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여행 갈 수 있을 때 떠나는데요. 겨울에는 너무 가져갈 것이 많아서 여행가는 것이 쉽지 않죠. 이번에는 보령의 한 섬이며 4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곳 화살촉을 닮았다는 섬 삽시도로 떠나 보았습니다.
나름 삶을 값지게 살기 위해 택한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여행의 여정이 끝나면 허망하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시간이 지나면 삶의 지혜가 생기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귀하고 귀한 나의 삶은 여행을 통해 조금씩 채워져 가는 느낌입니다.
가을 삽시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좋은 것 같습니다.
여유가 있고 공간이 고즈넉해서 좋네요.
경험에 의하면 섬에 있는 산들은 대부분 험악하고 걷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삽시도의 둘레길은 산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걸어볼 만한 길들이 섬 주변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삽시도의 둘레길은 총 6.2km로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 3섬’에 선정된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삽시도의 둘레길을 걷다 보면 이색 볼거리로 나뭇잎이 황금색인 ‘황금소나무’ 라 불리는 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꽃게가 보령에서 많이 잡히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많이 잡히는 것은 돌게죠. 꽃게의 사촌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돌게는 박하지, 민꽃게 등으로 불리며 얕은 바다의 진흙이나 돌바닥에 삽니다. 민물에 사는 참게, 갯벌에 사는 칠게 비해 박하지는 해안가의 돌 밑에 서식하기에 껍질이 단단하기는 하지만 바다 깊은 곳에 사는 꽃게보다는 덜 단단합니다.
삽시도에서 먹는 칼국수 한 그릇도 참 맛나네요.
가을바람이 불 때 먹어야 하는 대하나 전어, 어물전에서 뛸 만하다는 망둥어, 바다에서 태어나서 바람이 키우는 생선인 꽃이 와 차가운 바람이 불 때 먹으면 더 좋은 굴도 있지만 바다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해산물을 따 먹는 재미도 좋습니다.
의외로 눈먼고기가 잡혀서 횟감이 되어주었는데요. 보령 앞바다에서 흔히 잡히는 망둥어와 도다리입니다. 봄 도다리라고 했지만 가을 도다리의 쫀득한 맛도 그에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석양은 물들기도 하고 지기도 합니다. 석양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혹적입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을 모으는 데 있어서 석양만큼 매력적인 것은 드물긴 하죠
하늘을 자유롭게 날며 삽시도를 오가는 사람들을 수없이 지켜봤을 갈매기도 추운 겨울을 만나고 태풍을 만납니다. 1박 2일 동안 삽시도에서 머물면서 맛난 것을 먹고 살아보니 세상 살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