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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뉴스

세계는 지금 ‘탈석탄’ 러쉬…더 나은 미래 찾아라

캠페인-값싼 선택 비싼 대가 화력발전

2017.10.15(일) 21:36: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지난 3월 25일 세계 최대 규모 석탄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당진에서 ‘브레이크프리(Break Free)’가 울려퍼지고 있다. 이날 캠페인에는 당진시민들과 그린피스, 환경운동연합 등 5개 단체가 함께 했다.

▲ 지난 3월 25일 세계 최대 규모 석탄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당진에서 ‘브레이크프리(Break Free)’가 울려퍼지고 있다. 이날 캠페인에는 당진시민들과 그린피스, 환경운동연합 등 5개 단체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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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발전 밀집도
OECD 1위

 
석탄은 19세기 산업혁명의 시작과 함께 전 세계 근현대사를 이끌어온 에너지원이다. 한국은 1960년부터 석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아 빠르게 성장했고, 70년대에는 석유를, 80년대에는 LNG를, 90년대에는 원자력을 주 에너지원으로 삼았다. 그런데 2000년 14GW 정도 밖에 되지 않던 한국의 석탄발전설비는 국제 석탄 가격 하락과 함께 2017년 33GW로 매우 빠르게 증가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생산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에 이른다.

석탄발전의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한국은 OECD국가 중 ‘국토대비 석탄발전소 밀집도 1위’, ‘석탄발전 증가율 1위’를 차지하게 됐다. 게다가 2017년 당진석탄발전소 9호기와 10호기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석탄발전소와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소를 모두 보유한 국가’로도 기록됐다.
 
환경재앙으로
돌아온 석탄발전

 
물론 석탄이 지난 수십 년간 산업화의 일군으로 기능한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따른 심각한 부작용이 이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발전원이 바로 석탄이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은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 공기를 뜻하는 air에 종말을 뜻하는 apocalypse가 더해진 합성어)라 불리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또한, 석탄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전 지구를 기후변화의 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OECD 국가 중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 세계 1위, 초미세먼지 농도 세계 2위를 기록한 한국의 경우 석탄이 야기한 환경재앙의 역습은 절대 가볍지 않다. 폭염과 몬순기후 등의 기후변화가 의례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휴대용 선풍기를 손에 들고 거리를 걷는 신풍속도가 생겨났다. 초미세먼지 오염이 극심해진 2013년부터는 일기예보에 대기질 예보가 추가됐고, 같은 기간동안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는 불티나게 팔렸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015년 하버드대학의 다니엘 제이콥 교수팀과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운전 중인 석탄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을 뿜어내 매년 1,100명의 조기사망자를 발생시킨다. 또한 새롭게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는 매년 1,020명의 조기사망자를 추가로 발생시킬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에서 계획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를 모두 지었을 때 매년 추가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만 해도 45톤에 이른다. 이는 현재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약 25%에 달하는 양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브레이크프리(Break Free)’
 탈석탄을 외치다

 
석탄이 야기한 환경재양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석탄 반대 움직임 또한 거세지고 있다. 올해 3월에만 전 세계 70개국에서 6만여 명의 시민이 동시다발적으로 석탄연료 사용을 멈추고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브레이크프리(Break Free)’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 글로벌 캠페인은 한국에서도 진행됐다. 당진시민들과 그린피스, 환경운동연합 등 총 5개 단체 주도로 지난 3월 25일 세계 최대 규모 석탄발전소가 위치한 충청남도 당진에 약 천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1GW규모의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를 신규 건설하려는 계획을 막기 위함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은 ‘석탄 그만’이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고, 당진 시내를 행진하며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위험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줬다.

시민들의 목소리는 정책 변화로 이어졌다. 지난 3월 당진의 브레이크 프리 캠페인 이후, 모든 대선후보가 신규 석탄발전소의 재검토 혹은 취소를 선언했다. 시민들은 대선후보에게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환경정책으로 미세먼지 저감을 선택했고, 당시 대선후보들이 그 원인인 경유차와 석탄발전소에 대한 대책을 채택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롭게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9월 25일 노후석탄발전소의 조기폐쇄와 신규 석탄발전소의 연료전환, 운전 중 발전소의 대기오염 기준 강화 등을 포함하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물론 현정부의 정책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조기폐쇄될 노후석탄발전소의 설비용량 규모는 3GW로 전체 석탄발전 비중의 약 12%밖에 되지 않는다. 새로 건설될 석탄발전소가 폐쇄될 노후 석탄발전소의 3배에 달하는 약 10GW의 설비용량인 까닭이다. 또한 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것은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는 있지만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재생가능에너지처럼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시민들이 요구한 탈석탄이 정치적 의제로 반영된 것은 한국에서도 에너지전환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미 변화를
시작한 세계 각국

 
탈석탄을 기반으로한 에너지 전환은 이제 전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이미 많은 나라가 석탄발전과 원전을 축소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 탈석탄과 화석연료의 퇴출은 더욱 가속화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캐나다, 프랑스, 영국은 국가적으로 탈석탄을 선언했다. 이탈리아는 국가 에너지 전략의 일부로 탈석탄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욕, 오리건, 워싱턴 등 지방정부가 2025년까지 탈석탄 정책을 세웠다. 석탄발전을 급격히 늘려왔던 중국마저 대기오염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2013년 석탄감축목표를 수립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향후 3년간 신규 석탄광산의 허가를 금지하는 계획을 세웠고, 올해는 103기의 석탄발전소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탈석탄 이행과 함께 중국을 포함한 각국은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려가고 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재생가능에너지가 더이상 미래의 에너지가 아닌 현실적 선택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금융 및 투자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블룸버그 뉴 에너지 파이낸스(Bloomberg New Energy Finance)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투자될 10조 달러 중 73%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가능에너지에, 14%만이 화석연료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전환
사회적 준비 필요해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의 에너지 정책 현주소는 어떨까? 앞서 밝혔듯이 한국도 최근 노후석탄발전소의 조기폐쇄와 신규 석탄발전소의 원칙적 진입금지, 현재 계획중인 발전소의 연료전환 등의 탈석탄 계획을 세웠다. 원자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2030년 까지 20%로 늘리는 계획도 마련했다.

그런데 이러한 에너지 전환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주도의 정책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에너지 전환이 단순히 에너지원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기존의 사회 시스템에 대대적 변화를 동반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이미 민자 석탄 발전사들은 정부의 탈석탄 결정에 불복하며 소송까지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신규 석탄발전소 사업을 친환경으로 홍보하며 그린워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지 않은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사업을 밀어부치다 지역갈등이 발생하는 일도 빈번히 발생한다. 많은 장애를 넘어 에너지 전환을 이뤄가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지역 주민이 모두 함께 에너지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충남의 탈석탄
대한민국 견인차 기대

 
이런 상황에서 충청남도의 탈석탄 에너지전환 선언은 돋보이는 움직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석탄발전소가 가동 중이고, 세계 최대의 석탄발전소가 있는 충남은 올해 탈석탄과 동시에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을 선언했는데,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는 재생가능에너지 확대 정책을 수립하고 2025년 까지 약 2,500MW 규모의 석탄발전소 폐쇄하는 목표를 세워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되고 있다.

충남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충남에 위치한 석탄화력발전소의 환경, 사회적 비용은 7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피해비용은 전국적으로 계산한다면 더욱 늘어날 것이다. 만약 정부가 산업계의 반발 때문에 에너지 전환에 실패하고 석탄발전소를 유지한다면 해를 거듭할수록 그 피해는 심각해진다. 미래세대가 짊어져야 할 환경재앙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석탄발전소가 사라지면 대기오염과 기후변화가 완화되고, 미래세대에 보다 깨끗한 환경을 물려 줄 수 있게 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재생가능에너지 산업을 육성하면 일자리와 경제 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되니 거부할 이유가 없다.

탈석탄 에너지전환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미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기존의 석탄발전을 유지하는 것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이며, 더 나은 미래를 거부하는 것이다. 천천히 장기적인 계획을 통한 에너지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결국 우리세대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 풍요와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해답은 분명하다. 이제 그 목표를 착실히 실현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지역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충남이 지역주민을 중심에 놓는 에너지 전환을 착실하게 이행해,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의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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