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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책읽고 힐링하는 '그림책 마을'을 아세요?

아이와 함께 가고픈 '금산지구별그림책마을'... 장서(藏書)에 파묻혀 별 헤는 밤

2017.11.15(수) 12:10:26 | 김진순 (이메일주소:dhjsdk44@hanmail.net
               	dhjsdk4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 충남 금산에 정말 이렇게 대단한 명소가 있는줄 몰랐다. 심지어 필자가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면 매주 데리고 찾아가고픈 곳이었고 또한 충남도청 도민리포터 코너에도 한번도 소개된바가 없어 하루빨리 알리고 싶었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 대둔산 끝자락의 작은 마을에 ‘지구별그림책마을’이라는 도서관이 있다.


금산에 있는 지구별그림책마을
▲ 금산에 있는 지구별그림책마을
 
책읽고힐링하는그림책마을을아세요 1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그림책으로 빼곡히 들어찬 도서관 내부
▲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그림책으로 빼곡히 들어찬 도서관 내부

이곳은 말 그대로 그림책 위주의 장서로 꾸며진 도서관 개념의 시설이었는데 이제 막 낳은 0세부터 여생을 보내는 99세 어르신까지 찾아가 책을 만지고 독서를 즐길수 있는 곳이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거나, 사실은 아이들을 위해 엄마아빠가 책을 읽어주기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주요 시설로는 메인 도서관을 비롯해 대안학교, 미로정원, 갤러리, 한옥도서관 서유당, 그림책 버스, 책읽으며 걷는 메타세콰이어나무 산책로, 숙박가능한 북스테이실, 음악감상실, 카페 등이 있다.
특히 이중 북스테이(책을 보면서 숙박까지 할수있음)는 처음 듣는 개념이어서 큰 호기심을 자아냈다. 엄청난 양의 장서(藏書)에 파묻혀 하룻밤 그 많은 책의 향기를 맡으며 잠자는 기분은 과연 어떨까 궁금했다.
 
지구별그림책마을의 촌장은 장길섭 선생님이시다. ‘책을 읽는 국민이라야 산다’는 ‘책을 읽어야 무지와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건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이 마을을 만들었다고 한다.
맨처음 1991년에 심리치료 수련원인 '삶의질 센터'를 설립했고, 2001년도에는 대안학교와 그림책 도서관을 차례로 세웠다. 전체 규모는 9만9000㎡(약 3만평)이다.
아이들이 읽을수 있는 그림책만 1200여권에 일반인들이 볼수 있는 도서가 3000여권 소장돼 있다.
 
장서가 가득한 도서관
▲ 장서가 가득한 도서관이면서 커피를 마실수있는 카페이기도하다.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많은 그림책
▲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많은 그림책

도서관마을의 설립자인 장길섭선생님
▲ 도서관마을의 설립자인 장길섭선생님

종류별 그림책이 다양하다
▲ 종류별 그림책이 다양하다

책읽고힐링하는그림책마을을아세요 2

벽면의 시계도 책으로 꾸며놓았다. 곳곳에 책에 대한 친밀감이 묻어난다.
▲ 벽면의 시계도 책으로 꾸며놓았다. 곳곳에 책에 대한 친밀감이 묻어난다.

한쪽 벽면에 장식돼 있는 북트리.
▲ 한쪽 벽면에 장식돼 있는 북트리.

하지만 아무리 좋은 책과 시설이 있다한들 정작 책을 읽어야하는 사람들이 무관심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어른들이야 생업에 쫓기고 일상사에 바쁘기 때문에 주말에 찾아와 진득하게 눌러 앉아 독서를 하기가 쉽지는 않으니 그렇다 쳐도, 당장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책을 손에 쥐어줄수 있는가 말이다.
텔레비전이나 유튜브 동영상은 서너시간이라도 거뜬히 넋을 놓고 보면서 책만 꺼내면 딴청 부리는 아이를 지켜보며 부모는 답답함에 속을 끓인다.

부모만 그럴까. 좋은 책을 구비해놓고 아이들이 방문하기를 기다리는 어린이도서관도 요즘 아이들의 독서 문화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책을 볼 때는 학원과 학원 가는 중간에 잠시 시간을 때우러 가는 경향이 있단다. 그마저도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도서관을 찾지만, 고학년 어린이들을 도서관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장 촌장은 이 마을에 세대를 아울러 소통할 수 있는 그림책을 구비하고 어른들에겐 동심의 세계로, 아이들은 환상의 세계로 빠지게 할수 있게 한 것이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림책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림책을 읽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그림책은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보는 책이다. 아주 단순하게는 만화책도 그림책이며 만화야말로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아이콘이다.
어쨌든 부모 자녀간에 마음을 나누고, 함께하는 것이 바로 그림책이어서 엄마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반복해서 듣는 어린이는 그 이야기의 세계에 깊이 빠져드는 체험도 반복하게 된다.
엄마아빠가 어린이의 어린 시절에 몇 번이고 책을 읽어주며 소통하고 교감한다면 아이는 누가 책을 읽으라고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책을 잡는다고 한다. 그래서 지구별그림책마을에서는 엄마아빠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이 즐겨읽는 '넉점반' 그림책. 이 책은 어른들에게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기도 하며 이곳 책방중하나도 그래서 넉점반이다.
▲ 아이들이 즐겨읽는 '넉점반' 그림책. 이 책은 어른들에게 동심의 세계로 안내하기도 하며 이곳 책방중 하나도 그래서 넉점반이다.

이 마을 설립자 장길섭 선생님이 쓴 책 '가족은'
▲ 이 마을 설립자 장길섭 선생님이 쓴 책 '가족은 선물입니다'

아이를 데려온 한 엄마가 아이에게 다정스레 책을 읽어주고 있다.
▲ 아이를 데려온 한 엄마가 아이에게 다정스레 책을 읽어주고 있다. 
 
장길섭 선생이 평생 모은 책. 약 3천권 정도 된다.
▲ 장길섭 선생이 평생 모은 책. 약 3천권 정도 된다.

도서관 안에 있는 갤러리
▲ 도서관 안에 있는 갤러리
 
그림책은 글과 그림으로 되어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언어의 세계다. 그래서 그림책의 그림 역시 언어라고 할수 있고 어른은 그림책에 글을 읽지만 어린이는 그림책의 그림을 읽는다. 왜냐하면 그림은 언어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그림책의 언어에 생명을 불어넣고 사랑을 전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가정의 따뜻함, 언어의 기쁨, 함께하는 든든함, 읽어준 사람(엄마아빠)에 대한 기억이 남으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자녀에게 엄마아빠가 그림책을 읽어주는 일이다.
 
도서관 1층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넉점반(네시반)'이라는 그림책방이 있다. '퐁당퐁당' '어린이날 노래' 등 동요의 노랫말을 쓴 윤석중 시인의 작품에서 이름을 따왔다.
책장에 그림책이 진열된 이 방에선 바닥과 의자 어디서든 편안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널찍한 책상과 2층 벙커 침대가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 그림책방에 씌어져 있는 “0세부터 100세까지 3대가 함께 읽는 한국 최초의 그림책마을입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그림책은 대부분 활자로 된 텍스트가 길거나 복잡하지 않다. 글줄이 짧고 단순하다. 짧은 글줄로 최대한의 감동과 의미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시처럼 은유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을 함축하고 있는 책이 적잖다.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는 책이더라도, 어른들은 자신의 상황에 비추어 또 다른 의미나 감동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 그림책이다.
예를 들면 유설화 씨가 쓴 ‘슈퍼 거북’이라는 책의 경우 내용상 가장 빠른 거북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거북의 모습에서 아이들은 웃음을 터트릴 것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빨리빨리 증후군 속에 오늘도 정신없이 뛰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며 현대인이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다시금 인생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은유와 상징을 통해 곱씹을 거리를 만나는 것 역시, 그림책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이렇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다 보면 그림책을 한두권쯤 사고싶은 마음도 생길법 하다. 그림책은 가격도 착해서 고작 1만원 남짓만 주면 살 수 있다. 공부를 시키기 위해 아이에게 책을 읽히는게 아니라 그림책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사색적인 산책길이 되는 것이다. 우리별그림책마을은 그래서 <사색하는 산책길>로 보면 좋을 듯 하다.

그러나 아무리 책이 좋아도 활자만 보면 지루할듯 하다. 그래서 우리별그림책마을은 소풍할수 있는 곳으로 꾸며져 있다.

대형 조형물
▲ 야외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대형 조형물

책읽고힐링하는그림책마을을아세요 3

어디서 구해왔는지... 미국 스쿨버스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 어디서 구해왔는지... 미국 스쿨버스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메타세콰이아나무 산책로
▲ 메타세콰이아나무 산책로

미로정원
▲ 미로정원

숲속의 대안학교 레드스쿨
▲ 숲속의 대안학교 레드스쿨

밖으로 나오면 이곳은 정원이고 숲이고 산책로이며 야외 갤러리다. 한옥도서관 서유당, 그림책 버스, 책읽으며 걷는 메타세콰이어나무 산책로가 반겨 맞는다.
 유교를 바탕으로 삼는 대안학교, 스트레스 치료 등을 위한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책을 읽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산책도 하고 쉬기도 하며 힐링을 즐길수 있다. 한마디로 소풍하는 것이다.
 
공부해서 성적 올리기 위해, 특목고 가기 위해, 1등하기 위해 책을 읽는게 아닌 곳. 아이가 책을 읽기보다는 엄마 아빠가 아이를 무릎 위에 앉혀 놓고 책을 읽어주며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는 곳. 책을 읽다가도 파스타도 먹으며(뚜띠쿠치나 레스토랑) 커피도 마시고 밖에 나가 산책하는 곳.
여기, 금산의 지구별그림책마을을 소개한다.
 
주소 : 금산군 진산면 장대울길 52 (Tel 041-753-6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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