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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의열단 (15)동지(同志)

2018.12.06(목) 22:12:20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의열단15동지 1


의열단15동지 2

“이렇게 하고는 지팡이를 짚고 허리를 굽힌 채 노인 행세를 했지.”
이번에는 자리까지 일어서서 그때 상황을 재현해 보였다. 얼굴에는 신명이 나 있었다. 약산 김원봉은 물론 약수 김두전과 여성 이명건도 흥이 났다.
 
“다시 골목으로 나서니 온통 비상이야. 헌병이며 형사며 난리가 났더군. 난 허리를 바짝 굽힌 채 골목을 빠져나왔지. 놈들은 그런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더군.”
말을 마치고는 통쾌하다는 듯 껄껄 웃어 젖혔다.
 
“정말 유쾌한 일이었소.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십니다. 참모관님.”
약수 김두전은 놀랍다는 눈으로 참모관 문선식을 바라보았다. 존경의 빛도 엿보였다.
 
“아무튼 그 일이 있은 후, 더욱 조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 놈들의 감시가 더욱 심해졌거든.”
“그랬을 것 같습니다.”
여성 이명건도 맞장구를 쳤다.
 
“동지들도 우리와 같은 길을 가기로 했다 하니 앞으로 참 많은 일들을 겪게 될 것이오.”
참모관 문선식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는 다시 진지한 말투로 이어갔다.
 
“동지들도 알다시피 임시정부나 우리 대한의림부도 있지만 만주에는 대한독립군을 비롯해 서로군정서, 북로군정서 등 무장단체들도 많으오.”
무장단체라는 말에 약산 김원봉을 비롯해 약수 김두전과 여성 이명건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우리는 주로 일제의 동향을 파악해 임시정부나 독립군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의 일을 하고 있소. 요인암살과 기간 시설을 파괴하는 일을 해야 하지만 아직 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있소이다. 안타까운 일이오. 허나 조직이 좀 더 정비되고 안정이 되면 그리할 생각이오.”
참모관 문선식은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세 사람을 차례로 둘러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만주의 홍범도가 이끄는 대한독립군이나 김좌진의 북로군정서군 그리고 지청천의 서로군정서군, 최진동의 대한군무도독부군 등의 무장단체들은 적에 맞서 격렬하게 싸우고 있지요.”
“저희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약수 김두전이 맞장구를 치며 참모관 문선식의 말에 힘을 실어 주었다. 그러자 참모관 문선식은 입가에 힘까지 주어 가며 강조했다.
 
“나라를 되찾는 일에 있어서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이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동지들의 뜻에 달린 일이오.”
참모관 문선식은 약산 김원봉 일행의 행로에 대해 묻는 것이었다.
약산 김원봉은 잠시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는 무겁게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는 어찌됐든 총칼을 든 무장투쟁만이 조국을 되찾을 길이라고 여겨집니다. 그것이 폭렬투쟁이 되었든 아니면 군대를 조직해 싸우는 무장투쟁이 되었든, 조국에서 적을 몰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정의라는 이름의 칼로 나라를 훔친 도적놈들을 척결해서 조국의 독립을 쟁취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강렬한 어투에 참모관 문선식은 박수까지 쳐대며 맞장구를 쳤다. 장내가 일순 달아올랐다.
 
“장하오! 동지의 열정이야말로 조국독립의 초석이 될 것이오.”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약산 김원봉의 두 손을 꼭 잡았다. 뜨거웠다.
 
“저도 서간도로 가서 군대를 조직할까 합니다.”
“그렇다면 내 편지를 써 주겠소. 신흥무관학교의 교성대장을 내 잘 알고 있소이다. 그를 한 번 만나보시오.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오.”
“그 전에 먼저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는 말에 참모관 문선식은 물론 약수 김두전과 여성 이명건도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약산 김원봉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어떤 일이오?”
참모관 문선식이 묻자 약산 김원봉이 이를 갈며 대답했다.
 
“파리강화회의에 사람을 보낼 작정입니다.”
눈에는 불꽃이 튀었다.
“사람을 보낸다?”
참모관 문선식은 더욱 호기심어린 눈으로 약산 김원봉을 주시했다.
 
“그렇습니다. 어찌 말로만 조국의 독립을 운운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아예 세계만방에 우리의 독립의지를 떨쳐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자신만만한 태도에 참모관 문선식을 비롯해 약수 김두전과 여성 이명건은 그저 약산 김원봉의 얼굴만을 바라보았다. 모두들 얼떨떨하다는 표정이었다.
 
“자객을 보내 열국의 앞에서 놈들의 특사를 저격하도록 하겠습니다.”
약산 김원봉의 말에 장내가 일순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제가 잘 아는 열사가 있습니다.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그게 누군가?”
약수 김두전이 궁금하다는 듯 먼저 물었다.
 
“김철성 동지일세.”
“김철성 동지!”
여성 이명건이 무릎을 쳤다.
 
“참모관께서 주신 이 총이면 충분합니다.”
여성 이명건은 참모관 문선식이 건네 준 권총까지 들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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