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방가옥은 누각형 바깥채 사이로 치솟은 솟을대문채를 들어서면 전형적인 전통양반가옥의 배치를 느낄 수 있다. 정면에 안채가 보이고 좌측에 새로 지은 듯한 일반인도 묵을 수 있는 집이 보인다. 안채는 'ㅡ'자형으로 부엌, 방, 대청마루, 건넛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사진 지형에 축대를 쌓아 마당을 조성하여 대문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마당이 있다.
▲새로지은 별채
유기방가옥은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개방하여 부담없이 둘러볼 수 있어 좋다. 6칸짜리 거물에 가운데 2칸짜리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누마루를 가진 큰방, 작은방2개, 왼쪽에 부엌이 있다. 널찍하게 개방된 안채 마루에는 그동안 집안의 내력과 조상들의 초상화와 소소한 고택의 살림살이를 살펴볼 수 있다.
안채와 사랑채 사이는 토담으로 구분되어 있어 철저히 구분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협문을 달아 드나 들 수 있도록 하였다. 사랑채는 'ㄴ'자형 들문을 설치하여 사랑방과 한공간으로 개방할 수 있으며 사랑채 앞은 'ㄱ'자형 사랑채 대문이 자리잡고 있어 마당을 중심으로 'ㅁ'자형으로 배치하여 아담한 분위기이다. 특히 숙박할 수 있기에 하룻밤 머물려 운치를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사랑채 뒤로 돌아서 가면 살짝 오르막의 뒷마당이 있다. 안채 뒷마당도 석축 위에 장독마다 반석을 깔아 장독을 올려놓은 장독대가 있다.
유기방가옥의 특징중에 하나는 'U'자형 토담이다. 토담 위에 서까래를 걸고 기와를 얹어 놓은 후면담장은 투박하면서도 구수한 한국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베어 있는 것 같다.
토담 뒤로 야산의 경사지에 활짝 피어 있는 수선화~
해가 뜨기 전에 일찌감치 한차례 다녀간 사람들이 지나간 뒤라 꽃밭은 비교적 한산하다.
사진으로 봤던 환상적인 꽃길 사이를 직접 걸으니 고택과 토담 그리고 노란 봄꽃의 어울림은 그림같은 풍경이다. 어떻게 고택 뒤 야산에 수선화가 이렇게 많이 심어져 있을까 궁금하였다.
유기방 가옥에 들어설 때 부터 굉장히 부지런해보이시는 분, 김창완씨이다. 수선화 정원은 예전 고택 뒤로 대나무가 너무 무성하였는데 소일거리로 대나무를 잘라내고 꽃을 심다보니 지금은 수만송이가 4월말까지 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는 꽃밭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50%이상 개화하여 봄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황토 흙길이라 먼지가 폴폴 날리긴하지만 꽃 사이로 길이 잘 만들어져 꽃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구근식물인 수선화는 한번 심어두면 해마다 꽃을 볼 수 있어 정원에 많이 심는다. 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황홀해 하다 죽은 그리스신화의 나르키소스 전설을 담고 있는 수선화의 꽃말은 자존심, 자기사랑, 고결, 신비이다.
유기방가옥은 아라메길 제1코스 시작점으로 선정묘, 유상묵가옥, 미평교, 고풍저수지, 용현곡입구, 마래여래삼종산, 보원사지, 개심사,해미읍성까지 이어지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이 이르는 문화재와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는 길이다.
▲가옥 앞으로 허름한 폐가는 과거 머슴집으로 앞으로 개조하여 활용계획을 가지고 있어 기대가 된다.
유기방가옥 옆 언덕에는 수령 약 330여년을 추정하는 비자나무가 심어져 있다. 이 비자나무는 입향조 이창주의 증손인 이택(1651~1719)이 1675년 제주도의 비자나무를 흙과 함께 가져와 심어 예민이씨 가문의 역사를 담고 있다. 그 앞으로 정자가 있어 잠시 여미리 마을 내려다보며 망중한 즐기기 좋은 장소이다.
가옥에서는 사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의 부탁으로 찾아간 날 부터 국수를 판매하고 있어 첫 손님으로 기다렸가 먹을 수 있었다. (국수 4,000원) 어머님들의 손맛으로 고택 마당에 앉아서 먹는 국수맛은 수선화 꽃 만큼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유기방가옥 041-663-4326 충남 서산시 운산면 여미리 2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