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에 도착해 젓갈 백반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광천토굴새우젓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은 광천역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옵니다.
토굴새우젓의 고장답게 시장 골목에는 젓갈가게들이 쭉 들어서 있었습니다. 가게마다 싱싱한 새우젓이 통에 가득 담겨 있었어요. 통에 담긴 새우젓은 육젓, 오젓, 추젓 등으로 조금씩 그 빛깔이 달랐는데, 새우젓통에 생산일자와 유통기한이 적혀 있어 품질에 더 믿음이 갔습니다.
새우젓은 그냥 새우젓인 줄 알았는데, 종류가 많다고 했더니 엄마께서 웃으면서 새우젓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해 주셨어요. 육젓은 음력 6월에 잡은 새우로 담아 살이 통통하고 단맛이 나고, 오젓은 5월에 잡은 새우를 숙성해 크기가 작고, 추젓은 음력 8월에 담은 새우로 크기가 가장 작고 살도 적다고 하셨어요.
광천토굴새우젓시장에서는 명란젓, 조개젓, 어리굴젓 등 여러 젓갈도 구입할 수 있는데 즉석에서 직접 맛을 보고 살 수 있어 더 좋았습니다. 어리굴젓 한 점 맛을 보는데, 군침이 꼴깍~ 너무 맛있게 먹는 제 모습에 엄마는 당분간 반찬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웃으셨습니다.
광천토굴새우젓시장은 광천시장과 연결돼 있어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광천전통시장이 나옵니다. 광천시장은 1926년에 개설된 오래된 시장이라고 하는데, 야채와 싱싱한 해산물, 건어물과 김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습니다. 광천은 김이 유명한 고장이지요, 윤기가 촤르르 흐르는 김 한 봉지도 샀습니다.
바다가 근처에 있어서인지 해산물이 풍성했습니다. 요즘 제철인 싱싱한 석화가 망에 가득 담겨 눈길을 끌었고, 조개와 게, 생새우 등도 많이 있어서 엄마와 차를 갖고 오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습니다.
싱싱한 해산물뿐 아니라 말린 생선도 눈에 띄었습니다. 말린 갈치, 삭힌 홍어, 코다리 등등 특히 직접 손질해 말리는 생선은 더 꼬득꼬득 맛있게 보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껍질을 쪼개 뽀얀 속살을 드러낸 굴이 참 먹음직스러웠습니다. 코 끝에 바다내음과 굴 향기가 물씬 풍겨 그 자리에서 초고추장에 찍어 굴을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햇살과 쌀쌀한 바람에 꼬들꼬들 말라가는 생선도 고소해 보였어요.
시장 주차장이에요. 저는 여행 삼아 가벼이 길을 떠난 거라 기차를 이용했지만, 다음에는 자동차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광천시장에는 젓갈뿐 아니라 싱싱한 해산물, 건어물이 가득하니까요. 그리고 광천역에도 젓갈을 파는 가게가 있어 광천 주변을 관광하다 미처 시장을 들르지 못한 사람들이 그곳에서 젓갈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날 광천 여행으로 광천의 새우젓이 왜 유명한지, 새우젓의 종류에 대해서 알 수 있어 재미있고 유쾌한 나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