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배운 박목월의 시 기억나시죠?
강(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길은 외줄기 남도(南道) 삼백 리(三百里) /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미더유 인증식당 취재를 하다가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번화한 도심이 아닌 아주아주 한적한 시골 마을 저만치, 집 앞마당엔 예쁜 꽃밭이 있고, 집은 식당 모양새가 아닌 보통의 민가이고, 집 안에서는 콩 익는 구수함이 배어 나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던 나그네가 발길을 멈추고야 말것만 같은 그런 집.
 
오늘 소개할 미더유 식당은 금년도에 인증받은 서천 다정다반입니다.
 

서천군 종천면 희리산 자락 아래 소박하게 자리잡은 다정다반은 약초를 달인 물로 지은 밥과 생청국장, 제철을 알리는 풍성한 나물로 차려 낸 자연밥상이 자랑입니다.
 
다정다반은 원래 미더유 인증식당이 되기 전 2013년도에 농촌진흥정으로부터 인증받은 농가맛집이었다고 합니다. 이미 음식솜씨가 알려진것이죠.
 

“저희는 음식을 팔지 않습니다. 손님들에게 건강을 드린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어요. 희리산 자락 아래 청정 농지에서 생산한 농산물로 만든 장류, 그리고 다원에서 나온 차의 원재료를 바탕으로 만든 발효액 등을 이용해서 음식을 만듭니다. 항상 내가족의 밥상을 차려 낸다는 마음과 정성, 그리고 깔끔함을 최우선으로 해서 늘 자연밥상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합니다.”
 
귀농하신 사장님 내외분, 식당 안주인이신 박영예 대표님의 음식철학입니다.
원래는 녹차밭을 운영하시던 찻집이었는데 이것을 식당으로 전환했고, 그 음식솜씨가 워낙 뛰어나 금세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몰려 들면서 농진청 농가맛집 인증과 함께 충청남도의 미더유 인증까지 꿰찬 것이지요.
 
식당 이름 ‘다정다반(多情茶飯)’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벌써 건강식을 떠오르게 하지 않나요? 차와 식사의 절묘한 만남을 바탕으로 식당 근처에서 나는 모든 산야초와 농산물을 활용해‘희리산 콩부인 자연밥상’과‘계절밥상’‘자연큰상’등의 상차림을 만들어 냅니다.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직접 담근 천연발효액과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으로 맛을 낸 표고버섯강정, 장아찌, 도토리묵 잡채, 모듬전과 박대구이, 제철나물과 생청국장 김쌈에 오가피 등 약초 다린 물로 지은 밥을 올린답니다.
 
지금부터 상차림을 보겠습니다.
 

이 상차림은 2인이 드실수 있는 희리산 콩부인 자연밥상입니다.
 

표고버섯 강정입니다. 반짝이는 윤기, 당장 젓가락으로 하나 콕 집어 먹고 싶죠? 표고버섯의 항암효과와 맛까지 어우러진 아주 때깔 나는 반찬이랍니다.
 

깻잎, 호박잎, 시래기 나물무침입니다.
영양가라고 하면 굳이 설명이 필요치 않은 우리의 토종 식재료들인데 그중 특히 이 오른쪽의 시래기 말입니다. 비타민의 제왕이죠. 비타민 A, C, B1, B2,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답니다.
 

이녀석, 박대구이 조림입니다. 박대가 뭔지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서천 바닷가에서는 많이 나는 생선인데 이렇게 말려서 구이를 하면 참 맛있습니다.
 

양상추와 방울토마토에 매실발효액으로 간을 맞춘 샐러드. 건강이 좔좔 넘쳐납니다.
 

도토리묵. 작지만 정갈하고 깔끔합니다. 데코레이션까지도요.
 

이 작은 크기의 반찬, 바로 청국장입니다. 청국장 찌개나 국이 아닌 그냥 발효 청국장이죠. 청국장이 우리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 관심 있는 분들은 다 알죠, 일본인 장수마을에서는 발효청국장인‘낫또’라는 이름의 이것을 매일 한스푼씩 먹는다고 합니다.
우린 그런 번거로움을 피하려고 가루나 환으로 만들어 먹기도 하죠.
 

쇠고기 너비아니입니다. 발효액에 재운 쇠고기를 양념해서 구워냈다 합니다.
방금 막 만들어 낸 것이어서 윤기가 흘러 넘칩니다.
 

감자와 다시마를 튀겨 낸 것입니다.‘바삭바삭’ 맛이 일품입니다.

가운데는 매실장아찌이고 왼쪽이 삭힌 고추, 오른쪽은 양념을 목욕한 묵은지 김치입니다. 콩밥에 얹어 먹으면 식감이‘아삭아삭’... 그만인 반찬입니다.

맛이 아주 깔끔한 고추김치입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해물된장뚝배기찌개입니다. 보이는 것처럼 게, 새우, 조개, 두부, 콩, 늙은호박 등 맛있고 영양가 넘치는 식재료는 다 들어간 명품 찌개입니다.
뜨거운 찌개를 먹으면서 “어, 시원하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는 찌개죠.

아직 식탁에 올라오지 않은 콩밥 역시 서천 브랜드 쌀인 서래야 쌀에 약초물을 넣어 지어낸다고 합니다.
 

식당 안팎을 둘러보니 상장도 있고, 다정다반을 소개하는 예쁜 간판, 그리고 우리 충청남도와 농촌진흥청에서 기술지원을 해주고 있음을 알리는 안내문까지 깔끔하게 만들어져 걸려 있습니다.
 

마당에서 자라는 여주가 싱그럽게 햇빛을 받고 있네요.
 
서천에 가시면 이곳 다정다반에 꼭 한번 들러 보고 음식맛을 봐주세요. 진정 제대로 밥 한그릇 드셨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예약 : 041-953-9705
주소 : 충남 서천군 종천면 산천리 538번지 (신주소 : 종천면 산천길 106번길 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