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은 몇 번 올라가 본 적은 있었지만 이 방향으로는 처음 올라가 봅니다. 도림사지가 있는 곳은 청양의 대웅전이 두 개가 있는 사찰 장곡사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조금 더 지나가야 나옵니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이 흘러내려오는 도림계곡이 있어서 피서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칠갑산에는 명소들이 많은데요. 이곳에도 물이 깨끗한 용못골이라고도 불리는 곳입니다. 거친 산세를 지나면서 대체 사찰이 들어설 자리가 어디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직접 가보니 건물이 있을만한 공간이 만들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림사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사찰로 남향한 계곡에 3단의 축대를 쌓아서 절터를 마련하고 사찰을 지었습니다. 지금은 사찰이 있었던 흔적만 남아 사지라고 불리며 현상이 심하게 변하여 가람배치를 파악할 수 없으나 3단에 걸쳐 건물을 배치한 가람으로 청양을 대표하는 장곡사에서도 비슷한 지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양군 장평면 적곡리 667에 있는 청양 도림사지는 기념물 제100호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 그곳을 보기 위해 산행을 시작해봅니다. 산행은 우측의 샛길로 올라가면 됩니다.  돌이 많은 곳이라서 이곳을 올라가기 위해서는 등산화와 등산스틱을 가지고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한참을 올라온 것 같은데 100미터쯤 올라온 듯합니다.  이곳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면 칠갑광장에서 올라온 그 길과 만나게 됩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산나물로 보이는 것들도 꽤 눈에 뜨입니다. 이곳으로 산행을 하다 보면 계곡은 깊고 사면은 급하며 지형윤회단계에서 장년기(壯年期) 초기에 해당하는 지형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도림사지의 터를 보면 맨 아랫단에는 길이 약 60미터의 축대가 쌓아서 대지를 조성하였고 중간단은 약 30미터 되는 대지에 다듬은 초석과 문방석, 안상 새겨진 지대석, 석탑의 상륜부 파편 등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제대로 형태를 가지고 남아 있는 유형문화재는 바로 이 도림사지 삼층석탑입니다. 고려시대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일반형 석탑으로 3층의 기단 위에 3층 탑신과 상륜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1973년에 발견된 방형의 사리함은 지금 국립 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상층기단의 면석에는 탱주와 양우주가 있는데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는 아담한 형태의 3층 석탑입니다. 만물 생성의 7대 근원 七자와 싹이 난다는 뜻의 甲자로 생명의 시원(始源) 七甲山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가는 사찰이었을 도림사의 흔적은 이렇게 남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