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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푸른 하늘 속을 걷는 짜릿함, 기벌포 해전 전망대

2016.10.26(수) 11:49:55 | 유 희 (이메일주소:eyu07@hanmail.net
               	eyu0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청명한 푸른 하늘, 소슬한 가을 바람... 나들이하기에 참 좋은 계절입니다. 얼마 전 지인이 적극 추천을 해 준 기벌포 송림산림욕장에 다녀왔습니다. 장항스카이워크(기벌포 해전전망대)에 가면 서해 바다와 소나무숲에서 청명함을 느끼고, 스카이워크에서 짜릿한 재미를 체험할 것이라던 지인의 말이 딱! 맞았습니다.
 

시인 하늘길

▲ 시인 하늘길


기벌포 해전 전망대는 참 멋진 곳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가 있는 바닷가까지 소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걸어가며 청량함을 느꼈지요. 이곳은 ‘시인 하늘길’이라고 합니다. 그윽한 솔숲에 어울리는 맑은 이름인 것 같아요.

시인 하늘길 중간 중간에 나무 정자와 데크가 있어 한가로이 쉬었다 가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바닷가 옆 숲길이라서 인지 바람에 날려온 모래와 마른 솔잎들이 깔려 있어 오솔길을 걷을 때 폭신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치 부드러운 솔잎모래 양탄자를 걷는 기분이랄까요~~
 

기벌포 해전 전망대 입구

▲ 기벌포 해전 전망대 입구


기벌포 해전 전망대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스카이워크라고 해서 어른 키보다 조금 높은 곳인 줄 알았는데, 무려 4층 높이에 스카이워크가 조성돼 있더군요. 4층 높이 전망대 위에 올라가서 다리길이가 생각보다 길어서 또 한번 놀랐습니다. 15M 높이에 무려 길이가 250M나 된다고 하더군요.

기벌포 해전은 675년 신라가 당나라 20만 대군을 물리치면서 나당 전쟁을 승리로 이끈 해전이라고 합니다. 기벌포는 백제 시대 당나라, 일본과 교역을 하는 군사적 외교적 관문역할을 한 지역으로 이곳에서 큰 해전이 2번 있었습니다.  660년 나당 연합군과 백제의 전쟁인 1차 해전, 나당 연합군은 이 기벌포 해전해서 승리한 후 백제의 사비성을 함락했다고 해요. 그 후 이 땅에 욕심을 낸 당나라와 이를 저지하려기 위한 신라의 전쟁인 2차 해전이 675년에 있었습니다. 삼국통일의 초석을 마련한 기벌포 해전이 있었던 것을 기리기 위해 장항 스카이워크를 기벌포 해전 전망대라고 부른다고 해요.
 

기벌포 해전 해설

▲ 기벌포 해전 해설


학창 시절 역사 시간에 배웠던 그 기벌포가 이곳이었네요. 전망대 초입 부분과 중간 데크에 기벌포 해전에 관해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어 잊고 있던 역사에 대해 다시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하늘 아래를 걷는 재미 뿐 아니라 역사의 한 자락도 알고 가는 유익한 장소인 것 같습니다.

기벌포

▲ 기벌포 해전 전망대


기벌포 해전 전망대 위 풍경이 너무 멋졌습니다. 왼쪽으로 바다를, 오른쪽 소나무숲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게 스카이워크를 설치해 앞에는 탁 트인 갯벌이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울창한 소나무숲이 우거져 있었어요. 바로 위에 파란 가을 하늘이 보이고, 살랑살랑 바닷바람도 상쾌했어요.

유유자적하게 경치를 감상하던 것도 잠시..몇 발자국 걸어가다 구멍 뚫린 철망에 멈칫거리게 됩니다. 스카이워크는 나무 데크와 철망으로 설치돼 있어 허공을 걷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아래가 숭숭 비치는 철망 위를 걸어가려니 심장이 콩콩거리고, 손에 식은땀이 났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전망데크를 보면서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과연 내가 저기를 갔다올 수 있을까~

전망대 데크까지 가는 길이 왜 그리 멀어 보이던지...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그냥 내려갈까.. 생각도 했는데, 어린 소녀들이 재미있다고, 까르르 웃으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니 왠지 도전 정신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기벌포

▲ 기벌포 해전 전망대


철망이 시작되는 지점에서는 저처럼 겁이 나서 망설이는 여자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남자 사람들과 아이들이 성큼성큼 걸어가거나 재미있다며 콩콩 뛰어가는 풍경과는 대조적이었어요.

바닷 바람이 휘이잉 불면 "아앗~" "까약~"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바람에 다리가 살짝 흔들리기 때문이에요. 그냥 걸어도 식은 땀이 나는 스카이워크인데 흔들릴 때면 정말 심장이 덜컥~~내려 앉는 것 같습니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짜릿한 번개가 지나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어 스카이워크 위에서 일부러 쿵쿵 발을 더 구르기도 합니다. "아들~ 안돼. 하지마." 엄마의 애절한 외침에 장난꾸러기 아들은 더 신나하더군요. 뭐, 의젓하게 엄마의 손을 잡아주는 아이들도 있었답니다.
 

송림산림욕장 오솔길

▲ 송림산림욕장 오솔길


뭐든 한 발을 떼기가 힘들지, 가다 보면 어찌 적응해서 조금씩 익숙해집니다. 갯벌 구경도 하고, 송림 산림욕장 오솔길도 감상했답니다. 아름드리 소나무도 작게 보이고 오솔길을 걷는 사람들도 인형처럼 보여 미니어쳐 세상을 보는 것 같았어요. ^^ 그 만큼 스카이워크 높이가 높은 것이겟지요~ 

"가운데 철심있는 곳을 밟으면 덜 무서워요." "그냥 팍팍 걸어가세요~" "할 수 있어요, 화이팅" 머뭇거리며 떨고 있는 사람들에게 걷는 비법(?)을 전수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구요. 이렇게 아슬아슬 짜릿하게 전망 데크까지 갔다 오면서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 전우애(?)가 싹트기도 한답니다.
 

전망 데크

▲ 전망 데크


그렇게 전망 데크에 도착하니, 정말 탁 트인 바닷가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갯벌을 허공에서 감상하는 기분이라니... 이건 정말 직접 눈으로 봐야 그 감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기벌포 해전 전망대

▲ 기벌포 해전 전망대


전망대를 내려와 한가로이 송림 해수욕장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하늘 높이 솟아있는 전망대를 보니 그 높이에 아찔합니다. 새삼 내가 정말 저기를 다 걸었어? 뿌듯한 생각도 들었답니다.    

해수욕장을 산책하다가 눈에 익은 소년을 만났습니다. 전망 데크에 가면서 저에게 비법을 말해 주던 소년을 전망대 오는 길에 마주쳐 눈인사를 했었는데, 다시 만난 것이에요. 엄마와 함께 새끼 게를 잡았다고 좋아하는 모습에 저도 같이 게구경을 했답니다. 하하. 이 소년은 엄마와 함께 스카이워크를 여러 곳 가 봤는데, 여기 기벌포 해전 전망대가 제일 마음에 들어 가끔 다시 온다고 했어요.

그 마음이 이해가 됐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아쉽게도 썰물때라 바닷물 대신 갯벌이 펼쳐져 있었는데, 바닷물이 빠지면서 만든 갯벌의 물길, 흔적들이 멋있었지만, 찰랑이는 바다를 보면 느낌이 많이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맑은 날에 보는 갯벌의 풍경과 흐린 날, 비오는 날의 정경이 다 다르게 비칠 것이기에, 저도 다시 와야 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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