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정부에서는 언론을 통해 중요한 발표를 했다. 일반 음식점에서도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판매를 할 수 있게 해준다는 발표였다. 지금까지는 다른 공장에서 만든 막걸리를 사다가 팔수는 있어도 직접 제조해서 식당영업을 할수는 없었던 것인데 이번에 법이 바뀐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하우스막걸리>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발표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 충청남도에는 아주 전통있는, 각 시군을 대표하는 크고 작은 막걸리 생산업체가 많이 있는데 이렇게 생산판매만 할게 아니라 이제는 도시로 진출해 술집같은 식당을 꾸려 영업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정된 법규정을 자세히 보면 우선 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대상에 탁주, 약주, 청주가 추가돼 음식점에서 하우스막걸리 등 전통주를 제조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일반 음식점에서도 1㎘ 이상 5㎘ 미만 저장용기를 보유하면 소규모 주류제조면허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제조장의 담금과 저장용기가 탁주와 약주는 5㎘ 이상, 청주는 12.2㎘ 이상인 경우만 주류제조면허가 나왔기 때문에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았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소규모 주류를 제조하더라도 음식점에서 팔거나 병에 담아 외부 판매가 가능하다.
가정주라는 이름으로 많이 만들던 탁주가 일제 강점기에 금지되어 온 이래 사실상 100년만에 족쇄가 풀린거라 생각된다.
 
이렇게 되면 하우스 맥주에 이어 명실상부한 하우스 막걸리가 제조될 수 있는 시장진출의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충남 공주는 자타공인 국내 최대 밤 생산지다. 밤을 활용한 여러 음식과 식재료도 많은데 그중에 밤막걸리는 빠트릴수 없는 아이콘이자 지역특산품이다.
밤 막걸리, 언제 누가 제일먼저 만들었을까.
 

▲ 공주시 의당면 율정리의 천지인주조.

▲ 김영경 대표가 자사 생산 막걸리를 설명해 주고 있다.

▲ 지난 2012년 막걸리축제에서 개최한 대회에서 은상수상

공주시 의당면 율정리의 천지인주조.
이곳 김영경 대표가 우리나라 밤 막걸리 창시자이다.
 
이번에 정부가 전국 중소 주류제조업자들의 영업력 확대와 경제활성화를 위해 주류법을 개정, 하우스 막걸리시대를 열어 준 것과 관련해 대한민국 밤막걸리의 창시자인 천지인주조 김경영 대표와 그곳 밤막걸리를 직접 취재했다.
천지인주조 뿐만 아니라 충남도내 막걸리 제조업체들이 하우스막걸리 시대 개막에 맞춰 새로운 사업영역 도전과 막걸리 제조기술 판매 같은 방식으로 더 많은 수익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경 대표는 지난 2002년도에 천지인주조를 창업했다.
당시에 공주는 밤이 아주 유명한 고장이었는데 밤을 활용한 술이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겨 밤막걸리 생산에 주력해 첫 제품을 만들어 냈던 것이다. 그때까지 전국에 밤을 넣어 만든 술은 하나도 없었기에 특허를 받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그후 수많은 약재와 산야초 발효식품을 활용해서 만들고 국세청에 신고한 술 종류만도 27가지나 된다.
이 과정에서 주류 제조에 관한 각종특허를 받음은 물론 매스컴의 주목도 많이 받았고 지난 2014년 12월 1일에는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 6시내고향에 소개되기까지 했다.
현재도 밤 막걸리를 만들기는 하지만 그냥 알밤주 뿐만 아니라 군밤막걸리 즉, 밤을 구워 그 가루를 활용한 막걸리도 만들고 있다.
이중 알밤주는 연간 약 20만리터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술은 공주시와 충남도가 국세청장에게 추천해서 받은 지역특산주로 지정되기도 했다.
 

▲ 천지인의 주력 제품

▲ 군밤막걸리를 한잔~~

▲ 군밤의 색깔 그대로가 드러난다.

▲ 이번엔 알밤막걸리 한잔~~

▲ 노오란 알밤 색깔이 참 곱고 예쁘다. 아 술땡겨~ ㅎㅎ

▲ 군밤과 알밤 막걸리에 사용되는 원재료 밤(왼쪽이 알밤 말린것, 오른쪽이 군밤이다)

▲ 군밤 막걸리용 원재료

▲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갈아 놓은 알밤 가루

▲ 군밤 막걸리용 가루. 알밤용보다 확실히 더 진하다.

여기서 재미있는 일화 하나.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 중 ‘냉장고를 부탁해’ 라는게 있다. TV보는 사람들이라면 다 아는 유명 프로다.
그런데 얼마전 아이돌 가수인 소녀시대 써니가 소녀시대 숙소에서 사용하는 냉장고를 방송 촬영 스튜디오로 가져와 공개했는데 놀랍게도 그 안에 밤 막걸리가 들어 있는게 아닌가.
물론 밤 막걸리였으니 두말할 나위 없이 공주에서 만든거라는 짐작과 함께... 과연 어느 회사에서 만든 것이냐는 것에 관심이 집중됐다.

거기다가 소녀시대 써니는 “막걸리 중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밤 막걸리가 짱”이라는 말을 해서 아주 큰 화제가 됐다.
이 때 써니의 냉장고에 있던 막걸리가 천지인에서 만든 알밤주였다.
이정도면 천지인의 밤 막걸리 맛과 인기는 대략 짐작이 될 것이다.
 

▲ 막걸리 제조 등에 관해 설명해 주시는 김영경 대표.

김 대표는 서산이 고향이다. 직장에서 주류 관련 유통업을 해본게 계기가 되어 공주에 천지인을 차렸고 공주 특산품을 제대로 활용해보자는 궁리 끝에 찾아낸 아이템이 밤막걸리였다고.
그 덕분에 공주의 밤은 더 많은 홍보를 하게 돼서 얻어 상호 시너지효과를 얻는 결과를 낳았다.
현재도 전국에서 밤 막걸리가 종류별로 대략 20가지 안팎은 된다 하는데 처음이었던 2002년도 당시 밤 막걸리 개발비만 1억원 넘게 쏟아부었다.

현재 김 대표는 밤으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누룩, 가공기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처음 알밤주를 만들어 국세청에 ‘밤 막걸리’로 등록 됐고, 그러자마자 2002년 당시 충남북과 대전지방국세청 관할 430개 양조장이 연계된 주류 홍보지에 이 ‘알밤 주‘가 대표 술로 실렸고 게재되기도 했다.
하루에 최고 1천 박스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찌를듯 했단다.
 
“술은 물맛이 상당히 좌우합니다. 의당면 율정리의 율자는 ‘밤 율(栗)’입니다. 원래 이곳이 밤과 인연이 깊은 고장이었던 데다가 물이 참 좋습니다. 가까이 맑고 푸른 금강이 흘러서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이 맑고 좋은 물로 전통의 밤 생산 고장에서 밤 막걸리를 만들고 있으니 그 맛이 어디 가겠습니까.”
 

▲ 오늘도 내일도 명품 막걸리와 주류 생산을 위해 여러 산야초와 약재를 넣어 발효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김영경 대표. 발효중인 수많은 약재 통을 살펴보고 있다.

김 대표는 밤 막걸리의 맛과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최초의 밤 막걸리라는 수식어에 부끄럽지 않게 만들어 내는데, 제조과정에서 인공 감미료를 전혀 쓰지 않아 그 맛은 목 넘김이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은은하다고 할 정도다.
 
밤의 고장 공주, 그리고 이를 제대로 활용해 가공산업으로 발전시킨 밤 막걸리.
밤 생산 농가들과 상생하면서 앞으로도 서로가 훌륭한 ‘윈-윈-위너’가 될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주는 물론 충청남도내 알밤 생산농가 여러분 금년에도 밤 대풍 기대.
그리고 알밤주로 대박난 천지인주조와 함께 막걸리 생산 농가들이 하우스 막걸리 시대를 여는 또 다른 사업영역 확대의 길을 펼치시길 기원한다.
 
- 천지인 주조 : 충남 공주시 의당면 율정리 16
- http://www.공주알밤주-천지인주조.kr
- ☎ (041)854-5485 / 김영경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