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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연재소설] 의열단 (8)하나의 염원

청효 표윤명 연재소설

2018.09.19(수) 22:37:04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의열단8하나의염원 1

 

의열단8하나의염원 2

 

“그리 의심스러우시면 우리 저 찻집으로 가십시다. 저기는 누구나 드나드는 곳입니다. 가서 동포를 만난 회포를 한 번 풀어봅시다!

사내는 먼저 성큼성큼 건너편 찻집으로 향했다.

 

“가지!

약수 김두전의 말에 김원봉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명건은 두 사람을 말없이 뒤따랐다.

 

“저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일은 가급적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겠네.

김원봉의 말에 김두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 말도 이해는 되네. 하지만 너무 의심하는 것도 실례가 아닐까?

“아직은 의심을 거둘 때가 아닐세. 저 사람이 확실히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약산의 말이 맞네, 확인이 된 후에, 그때 믿어도 늦지 않네. 만사 불여튼튼이라고 했어.

이명건도 김원봉의 의견에 동의를 하고 나섰다. 그러자 김두전도 고개를 끄덕여 수긍하는 빛을 보였다.

 

“하긴, 그래서 나쁠 것도 없지.

길을 건넌 세 사람은 가스등 불빛이 화려한 이층 찻집으로 올랐다. 계단을 다 오르기도 전에 처음 맡아보는 묘한 향기가 세 사람의 코를 자극했다. 싫지 않은 향기였다.

 

종소리를 밀어젖히며 문 안으로 들어선 세 사람은 휘황찬란한 장식에 그만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처음 보는 화려한 풍경이 낯설기만 했다. 말 그대로 찻집은 근대적 시선의 욕망이 꿈틀거리는 공간이었다. 창가로는 배동선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 모습도 보였다. 세 사람은 성큼성큼 걸어서는 그에게로 다가갔다.

 

“앉으십시오!

배동선이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웃음 속에 한없는 친근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원봉은 배동선의 맞은편에 그리고 이명건은 김원봉의 옆자리에 앉았다. 김두전은 배동선의 옆에 함께 했다.

 

“이게 바로 모던한 분위기라는 겁니다.

화려한 장식들을 가리키며 말을 꺼낸 배동선은 잠시 후.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바쁘실 텐데 이거 초면에 실례가 많습니다. 다시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대한의림부 소속 배동선이라고 합니다.

“대한의림부요?

이명건이 놀랍다는 눈빛으로 물었다. 그러자 배동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이었다.

 

“그렇습니다. 임시정부와는 별개이나 우리도 당당히 조국독립을 위한 일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대륙에서 군자금을 모집해 만주에 보내기도 하고 일제 밀정이나 일제 경찰, 헌병들의 동태를 파악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직접 놈들을 응징하기도 하고요.

배동선의 눈빛에 진실이 담겨 있었다. 그러자 그제야 김원봉의 얼굴에서도 의심의 끈이 다소나마 풀리는 듯 해 보였다.

 

“저는 약산 김원봉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은 약수 김두전 그리고 이쪽은 여성 이명건이라고 합니다.

김원봉의 소개에 김두전과 이명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배동선도 정중히 고개를 숙여서는 마주 인사했다.

 

“실은 저희도 조국 독립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상해로 건너오게 된 것입니다. 지금 막 도착했던 것이지요. 허나 임시정부라는 말만 듣고 무작정 이렇게 바다를 건넌 것이기에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길 잃은 촌닭처럼 거리에서 방황을 하고 있었던 게로군요.

말끝에 배동선은 호탕한 웃음까지 터뜨려댔다. 세 사람도 함께 껄껄 웃어젖혔다. 찻집이 이내 사내들의 유쾌한 웃음소리로 떠들썩해졌다. 이어 또 다시 그 묘한 향기가 세 사람의 코를 자극해댔다. 여급이 찻잔을 내려놓자 향기는 더욱 짙어졌다.

 

“커피입니다. 드시지요!

배동선의 말에 사내들은 그제야 향기의 실체가 말로만 듣던 그 커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세 사람은 조심스레 찻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낯선 향기가 어색하기만 했다. 그러나 묘한 매력도 있었다.

<이 연재는 새문사에서 2016 815일 출간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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