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이 곱게 내려앉으며
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충남 공주시 계룡산 국립공원 갑사


 

  

 
아직 채 피지 않은 꽃들도 있지만
조금씩 피어나는 봄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는 계룡산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떠올리며 거닐었습니다.
 
(시인 나태주 작)

풀꽃 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나태주 시집<멀리서 빈다>수록 시-
 
풀꽃 3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나태주 시집<풀꽃 향기 한 줌>수록 시-
 
풀꽃시인으로 불리며 작은 풀잎에까지
시선을 주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은
충남 공주 문화원장을 지내고 있는
충남 서천 출신의 나태주 시인의 '풀꽃' 연작입니다.
 
봄날 들에서 산에서 만나는 풀꽃들은
자세를 낮추고 정말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보인답니다.
 
'풀꽃' 연작시와 어우러지는 시 '풀꽃과 놀다'를 이어 놓게 되면
단순한 풀꽃 속에 사랑과 희망이 함께하는 인생이 들어 있습니다.
 
풀꽃과 놀다
 
그대 만약 스스로
조그만 사람 가난한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풀밭에 나아가 풀꽃을 만나 보시라
 
그대 만약 스스로
인생의 실패자, 낙오자라 여겨진다면
풀꽃과 눈을 포개 보시라
 
풀꽃이 그대를 향해 웃어줄 것이다
조금씩 풀꽃의 웃음과
풀꽃의 생각이 그대 것으로 바뀔 것이다
 
그대 부디 지금, 인생한테
휴가를 얻어 들판에서 풀꽃과
즐겁게 놀고 있는 중이라 생각해 보시라
 
그대의 인생도 천천히
아름다운 인생 향기로운 인생으로
바뀌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봄이 향기로 다가선 오늘
보통의 사람들이 그냥 무심코 지나쳐 버리는
'풀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우리에게 오랫동안 '풀꽃시인'이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시를 봄꽃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이제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는 꽃들 속에서
계룡산을 거니는 즐거움은
느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작고 소박한 것이 더 사랑스럽다는 것은
봄이 되면 더 각별하게 다가섭니다.
 
너무 작아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못해
대부분 그 아름다움을 알리지 못하는
많은 풀꽃들이
봄에는 여린 풀잎 사이에서 미소짓고 있답니다.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쳐
버리기 쉬운 작고 소박한 것들...
그러한 작고 소박한 것일수록
유심히, 자세히 보아야 비로소 보입니다.
 
나태주 시인은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없고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고 자세하게 보았을 때
진정한 가치가 보인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봄...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읊조리며
아름다운 계룡산의 봄 향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