경의 현감으로 재직(1890~1892)할 때 문경에 가뭄이 들자 홍성 사운고택에서 양식을 실어다가 문경의 백성을 먹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고종 3년 홍주의병 봉기 때에는 군량미로 쌀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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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이 어려우면 곡식을 나누어주기도 했던 선대 할머니의 공덕을 기린 안채의 보현당 현판, 마지막 백제왕 피란지였던 홍성의 옛 이름이었던 '얼'을 그대로 사용하여 이름을 붙인 얼방원, 입구에 들어오면 나오는 초가집은 고택에 들어올 때 위화감을 느끼지 말라고 일부러 만들어 두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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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것은 거창하게 무언가를 해서가 아니라 대대로 그 정신을 이어내려 오도록 하는 교육에 있지 않았을까요. 내 자식은 다른 이와 다른 계층의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일은 쉬운 듯 보이지만 어려운 것입니다. 
 
구름 같은 선비라는 이름의 사운처럼 평온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든든한 모습의 태산처럼 사는 것도 구름같이 사는 것과 같지 않을까요. 말과 글은 간단명료해야 하며 상대가 생각에 이르게 하지 못하는 말은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무엇을 보면서 늘 세부까지 명확히 이해하려고 하며 무엇을 들어서는 그 본질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운고택의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은 본질을 살피는 것에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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