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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낡은 것의 재해석, 예술로 승화하다

폐교의 변신 서산창작예술촌… 서산 출신 서화작가 황석봉 손끝에서 부활

2017.11.20(월) 12:50:35 | 임정화 (이메일주소:dsfjkjfsjf@hanmail.net
               	dsfjkjfsjf@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새롭게 보려는 노력, 낡고 허물어져 가는 것도 다듬고 수리해서 거기에 또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노력이 참 중요하다. 특히 사람들이 떠나고 출산인구가 날로 줄어드는 농촌에서는 더욱 그렇다.
충남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에는 부성초등학교 중왕분교가 있었다. 하지만 급격한 인구이동과 저출산으로 학생숫자가 날로 감소해 결국 견디다 못해 지난 2009년 3월에 폐교를 하고야 만 학교다.
 
농촌의 여늬 폐교들이 다 그렇듯 학교 건물과 땅은 국가 소유여서 누가 마음대로 개발이나 관리도 못하고, 국가는 국가대로 거기에 마땅히 뭔가를 하기도 쉽지 않으니 결국 장기간 방치가 되는 곳이 많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건물은 낡고 거미줄이 쳐 지고 교정과 운동장에는 잡초만 무성해져 가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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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11월에 이 학교가 변신을 했다. 서산 출신 서화작가인 황석봉씨가 이곳에 채색을 하고 예술작품을 들이고 또한 견학과 체험을 병행하면서 쉼터로 활용할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이름은 서산창작예술촌(안견창작스튜디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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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면적 6천860㎡, 건물면적 510㎡ 규모의 이 스튜디오는 지금 아름다운 예술공간이 되어 충청남도민들뿐만 아니라 서산으로 여행을 오는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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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술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황석봉 작가가 누군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황석봉 작가는 성연면 예덕리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9살 때 골수염을 앓아 3년간 투병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외부 활동이 여의치 못했고 덕분에 실내에서 주로 생활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한문공부를 취미삼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억을 바탕으로 대학에서는 한문을 바탕으로 한 서예를 하게 됐고 열정적인 노력 끝에 1972년 20세를 갓 넘긴 어린 나이에 최연소 국선 입선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황석봉 작가는 1972-1979 국전 6회 입선, 1982-1984 대한민국미술대전 3외 특선, 1978-2008 개인전 13회, 1974-2006년 국내외 단체전 22회, 1991-1995 한국현대서예협회 초대이사장, 2011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서화 전각가로서 그의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독인 베링거 인겔하임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서산시장과 경기도 의왕시장 직인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국내 최고 권위의 서예가 겸 서예 예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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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창작예술촌에 가면 주변의 풍광에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는다.
예술촌 마당에 펼쳐진 야외 전시장은 그대로 자연갤러리다. 일종의 설치미술로 행해진 전시장인데 어디에서나 흔히 볼수 있는 일반적인 것들에 하나같이 생명을 불어 넣어 주었다.
거대한 고목과 통나무, 이미 낡고 고물이 되어 퇴역한 작은 어선, 솟대와 함께 가끔 보이는 조각품 등 여러 작품들이 던져지듯, 혹은 마구잡이로 나앉은 듯, 그러나 보이지 않는 정돈된 느낌, 그리고 저마다의 개성과 특색있는 모양새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냥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 낡은 물건들이지만 예술가의 손을 거쳐 자리에 놓여지면 이렇게 변신을 하는가보다. 그리고 작품마다 적절하게 채색된 단순하지만 강렬한 형형색색의 페인팅도 자칫 지루할수 있는 산속 갤러리의 고요함에 운율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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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예술가로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던 50여년 세월을 접고 지금 고향으로 돌아온 황석봉 작가.
그는 일종의 재능 기부를 한다는 마음으로 귀향한 것이다. 그는 아티스트다. 캔버스나 오동나무판에 먹이나 아크릴 물감을 써서 휘갈겨 놓은 듯한 붓는 형체를 그린 칼자국이 그의 작품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서예라고 하는 ‘글씨’와는 차원이 조금 다르다. 글씨를 형상화하거나 글씨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이미지화 한다. 그런 작업을 가리켜 그는 ‘문자의 파동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보이거나 읽을 수 있는 문자가 없다고 서예가 아닌 것이 아닙니다. 나는 문자 아닌 문자를 쓸 뿐이죠”
황석봉 작가의 말이다. 그는 어려운 한문 문장, 창작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는 모방, 흑백의 단순함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서예를 대중과 멀어지게 한 요인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예술적 작품들은 일반 사람들이 문자에 더 친숙하게 다가설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황 작가는 자신의 이같은 현대적 서예풍을 ‘기 아트(氣 Art)’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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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촌 건물의 내부는 야외 갤러리와는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이다.
직접 작업을 하는 공방과 화실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가 전시장이고 체험장이며 관람코스다.
연중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초대해 기획전을 여는가 하면 상시 전시되어 있는 예술작품들이 빼곡이 들어서있다.
처음 맞이하면 이해하기 어렵지만 보면 볼수록 친근하게 다가오는 글씨의 미학(美學). 글씨인지 그림인지, 한글인지 한문인지, 혹은 한글과 한문이 조화를 이뤄 그림과 함께 나타내 주는 어떤 의미. 그 속에 들어있는 철학과 깊은 뜻...
그 매력속으로 빠져들다 보면 황석봉 작가의 ‘기 아트’라는 것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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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봉 작가의 작품중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하는게 몇 개 있다.
오래전 쌀음료로 시판돼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웅진식품의 대표적 상품인 ‘아침햇살’의 수묵화. 그리고 국순당 백세주의 독창적인 글씨와 엠블럼 역시 이 황석봉 작가의 작품이다.
제품을 구입할때는 그저 평범하게 만나는 이미지 디자인이지만 전국민이 다 만나는 이 유명한 디자인을 만든 사람을 이렇게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매주 화요일에는 서예 강의를 들을수 있고, 봄과 가을에는 체험도 가능하다.
국내 최고 서예 전각 예술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실내외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힐링도 할수 있는 서산창작예술촌. 아울러 전국에 산재해 있는 폐교를 이렇게 변화시킬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수 있는 곳이다.

 
서산창작예술촌 미술관
* 충남 서산시 지곡면 중왕1길 87-5
* 서산시 지곡면 중왕리 244 (지번)
* 전화 041-660-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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