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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시골집에는 봄햇살에 깨어나는 생명들이 있어요

2013.04.15(월) 18:08:23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1

 
눈부신 햇살이 아침을 깨우는 시골집에는 봄이 성큼 다가왔어요.
군자매화가 햇볕에 하얀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네요.
시골 아즘은 아침저녁으로 저 대지 위로 올라오는 풀들을 호미로 일일이 뽑아 줍니다.
 
요즘은 저녁 이슬과 아침 햇살로 어린 싹들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기 때문에
유기농 채소를 기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풀을 뽑아 주지 않으면 저 텃밭은 곧 풀밭으로
점령됩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2

이른 봄에 입맛을 돋우던 냉이가 하얀 꽃을 피웁니다. 처음에는 잡초인 줄 알고 죄다 뽑아 버렸는데요.
시골집을 방문한 어머님께서 내년의 냉이를 위해 이 꽃들을 그냥 두라고 하셨어요.
냉이 꽃이 지고 나면 파란 씨앗들이 무수히 달려서 땅에 떨어지고 내년 봄에 작고 귀여운 냉이들이 돋아납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3

 
복숭아나무 둘레에 겨우내 발효가 잘된 소 거름 한 양동이를 갖다 부어 줍니다.
나무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람처럼 영양분이 필요한데요.
사람은 음식을 먹지만 나무는 완숙된 퇴비를 먹지요.
 
작년 가을에 저희 동네 영한이 아재가 경운기로 실어다 준 소똥과 짚을 감나무 옆에 모아두고 비닐을 덮어서 썩혔어요.
짚과 왕겨, 소똥이 혼합되어 잘 발효된 소 거름은 냄새가 거의 없답니다.
 
호미와 양동이를 가지고 텃밭을 돌아다니며 돋아나는 연한 풀들을 뿌리째 뽑아서 토끼와 닭들에게 줍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4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시금치가 봄 햇살에 파랗게 돋아나고 부추도 땅속에서 뿌리를 감추고 있다가 이렇게 잎사귀를 키워 갑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5
 
딸기도 겨울을 이기고 스스로 햇살 아래 일어서고, 이름 모를 풀 한 포기도 돌 틈에서 생명을 키워가는 경이로움에
사람은 자연 앞에 겸허해집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6

 
돌 틈을 비집고 살아나는 보라색 제비꽃을 보세요. 작은 생명이라도 봄기운에 되살아납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이렇게 작은 생명을 깨우는 모습을 보면,
이 세상을 살릴 방법은 햇살처럼 따스한 사랑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뜰 안에 남아있는 저 통나무도 자기 몸을 바쳐 겨울을 따뜻하게 해준 고마운 자연의 재료들 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이렇게 자연의 보살핌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사람 또한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7
 
촌 아즘이 텃밭에서 토끼에게 줄 풀을 뜯으면 방실이는 졸졸 따라 다니며 놀자고 무릎에 오렬려고 합니다.
금순이는 자식 사랑이 얼마나 극진한지 자기 입안에 든 먹을것도 뱉아 준답니다.
방실이를 사람이 뭐라고 하면 금순이는 덧니가 보일정도록 서러워하며 실룩거려요.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8

  
봄에는 생명의 계절이기에 암닭들도 요즘 알품기 경쟁을 합니다. 먹이를 가져가도 여느때처럼 달려 오지도 않고 암닭은 알둥지안에 들어 앉아서 깃털로 20일동안 알을 따뜻하게 품습니다.
암탉이 매일 알을 낳아 알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암닭이 품을수 있는 수량 만큼만 빨간 펜으로 표시를 하고 그렇지 않은 알은 꺼내옵니다.
 
암닭은 하루종일 알을 품으며 나오지를 않으니까 수닭이 저렇게 암닭 깃털을 쪼아서 죄다 뽑혀도 암닭은 생명을 탄생 시키기 위해서 아픔을 견딥니다.
 
사람이 먹이를 가져가도 꿈쩍도 않는 암닭이 안스러워 둥지에서 몰아내어 먹이를 먹게 하는데요. 암탉은 몇번 콕콕 찍어 먹다가 수닭의 사랑놀이 요구에 피하여 다시 둥지 안으로 들어가 알을 품습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9

 
짚으로 덮어놓은 항아리 속에는 여섯마리 아기토끼들이 자라고 있어요.
자기덩치보다 큰 사람이 다가가는 것이 무서운지 항아리 속에서 나올 생각을 않네요.
카메라 렌즈를 항아리 속으로 넣어서 아기토끼를 촬영하는데 토끼들이 갑작스런 물체에 놀랬는지 토끼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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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납기로 소문난 장닭과 토끼가 다정하게 먹이를 함께 먹어요.
갈색 토끼도 여섯 마리 아기토끼들에게 매일 젖 먹인다고 갈비뼈가 보일 정도록 말라서 안쓰럽네요. 원래는 닭사료는 토끼가 못 먹게 하고 풀만 주는데요.
아기 키운다고 마른 엄마 토끼도 닭 사료를 먹게 했습니다.
 

시골집에는봄햇살에깨어나는생명들이있어요 11

 
봄 햇살에 매화가 피어나고 마늘 싹이 자라는 시골집에는 어미 토끼가 자기 목털을 뽑아서 아기를 포근하게 키우고, 하얀 암탉이 병아리의 생명을 깨우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아름다운 풍경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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