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칠석이 되면 공주시 계룡면 하대 2리에서는 500년 전통의 칠석제가 열립니다.
공주시 계룡면(면장 강환실)하대리 마을회관앞에서 지난 16일과 17일(음 7월 7일) 양일간 하대리칠석제보존회 주관으로 공주시를 대표하는 여름 마을고사, 하대리 칠석제가 지역 인사와 충남도 무형문화재 지정 심사위원들과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습니다.



칠석제의 진행은 먼저 농기를 들고 풍장을 치며 두레 바탕으로 나가 농기와 영기를 세운 후 칠석제 경비 추렴을 위해 집집마다 찾아가서 복을 빌어주며 축원하는 걸립풍장을 한바탕 놀게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칠석제가 시작임을 알리는 고풍장(알림풍장)을 치며 농기를 칠석제 고사장으로 모시는 농기모시기를 합니다.







농기모시기를 마치고 화동을 목말 태운 채 고사장인 당산나무로 향하며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 모습인데 농기가 서 있을 때는 화동이 어깨 위에 무등을 타고 장애물 때문에 기가 누우면 아이도 어깨에서 내려온답니다.





이날 행사에도 하대리 농기를 앞장세우고 하대리 두레풍장을 필두로 주민들과 계룡초등학교 학생들이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길놀이에 동참했고 마을회관 앞 500여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 모여 농자천하지대본야의 농기와 제물을 차리고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며 제를 올렸습니다.







농기를 칠석제 판에 모신 후 농기에 고사를 지내고 소원을 비는 농기고사와 소지를 올리는 것으로 제는 끝이 납니다.



이어서 내빈들과 마을 어르신들을 모신 경로잔치를 벌이는데 이때 칠석제 풍장패와 여러 풍장패가 함께 어우러진 풍장판과 민속체험행사가 진행됩니다.



이날 무더운 날씨임에도 민속 체험에 나선 계룡초등학교생들의 씨름은 이걸재 선생의 주머니를 탈탈 털어가는 놀이가 되었지만 모두가 즐거운 축제마당이었습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충남무형문화재 등록을 위한 심사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심사 뒷이야기로는 공연화하는 민속이 아닌 주민들이 스스로 두레풍장을 해오면서 우리 민속문화를 생활화하려는 것이 돋보였다는 평으로 주민들은 하대리칠석제의 충남무형문화재 등록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었습니다.

하대리의 칠석제는 5백여년 전부터 지내왔고, 박정희 정권의 미신타파 정책으로 지내지 못한 몇년을 빼고는 매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정성으로 지내온 마을 고사로 조선이 건국되었을 때 한 선인이 계룡산의 여섯 봉우리가 내려다보는 하대리 마을 앞에 짝을 맞추어 열두 그루의 느티나무를 심고 계룡산 자락에서 세계만방에 우리나라를 빛낼 역사적인 인물 열두 명이 날 것이기에 마을에서 매년 제를 지내야 한다 하여 칠석제를 올리기 시작했다는데 조선조 말엽 삼남에 암행 시찰을 내려가던 영의정이 이 마을의 양반집에서 환대를 받고 떠나기 앞서 마루들(하대 2리의 자연마을) 두레의 농기(農旗)에 수결을 하여 이른바‘영의정 농기’가 서면서 하대리와 중장리 12개 두레가 칠석제를 마친 정자나무 바탕에서 여름두레를 먹는 열두대장이(일명 열두 대징이) 두레 풍장 판을 벌여왔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