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삼도수군이라고 하면 보령 오천항에 자리한 충청수영성과 전라좌우수영성, 경상좌우수영성이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으니 각각 하나의 바다의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성지이며 방어기지의 역할을 합니다. 충청수영성을 지휘했던 충청수사의 계급은 현재의 사단장급으로 수군절도사라고도 부릅니다.



충청도 서해안 지역에 위치하여 한양으로 가는 조운선(漕運船)을 보호하고 왜구 침탈을 방지했고, 근대에는 이양선을 감시하는 등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전쟁을 대비한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충청수영성에 있는 건물 중 오천 수영 관아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136호, 충청수영 내삼문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제210호, 충청수영 장교청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411호, 충청수영 진휼청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412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충청수영성은 성지(城址) 뿐만 아니라 그 주변 지형이 거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의미가 큰 곳이라고 합니다.



조선 초기에 만들어진 충청수영성은 큰 풍파 없이 방어기지로 활용되었던 곳입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충청수영성도 전쟁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전란 당시에 충청수영성의 충청수사로 임명된 최호는 이순신이 실각하고 나서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의 지휘를 받아 칠천량에서 싸우다가 충청수영 병력 전부를 남해 바다에 수장하고 자신도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임진왜란의 해전은 대부분 남해 바다에서 일어났습니다. 고요한 이 보령의 앞바다까지 왜군이 왔다면 조선은 더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수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충청수영성의 병력은 전투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최호 충청수사가 이곳에 머무르면서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일찍이 무과에 급제했던 최호는 이곳에 충청수사로 왔을 때 임란 중에 일어난 이몽학(李夢鶴)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에는 홍가신(洪可臣)과 함께 주장(主將)이 되어 홍산(鴻山)·임천(林川) 등지에서 난적을 소탕하여 공을 세웠습니다. 홍산은 지금의 부여지역입니다. 
 


가끔 출몰하는 왜구를 제외하고 큰 전투가 없었던 충청수영성 역시 격랑의 소용돌이에 들어서게 됩니다. 충청수영성은 천수만 입구와 어우러지는 경관이 수려하여 조선시대 시인 묵객들의 발걸음이 잦았던 지역으로 저 앞에 보이는 영보정이 유명합니다.
  


충청수사 최호는 삼도수군통제사인 원균과 합류하기 위해 1597년 남해 한산도로 내려가게 됩니다. 이때 일본의 적장은 도도 다카토라, 와키사라 야스하루, 가토 요시아키등이 모두 참전했다고 합니다. 세명의 적장은 모두 이순신에게 옥포해전, 한산해전, 안골포해전에서 패한 장수들이었습니다. 칠천량해전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도망간 경상우수사 배설과 12척의 배를 제외하고 수군통제사 원균, 전라우수사 이억기, 충청수사 최호에게 최후의 날이었습니다.
  


화강석을 다듬어 아치(Arch)형으로 건립되었다는 망화문을 지나서 내려오니 오천항의 맛이라는 키조개가 보입니다. 키조개를 열심히 다듬는 손길이 상당히 분주합니다. 망화문을 통과하면 나오는 오천항(鰲川港)은 백제 때부터 중국과 교역하던 항구로서 회이포(回伊浦)라 불리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