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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한국의 카타콤(Catacomb)'을 아세요?

당진에 국내 최초 '순교미술관' 개관… 신리성지에서 천주교 박해의 생생한 역사전해

2017.08.28(월) 01:10:57 | 김진순 (이메일주소:dhjsdk44@hanmail.net
               	dhjsdk4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충남도민리포터 독자님들, 카타콤(Catacomb)을 아세요?”
카타콤이란 무덤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좁은 통로로 이루어진 지하 묘지를 뜻한다. 그런데 이 무덤용 지하 통로는 고대 로마 제국의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극심하던 시절, 군사들의 살벌한 수색과 탄압을 피하고자 기도장으로 만들어 예배하였던 곳으로 전해진다.
카타콤은 많은 신도들이 작은 공간에서 예배를 했고, 전기가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어둡고 음침했으며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기독교인들은 거의 장님이 되어 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의료기술이 발달하기 전이었으므로 작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호흡하고 모인 까닭에 그 안에서 전염병이 돌면 절반 가까이 죽어 나오기도 했다.
 
갑자기 고대 유럽사회의 기독교 역사와 그 중 카타콤을 말하는 이유는 우리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로 순교미술관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전파되던 구한말 우리 충남의 내포지역에는 1866년 병인박해와 1868년 무진박해 당시 청양의 줄무덤, 서산 해미읍성, 당진 갈매못 성지, 그리고 오늘 기사를 포스팅 하려는 당진의 신리성지 등에서 탄압으로 인한 수많은 신도들의 순교가 이어졌다.
교인들에 대한 이런 박해와 그에 따른 순교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 로마제국의 탄압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국적과 사람만 다를뿐...
   

'한국의 카타콤(Catacomb)'으로 불리는 순교미술관이 설립된 당진 합덕의 신리성지

▲ '한국의 카타콤(Catacomb)'으로 불리는 순교미술관이 설립된 당진 합덕의 신리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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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리성지 전경

▲ 신리성지 전경


마치 고급스러운 정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다

▲ 마치 고급스러운 정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다


성지의 조형물들

▲ 성지의 조형물들


예수의 부조

▲ 예수의 부조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의 생가

▲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의 생가


신리성지.
당진시 합덕읍 신리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천주교 수용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교우촌으로 꼽히던 곳이다. 원래 1865년 위앵 신부가 신리에 들어왔을 때 주민 400명의 주민 모두가 신자였다고 한다. 당시에 오히려 신자가 아닌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러나 1986년 병인박해 때 위앵 신부는 물론 신자 42명이 순교했다. 단일 마을로는 희생자가 가장 많았다. 1개 마을이 완전히 초토화되다시피 한 것이다.
손씨 집성촌이었지만 당시 살아남은 손씨가 없을 정도로 가혹한 박해를 받은 탓에 ‘조선의 카타콤’으로도 불린다.
 
그후 이곳을 성지로 조성하면서 이름없이 죽어간 무명 순교자들의 묘를 단장했다. 손자선 토마스 성인의 생가와 조선 5대 교구장이던 다블뤼 안토니오 주교관도 있다.
성지는 충남도 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됐다.
 
금년 봄 3월, 이 신리성지에 마침내 지하 기념관을 짓고 국내 최초의 ‘순교미술관’을 오픈했다. 카타콤을 연상케 하는 지하기념관에 순교미술관을 만든 것이다.
 

금년 봄 3월에 오픈한 순교미술관

▲ 금년 봄 3월에 오픈한 순교미술관


한국의카타콤Catacomb을아세요 2


카타콤을 연상케 하는 지하에 순교미술관이 마련되어 있다

▲ 2층에서 바라본 순교미술관. 카타콤을 연상케 하는 지하에 순교미술관이 마련되어 있다


내부 전경

▲ 내부 전경


총 18점의 대형 장지기법 기록화가 그려져 있다.

▲ 총 18점의 대형 장지기법 기록화가 그려져 있다.


순교미술관과 신리성지 안내 글

▲ 순교미술관과 신리성지 안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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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카타콤Catacomb을아세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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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미술관을 관람중인 내방객들

▲ 순교미술관을 관람중인 내방객들


한국의카타콤Catacomb을아세요 6


이곳 순교미술관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살아있는 유일한 화폐 인물화가인 일랑(一浪) 이종상(요셉) 화백이 3년간 그린 순교자와 신자가 묵상과 기도하는 모습의 작품 18점을 감상할 수 있다.
순교기록화는 김대건 신부의 사제서품식을 시작으로 강경 포구 상륙, 신리 성지에서의 사목활동, 박해와 순교에 이르기까지 1점당 1000호에 가까운 대형 장지에 우리나라 전통 채색기법으로 섬세하고 장중하게 그려냈다.
특히 영정은 1866년 3월 30일 충청수영 갈매못에서 순교한 성 다블뤼 주교와 성 오메트르 신부, 성 위엥 신부, 성 황석두 루카, 1866년 5월 18일 공주 황새바위에서 순교한 성 손자선 토마스 등 5위를 우리나라 전통 초상화 기법으로 세밀하게 그려 보는이들로 하여금 숙엄한 마음이 들게 한다.
 
신리성지의 순교미술관이 개관한 날은 병인순교 150년에 맞춘거라 한다. 작품은 모두 우리나라 전통 채색기법인 장지기법으로 완성했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서품식

▲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서품식


강경포구를 통해 입국한 선교사들

▲ 강경포구를 통해 입국한 선교사들


조선에 입국한 선교사들이 상복을 입고 농한기에 신자들을 만나기 위해 사목방문을 다니는 모습

▲ 조선에 입국한 선교사들이 상복을 입고 농한기에 신자들을 만나기 위해 사목방문을 다니는 모습


조선 최초의 예비신학교 교장인 페레올 주교가 선교하는 모습

▲ 조선 최초의 예비신학교 교장인 페레올 주교가 선교하는 모습


다블뤼 주교가 신자들에게 고해성사와 신학을 가르치는 모습

▲ 다블뤼 주교가 신자들에게 고해성사와 신학을 가르치는 모습


다블뤼 주교가 한양에 압송돼 수감된 모습

▲ 다블뤼 주교가 한양에 압송돼 수감된 모습


다블뤼 주교 등이 처형지인 오천 갈매못 충청수영으로 가던중 동천 주막에서 쉴때 기도하는 모습

▲ 다블뤼 주교 등이 처형지인 오천 갈매못 충청수영으로 가던중 동천 주막에서 쉴때 기도하는 모습


충청도 수군절도사에 의해 다섯명의 성인이 순교당하는 모습

▲ 충청도 수군절도사에 의해 다섯명의 성인이 순교당하는 모습


1864년 다블뤼 주교가 서술한 천주교 입문을 위한 묵상서

▲ 1864년 다블뤼 주교가 서술한 천주교 입문을 위한 묵상서


1870년 솔미성지 김대건 신부의 생가 근거리에서 발견한 십자가

▲ 1870년 솔미성지 김대건 신부의 생가 근거리에서 발견한 십자가


1874년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로 간행된 최초의 한국천주교통사.

▲ 1874년 프랑스에서 프랑스어로 간행된 최초의 한국천주교통사.


순교미술관이 있는 신리성지는 논 한 가운데 1만평 부지에 조성돼 있는데 성인 반열에 오른 손자선의 생가와 다불뤼 주교 동상, 기념 성당, 다불뤼 주교 기념관 등이 있다. 2004년에 복원된 손자선 생가는 다불뤼 주교의 주교관이자 조선교구청으로 사용됐다. 다불뤼 주교는 한국천주교의 은인과 같은 존재다. 초창기 한글 교리서를 저술했으며, 조선교회 상황과 순교사적들을 수집정리해 파리외방선교회에 보낸 ‘다불뤼 비망기’는 훗날 한국천주교사와 순교사의 기념비적인 토대가 됐다.
 
위앵 신부나 다불뤼 주교 등 선교사들이 남긴 글을 보면 이들은 하나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순교를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로 신심이 깊었다고 한다. 그들의 열정적인 신앙심은 한국천주교 신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돼 모질고 잔인한 박해를 피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든 천주교든, 혹은 불교나 기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 해도 우리나라 종교 전파의 역사, 혼란스러웠던 구한말의 상황, 그리고 신을 위한 구도자의 길 등을 공부하고 싶은 분들은 꼭 한번 찾아가 볼만한 곳이다.
아울러 종교적 목적이 아니라도 1만평의 넓은 부지에 푸른 잔디가 잘 깔려있고 아주 깔끔하게 단장된 이곳을 둘러보며 맑은 바람 쏘이고 마음을 가다듬는 여행을 하기에 좋은 코스다.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미술관 신리성지, 주말에는 청소년 자녀들의 손을 잡고 방문해도 좋을 곳으로 추천한다.
 
신리성지 주소 : 충남 당진시 합덕읍 신리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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