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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의열단(10)특사 김규식

2018.10.19(금) 09:20:1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의열단10특사김규식 1


의열단10특사김규식 2

“말도 되지 않을 소리입니다.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저들도 같은 제국주의자들인데 우리 같은 약소국 편을 들기나 하겠습니까? 어림없는 일이지요.”
“그러니 내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두전도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매우 실망했다는 표정이었다.
 
“결국은 저들에게 동정이나 얻자는 말인데, 국제 정세를 몰라도 너무나 모르는 어리석은 일입니다. 나라의 생사존망이 걸린 문제를 겨우 그런 식으로 해결하려 하다니요.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발상이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겨우 저들에게 호소나 하겠다니요. 더구나 되지도 않을 결정을 마냥 기다리고 앉아 있겠다니.”
이명건도 말끝에 혀까지 차대며 거들고 나섰다.
 
“우리가 저들의 입장이라도 우호국의 편을 들지 약소국의 편을 들겠습니까? 약소국의 편을 든다면 우호국과 원수를 맺는 일이 될 텐데, 누가 감히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겠습니까? 될 일이 아닙니다.”
김원봉은 한숨까지 몰아쉬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누구를 보낸답니까?”
이명건이 묻고 나선 것이다. 그는 목이 타는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쓰디쓴 커피만을 연신 홀짝거리고 있었다.
 
“김성을 보낸다고 들었습니다.”
“김성이라?”
네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이들이 말을 끊자 알아듣지 못할 중국말과 서양말이 카페 안을 맴돌아댔다.
 
“김성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데?”
김두전이 고개를 갸웃하며 침묵을 깼다. 약산도 여성 이명건도 궁금하다는 듯 배동선만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제야 배동선이 웃음을 머금고는 입을 열었다.
 
“김규식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서재필 선생의 독립협회에서 발간한 신문인 독립신문.”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세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아! 하고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미국 유학을 다녀왔다는 그 사람 말이로군요?”
여성 이명건이 알은체를 하며 나서자 약산 김원봉도 끼어들었다.
 
“듣기로 그 사람은 일어에 중국어는 물론 영어, 독일어, 불어까지 능통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만.”
배동선은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이겠습니까? 러시아어에 라틴어, 인도어까지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파리에 파견을 하는 것일 테고요. 신한청년당의 몽양 선생께서 특별히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몽양 선생께서요?”
“그렇습니다. 이번 일은 임시정부에서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사실은 신한청년당에서 주도하고 있습니다.”
약산 김원봉의 얼굴이 편치 않았다.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도 했다. 그러다가는 잠시 후, 흘리듯 말을 꺼냈다.
 
“그런 방법으로는 조국을 되찾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만주의 중광단(重光團)에서 하는 일이 조국을 찾는 일에 훨씬 가깝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배동선도 손뼉까지 쳐대며 맞장구를 쳤다.
 
“무오독립선언이야말로 우리가 실행해야 할 독립의 기치이자 최선의 방책입니다.”
무오독립선언, 대한독립선언서를 말한다. 만주 길림의 중광단에서 선언한 독립선언이다. 조소앙이 집필한 것으로 여준, 김동삼을 비롯해 김좌진, 서일, 이동녕 등이 주도가 되어 선언한 독립선언문이다. 무오독립선언의 주된 내용은 독립전쟁을 통해서만이 조국의 독립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일제의 조선 합방은 사기와 불법, 강박과 무력으로 인한 것이기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칼에는 칼, 총에는 총이 있을 뿐입니다.”
순간, 배동선의 눈빛이 반짝 빛을 발했다. 이를 악다문 모습에서는 불굴의 의지도 엿볼 수 있었다. 약산 김원봉은 그제야 그와 마음이 통하는 것을 느꼈다.
 
“맞습니다. 저도 동지와 같은 생각입니다.”
약산 김원봉은 손을 내밀어 배동선의 손을 맞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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