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유명한 장승 조각가들의 그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별 장승 또한 자리하고 있어서 지역별로 조금씩 다른 장승의 얼굴을 만날 수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장승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가져온 독특한 외국의 장승들도 만날 수가 있었다. 이런 토템 문화에 있어서는 동·서양이 다른 듯 하면서도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한다.
얼굴만 보아도 자애로우며 귀볼이 축 늘어진 부처님을 연상시키는 장승에선 평화로운 미소가 번지고 무언가 불만이 가득한 막내둥이 같은 아이와도 같은 장승은 귀엽기도 하고 달래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무로 만든 장승만이 아니라 돌로 만든 장승도 있었는데 '공자님 말씀'이나 '오방장승'이 그러했다.
장승공원에는 한 켠에는 장승무덤도 있었는데 1999년부터 조성된 곳이니 해가 지나면서 부식되는 장승들이 생기기 마련이었을 것이다.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지키고 수호신의 역할을 했던 장승이기에 부식된 장승들을 장승무덤에 보관해 둔 모습은 일생을 다한 사람의 모습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루지기타령에서 변강쇠가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사용했다가 동티가 나 죽는 대목이 나오는 것만 보아도장승을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 했다.
제각각 다르게 생긴 장승들을 보며 웃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장승무덤에서는 우리네 인생과도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에 먹먹해지기도 했다. 부디 우리나라 최고의 장승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명성만큼 오래도록 이 전통문화가 계승·발전되기를 바래보았다.
칠갑산 장승공원
충남 청양군 대치면 장곡리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