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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목공용 '끌' 제작 100년의 전통 오롯이

작년도 <천안명인>으로 선정된 대동공작소의 끌 제작 현장을 찾아

2017.02.28(화) 13:06:57 | 김진순 (이메일주소:dhjsdk44@hanmail.net
               	dhjsdk44@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이 속한 위치에서 열정을 가지고 매진 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대한 ‘인생의 여정’이다. 이렇게 다른 분야에 눈독들이지 않고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만 일을 함으로써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됨은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심도있는 기능을 보유하고 계신 분들을 일컬어 우리는 ‘장인’이라 부른다.
아울러 그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존경과 경의를 표하게 된다.
 
충남 천안시에서는 장인정신으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업소와 최고 숙련기술을 보유한 명인을 발굴 육성하기 위하여 몇해전부터 매년 <천안시 전통업소 천안명인>의 주인공을 발굴, 선정해 오고 있다.
천안시에서는 작년에 천안시 숙련기술장려육성위원회를 ‘전통 끌’을 제조하는 천안시 구룡동의 ‘대동공작소’를 선정했다.
 
대동공작소가 있는 천안시 구룡동 마을. 지난 한겨울 이른 아침이라 무축 추웠다.
▲ 대동공작소가 있는 천안시 구룡동 마을. 지난 한겨울 이른 아침이라 무척 추웠다.

살림 하는 가정집과 함께 하는 대동공작소
▲ 살림 하는 가정집과 함께 하는 대동공작소

천안시 인증
▲ 천안시로부터 전통업소 인증도 받았다.

대동공작소라고 하니까 쇠붙이를 다루는 전통업소라는 생각은 얼핏 든다. 그런데 ‘끌’이라니... 이게 뭐지?
요즘은 건설회사가 거대한 레미콘과 고급 중장비, 타워크레인을 동원해 부릉부릉 하면서 아파트를 짓지만 우리 어릴적에는 목수들이 직접 집을 지었다. 멋진 한옥이든, 가난한 초가집이든.
이때 목수들이 사용하던 목재 다듬는 연장 이름이 끌이다.
쇠붙이 끝에 날카로운 금속 날이 달린 절삭공구로서 대개 나무망치나 쇠망치로 손잡이 머리부분을 쳐서 나무와 돌, 금속 등 단단한 재료를 마무리 손질하거나 세공작업을 하는 공구를 말한다.
 
대동공작소 취재계획을 새우고 나서 든 첫 번째 선입견은 아무래도 그냥 불이 아닌, 쇠붙이를 녹이고 두들기는 불을 다루는 ‘대장간’이다 보니 약간 어두컴컴 하고 음습할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찾아가 보니 살림집과 함께 쓰는 공간이어서 취재하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하지만 불과 쇠를 다루는 작업장 특유의 화기와 함께 복잡한 작업공간, 여러 가지 기계와 연장들이 가득한 공작소 내부, 낯선 기계들이 내는 굉음, 사방으로 튀는 불꽃에서 ‘내가 정말 대장간에 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끌을 제작하는 수많은 공구들이 즐비한 공작소 내부
▲ 끌을 제작하는 수많은 공구들이 즐비한 공작소 내부

목공용끌제작100년의전통오롯이 1

특히 불에 달궈진 쇠를 쉴새없이 두들겨 납작하게 혹은 뾰족하게 만드는 거대한 단조기계의 움직임 앞에서는 ‘과연 예전에는 저걸 모두 수작업으로 했으니... 그때 대장간 일은 정말 힘들었겠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도 커 보였다.
더우나 추우나, 항상 이 공간에서 부자가 마주 앉아 호흡을 맞추면서 인생을 바쳐 ‘끌’을 만들어 오고 있기에 존경의 마음이 느껴진다.
 
저기... 대동공작소 2대 김원태대표가 일을 하고 계신다.
▲ 저기... 대동공작소 2대 김원태 대표가 일을 하고 계신다.

끌 제작 원재료인 자동차 겹판 스프링
▲ 끌 제작 원재료인 자동차 겹판 스프링

끌 제작용 고강도 철근
▲ 끌 제작용 고강도 철근

작은 끌을 만들기 위해 미리 절단해 놓은 준비물
▲ 작은 끌을 만들기 위해 미리 절단해 납작하게 연마해 놓은 준비물

대동공작소는 1대 이종만씨(장인, 작고)를 시작으로 2대 현 김원태(65세) 대표를 거쳐 3대 현 김민규씨(아들, 39세)에 이르기까지 100년 넘게 끌을 제작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최고 전통의 끌 제작업소다. 국내에 손가락 꼽을만큼 끌 제조업소는 남은곳이 얼마 없다.
 
현재의 김원태 대표는 20세 때부터 당시 목공용 끌을 수작업으로 만들던 장인으로부터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게 이곳 천안이 아닌 대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끌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서울에까지 진출한적도 있었고, 1982년도에 천안에 내려와 1982년도에 정착, 현재에 이르렀다고 한다.
 
김원태 대표가 연마기에 끌을 갈고있다.
▲ 김원태 대표가 연마기에 끌을 갈고있다.

그의 얼굴에 전통의 아름다움이 흐른다.
▲ 그의 얼굴에 전통의 아름다움이 흐른다.

목공용끌제작100년의전통오롯이 2

자로 재서 정확하게...
▲ 자로 재서 정확하게...

쇠로 만든 자도 수십년 세월동안 많이 닳았다.
▲ 쇠로 만든 자도 수십년 세월동안 많이 닳았다.

대동공작소에서 만드는 끌은 거의 다 주문제작이다. 그 종류만 해도 소목끌, 대목끌, 한옥끌, 서각용 끌, 목선 반칼, 자귀, 망치, 대패 등 셀수 없이 많은데 대략 따져봐도 종류가 100 0여가지는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100가지 중에서도 서로 용도에 따라, 개인의 취향에 따라 사이즈가 다르고 형태도 직각끌 마루끌 평끌 등 다양하다.
그래서 사실상 수많은 개인 고객들의 ‘손맛’에 맞춘 주문제작이 대부분이다.
 
망치로 두들겨 나무나 돌 등을 깎고 조각하려면 철의 강도도 아주 강해야 할텐데 과연 끌에느 어떤 쇠를 쓸까.
자동차에는 겹판스프링이라는게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프링은 둥글둥글 나선형으로 돌돌 말려있는 것이지만 자동차 스프링은 넓은 철판을 서로의 길이가 다르게 해서 겹겹이 쌓아 올린 것이다. 거기에 사용되는 철을 가져다가 끌제작에 쓰는데 그만한게 없다고 한다.
끌을 만드는 순서는 원재료인 철근이나 겹판스프링을 자르고 난 후 고열로 달구는 일, 이것을 강한 단조기로 두드리는 성형, 연마, 다시 열처리, 자루박기다.
전 공정이 수작업이다.
 
1차 제작이 완료된 끌.
▲ 1차 제작이 완료된 끌.

제작을 마친 끌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 제작을 마친 끌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이것은 제작을 마친 끌에 끼워 넣을 손잡이. 국산 참나무로만 만들었다.
▲ 이것은 제작을 마친 끌에 끼워 넣을 손잡이. 국산 참나무로만 만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끌과 조각도 등...
▲ 다양한 종류의 끌과 조각도 등...

나무를 깎는데 쓰는 자귀. 앞부분의 뭉툭한 부분을 연마해 날카로운 칼날로 만들어 쓰는 것이다.
▲ 나무를 깎는데 쓰는 자귀. 앞부분의 뭉툭한 부분을 연마해 날카로운 칼날로 만들어 쓰는 것이다.

끌의 가격은 1개당 5000원에서 몇만원까지 다양하다. 낱개로도 팔지만 3~5개, 혹은 5~10개씩 묶은 세트로 30만원대까지 골고루 정해져 있다.
 
대동공작소의 끌은 워낙 유명하고 품질도 좋아서 일본과 중국에 수출까지 했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급격하게 밀려 들어온 값싼 중국 제품 덕분에 이젠 수출은 어렵고 국내 판매도 여간 어려운게 아니란다.
그러나 중국산은 쇠의 강도는 물론 제품의 질이 떨어져 알만한 사람들은 대동공작소 제품만을 고정으로 주문해서 쓴다고.
대동공작소의 끌 제품은 ‘ACE 천하’라는 상표로 나간다. 대동공작소를 찾는 전통적인 고객들은 항상 이곳을 찾고, 다른 고객들에게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다.
 
끌이 쇠붙이를 연마해서 만드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쇠만 다루는건 아니다. 끌의 손잡이는 결국 나무다. 이 나무 역시 아무것이나 사용하지 않는다.
대동공작소에서는 곧은 국산 참나무를 3년 말려 사용한다. 한 번 구입하면 백년을 사용할 수 있는 대동공작소 전통 수공구를 만든다는 장인정신이 여기서 나온다.
 
오늘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걷고있는 김원태 명인.
▲ 오늘도 묵묵히 자기 길을 걷고있는 김원태 명인.

대형 마트와 엄청나게 밀려드는 수입품 틈바구니 사이에서 가격경쟁력과 품질만으로 승부하는 우리 장인들. 숙련기술을 통해 해당산업에 이바지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대대로 물려주며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이분들.
앞으로도 오래오래 소중한 기술과 장인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 주시길 기대한다
 
대동공작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구룡동)
제품주문 전화 041-575-0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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