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조개를 배부르게 먹고 수산어판장에서 새조개와 굴을 사서 언니와 동생에게 택배로 보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멀리 살고 있는 가족들이 생각나네요. ^^ 어판장에서 싱싱한 새조개를 살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다에서 부서지는 햇빛, 그리고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방파제 위를 걸으며 푸른 바다를 보니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차가운 바닷바람이 너무 추워 금세 차로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남당리에서 점심을 먹고 올라갈 예정이었는데, 푸른 바다를 보니 이대로 가기가 아쉬워 이리저리 물어 천북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너른 바다가 푸르고 푸르렀습니다. 마치 동해바다처럼.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창가에 앉아 서해 바다를 감상하니 편안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다들 바다의 낭만에 빠져 있는데 한 친구가 석양을 보고 올라가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러자 다른 친구가 태안 근처에 김치를 넣은 닭볶음탕을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해 다들 좋아했어요. 사실 저는 김치 닭도리탕은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터라 맛이 궁금했답니다.
태안으로 향하는 해안도로는 낭만 그 자체였습니다. 천북을 지나 다시 남당리로 향하니 그 사이 바닷물이 빠져 너른 뻘이 펼쳐졌는데, 바다와 뻘에 그대로 비친 햇빛이 눈부셨습니다. 한참 동안 창 밖 너머로 보이는 바다를 감상하며 간월암 근처를 지나며 해안도로를 달렸습니다.
바닷물이 빠져 나간 서해 바다가 아쉬웠는데 문득 푸른 바다가 가득 보이더군요. 전에 왔던 천수만 철새도래지를 스쳐 지나가는데, 그늘쪽에는 미처 녹지 못한 얼음들이 남아 있어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버드랜드를 지나고 태안의 해수욕장을 지나 도로를 내처 달리면서 여러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서해안 투어를 하는 것 같아 재미있었습니다. 다음에 조카들과 함께 이 길을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덧 뉘엿뉘엿 해가 지더군요. 하늘에 퍼지는 붉은 노을빛을 보며 다들 탄성을 질렀답니다. 석양이 멋지기도 했고, 하늘에서 내려와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는 태양을 보니, 마치 해가 저희를 따라 오며 하루를 마감하는 것 같았어요.
어느 덧 태안의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주변이 어둑어둑했어요. 동치미와 함께 먹은 김치 닭볶음탕은 맛있었어요. 약간 느끼한 닭고기의 맛을 묵은 김치가 개운하게 잡아주더군요. 다른 친구들도 김치 닭볶음탕은 처음 먹어보는데 맛이 깔끔하다고, 다들 집에서 한 번 김치닭볶음탕에 도전해 보리라...고 해서 한바탕 웃었답니다.
서울에 올라오기 오기 밖에 나온 순간, 저도 모르게 우와~ 하고 탄성이 나왔어요. “별이다, 별.” 옆에 있던 친구도 발을 멈추었어요. 태안을 떠나려는 저희의 눈에 띈 것은 하늘에서 총총총 빛나는 별들이었어요. “얘들아, 나 별 진짜 오랜만에 봐.” “얘, 지금 6시 45분이야.” “이 시간에도 별이 뜨나?” “여기가 불빛이 없는 시골이라 별이 보이나봐. 너무 멋있다.”
한밤에도 별을 보기 힘든 도시에서 사는 저희들은 너무 좋아서, 가게 마당에서 한참 동안 별을 감상했답니다. 하늘의 별이 가슴에 총총총 내려앉는 것 같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별도 그립고, 맛있는 음식들도 생각나고... 그렇게 많은 것을 보았는데 9시 전에 집에 도착하고... 조만간 다시 홍성 태안으로 낭만여행을 떠날 것 같아요. 이처럼 알차고 낭만적인 하루 나들이는 별로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