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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정월 장(醬)' 담그기, ‘봄기운 가득’

'옛말에 장 맛보고 딸 준다' 는 속담

2014.02.28(금) 22:15:56 | 자유새 (이메일주소:noblesse0550@hanmail.net
               	noblesse0550@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정월 장(醬)' 담그기,  '봄기운 가득'

장독대의 우두머리는 단연 간장독.
그 간장독에 간장을 담그는 일은 여인들에게는 가장 크고 소중한 일이었다.
예부터 '장 맛 보고 딸 준다'는 속담도 있고 '아기 서고 담근 장으로 그 아기 혼인 때 국수를 만다' 는 말도 있다.

이러한 장맛은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안주인만 바뀔 뿐 대대로 이어져 가문의 손맛을 이어가게 하였다.
그래서 집집마다 대를 물려서 먹는 장맛은 그 집안의 살림 솜씨를 재는 기준이기도 하여 아낙들은 장을 담글 때 정성을 다하였다.

지난 28일은 정월 마지막 말날이었다.
빠른 집은 정월 첫 말날(일간이 갑오, 병오 등인 날)에 장을 담기도 했지만, 이 날이 손 없는 길일 마지막 날로 서산시 수석동 김기숙 씨의 손길이 바빴다.

정월장담그기봄기운가득 1



장독은 한여름에 구워낸 걸로 옹기장수의 나이가 홀수일 때 사 놓은 항아리를 쓴다. 이때 길게 잘라낸 한지에 불을 붙여 잘 씻어 말려 둔 항아리 속에 집어넣는다. 불기운을 대어 잡균을 없애기 위해서다.

다음 장독에 잘 씻은 메주와 소금물을 붓고 나면 숯과 붉은 고추와 참깨를 넣는다. 숯은 잡균을 멀리하게 하고, 고추는 색깔이 진하게 우러나고 매운맛을 내 달라고, 참깨는 고소한 맛을 내달라는 바람을 담고 있다.(이 때 단맛을 내기 위해 대추를 넣는 경우도 있다)

정월장담그기봄기운가득 2


그리고 마지막 가장 중요한 의식이 남았다.
왼쪽으로 꼬은 새끼줄에 숯과 빨간 고추를 엮어 장독의 목에 금줄을 두르고 한지로 본을 뜬 버선발을 장독 옆면에 거꾸로 붙힌다.
잡귀나 부정을 타지 말라는 미신이라 하지만 벌레의 접근이나 습한 기운을 막는 효과가 있다하니 조상들의 지혜가 대단하다.

장을 담근 뒤 40~50일이 되면 드디어 맑은 장물을 떠서 달여 간장을 만든다고 한다.

“광에서 인심 나고 장독에서 맛난다”는 속담처럼, 장맛을 잃으면 식구들이 밥맛을 잃을 것이요 밥맛을 잃으면 건강을 해칠 것이니, “되는 집안은 장맛도 달 것”이요, “집안이 망하려면 장맛부터 변한다”는 게 다 허투루 생긴 말이 아닐 성싶다.

새벽이면 뚜껑을 열어 새벽공기와 아침볕을 쪼이고, 저녁이면 밤이슬을 단속하고 언제나 장독을 깨끗이 닦아 잡균이 들지 않도록 정성으로 돌본다.
 

정월장담그기봄기운가득 3

정성으로 담그는 ‘정월 장(醬).’
봄기운 가득 담아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는 장으로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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