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고,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맑은 날씨를 그냥 흘려보내기 싫어 여태까지 한 번도 가 보지 못했던 서산버드랜드를 향해 길을 나섰습니다. 버드랜드 교차로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서산버드랜드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잠시 후 만나게 될 서산버드랜드는 어떤 곳인지,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떤 만남을 경험할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 서산버드랜드 첫 만남 순간 (왼쪽부터 둥지전망대, 전시관, 그리고 영상관) 

매표소를 지나 계단을 쭉 따라 올라와 전시관 앞에 도착해 주위를 둘러보니 이곳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산버드랜드를 알차게 즐기는 방법 역시 선택지가 다양했지요. 제가 처음 선택한 건 서산버드랜드 공간을 이어주는 둘레길을 쭉 따라 걸으며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산책이었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듯, 천천히 공간 하나하나를 눈과 마음에 담으며 버드랜드와 친해지기를 시도했지요.  







▲ 서산버드랜드 야외산책길 이모저모

서산버드랜드을 걸어 다니다 보면 다양한 야외전시물을 통해 철새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텃새 친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평상시에도 흔히 보는 산새 친구들이라 오늘은 카메라를 드는 대신 눈으로 움직임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걷습니다. 





▲ 서산버드랜드 산책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야외전시물과 야생조류 안내도

서산버드랜드를 대표하는 둥지전망대에 오르지 않고도 산책로에 마련되어 있는 야외전망대를 이용해 야생조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많은 겨울철새가 천수만을 떠났거나 한창 떠나고 있는 시기라 3월 볼거리는 한겨울에 비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천수만은 천수만입니다. 오늘은 겨울 하늘의 제왕 독수리 비행을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 서산버드랜드 야외전망대,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천연기념물 독수리

이제 준비운동을 마쳤으니 본격적으로 서산버드랜드 중심부인 둥지전망대에 올라갑니다. 이곳의 장점은 360도 한 바퀴 빙 돌며 외부를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천수만 논에서 활동 중인 여러 새를만나는 동시에 이곳 부석면 일대를 비롯해 저 멀리 간월암까지 들여다보며 지리감을 익힐 수 있었지요. 










▲ 서산버드랜드 둥지전망대 풍경 이모저모

전시관은 천수만 철새 축제가 시작하는 올 겨울에 보기로 하고 버스를 타러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아까 자세히 챙겨보지 못한 다른 친구들을 찾아봅니다. 아직 3월 초라 이제 막 쑥이 올라오고 민들레가 한 두 송이 피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정류장 부근에 조성된 수로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천연기념물 원앙을 만날 수 있었고, 하늘 위에서는 말똥가리를 볼 수 있었으니 떠나는 순간까지 반가운 만남의 순간을 전해주네요. 즐겁게 걸으며 어느 정도 이곳과 친해졌으니 다음번에는 더 깊고 자세하게 이곳을 보려 합니다. 그 이야기도 함께 나누겠습니다. 








▲ 서산터미널행 버스를 기다리며 만난 풍경 이모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