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순교성지, 황새바위성지
2019.01.25(금) 20:43:44 | 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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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vo97@naver.com)
추운 겨울이 되면 한번은 꼭 찾게 되는 공주 황새바위를 이번 겨울 다시 찾았습니다. 가슴아픈 순교성지여서인지 이곳은 늦은 오후, 추운 겨울과 잘 어울어지는 듯합니다. 몇 년 전 이곳을 찾았을때는 주차장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이제는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계단을 조금 오르면 공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카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 카페는 일찍 문을 닫은듯했고 잠시 이곳에 서서 공주 시내 전망을 즐겨봅니다. 바로 앞에 있는 공주중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함성이 들립니다.
이곳에 여러번 왔지만 처음으로 전시관에 와봅니다. 천주교 박해가 극심했던 조선 후기, 충청도의 각 지방에서 잡힌 천주교도 300여명의 순교지가 바로 이곳입니다. 그 당시의 물건들과 이야기를 이곳에 전시해두었습니다.
이곳이 황새가 많이 서식했던 곳이기에 황새바위라고 하기도하고, 사진속의 커다란 항쇄 (죄인의 목에 씌우던 형틀, 칼)를 쓴 순교자들이 처형당한 곳이어서 황쇄바위라고 부르기도합니다.
다듬어지지 않은채 놓여있는 열두개의 돌기둥들. 열두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름없이 그리스도를 증거한 수 많은 무명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비석 열두개의 빛돌입니다.
순교선열들의 뜻을 기리고자 한국교회 200주년에 세운 순교탑입니다.
오늘은 이곳 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큰 성당에서 느끼는 감동보다 더 큰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그러다 한켠의 작은 계단이 보입니다. 이곳에 몇차례왔지만 이곳에서 내려갈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만나는 곳입니다. 순교자들의 이름이 적혀있고, 기도를 할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제가 황새바위성지를 찾는 이유는 순례자의 길에 있는 십자가들을 보기 위해서인데 이제는 더 이상 볼수 없습니다. 리투아니아의 십자가 언덕을 재현에서 만들었다던 그 십자가는 이제는 볼 수 없나봅니다.
대신 작은 마리아상이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기우는 늦은 오후의 햇살과 황새바위성지가 잘 어울어져서 저는 이곳을 찾게 되었나봅니다. 종교를 떠나 조용히 산책을 하며 사색에 빠질 수 있는 황새바위성지 겨울 여행지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