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참 경제적인 충청도 사투리

“박어유~”

2015.08.14(금) 13:01:06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제 근무 중의 일이다. 서울 번호판을 붙인 대형 트럭과 소형 트럭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주차부스에서 근무하던 나와 직장상사가 물었다. “어떻게 오셨슈?”
 
그러자 그들 운전자들은 13층에 입주해 있는 모 회사의 집기를 이동하려고 왔단다. 그래서 회사 건물 뒤편의 1층 주차장으로 발레파킹(valet parking)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헌데 커다란 트럭의 운전자가 후진으로 들어서려 했다.
 
그러자 직장상사가 냅다 고함을 질렀다. “그렇게 들어오다가 회사건물하고 박치기하면 어쩌려구 그래유? 그러니께 그러지 말고 앞쪽으로 박어유~” 하지만 기사님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모르는 모양새였다. “뭘 박으라고요?”
 
“그 양반 참 답답하기는... 뒤로 진입하지 말고 앞으로 그냥 박듯이 들어오란 말유.” 그제야 말귀를 알아듣고 그리 했지만 그 기사님은 우리가 사용하는 충청도 사투리에 그만 웃음보가 빵~ 터지고야 말았다.
 
예전엔 충청도 사람들이 언어처럼 느리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는 완전한 오판이다. 충청도 사투리는 다소 느리지만(?) 매우 경제적인 때문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충청도 사투리의 경제성을 살펴보자.
 
먼저 표준어로 “밥 먹었(드셨)습니까?”는 간단히 “먹었슈?”하면 된다. 다름으로 “일을 많이 했더니 많이 피곤합니다” 역시 간단하다. “대간휴~” 라고 하면 끝이다.
 
‘대간하다’란 고단하다(몸이 지쳐서 느른하다)의 충청도 방언인데 여기에 ‘~해유’를 간단히 줄여서 ‘~유, ~슈’ 등으로 줄여버리므로 이처럼 간단히 세 글자로 끝날 수 있는 것이다.
 
“저것이 무엇이랍니까?” 역시 “저게 뭐유?”라고 하면 되고 “고생하셨습니다” 또한 “고생했슈”라고 하면 된다. “공부의 진도는 어떻습니까?”는 “공부 워쮸?”이고 “젓가락질 잘 하십니까?”도 마찬가지로 “저붐질 잘휴?”라고 하면 끝난다.
 
“000님께서 돌아셨습니다.” 또한 “갔슈.” 하면 된다. 몇 가지만 더 ‘설명’한다. “그렇습니다”는 “그류”이고 “사양하겠습니다”는 “됐슈”로 말하면 알아듣는다. “모르겠습니다”는 “몰류”라고 하면 이 또한 충청도 사람들끼리는 다 안다.
 
세 시간 가까이 짐을 부리고 차에 다 실은 트럭이 나가려고 시동을 걸었다. 기사님이 주차부스로 다가왔다. “나갈 때도 앞으로 박으면 되지요?” 직장상사가 태연스레 답했다. “그류, 박어유~” 참던 기사님의 웃음보가 또 터졌다. “우하하하~ ^^ 아이고 배야! ㅎㅎㅎ ~”
 
 

충청도는 항일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 충청도는 항일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홍경석님의 다른 기사 보기

[홍경석님의 SNS]
  •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kyungseok.hong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