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준비를 하다가 대파를 뽑으러 시골집 앞 텃밭에 갔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시골살이의 좋은 점은 매 식사때마다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가 있다. 대파를 즉석에서 뽑아 껍질을 벗겨 송송 썰면 투명한 진액이 흐른다.
딸기밭은 내년 봄에 따스한 햇볕이 빛날 때 빨간 딸기가 고개를 내밀고 반길 것이다. 딸기는 줄기로 번식하기 때문에 봄에 거름 주고 풀만 뽑아 주면 해마다 상큼한 딸기를 제공한다.
밤새 내린 된서리에 국화가 꽃잎를 떨구고 강아지가 시골아낙이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닌다.
여름내 앵두나무를 칭칭 감고 푸른 잎사귀를 자랑하던 넝쿨콩이 잎을 다 떨구고 제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을 상추는 윤기나고 부드러운 맛으로 미각을 사로잡는다. 즉석에서 뽑아다가 먹는 맛은 마치 바닷가의 싱싱한 회를 연상하게 한다. 상추는 일년 중 봄가을에 두 번 씨앗을 뿌려서 노지 상추를 먹을 수가 있다.
배추가 한참 속이 차오르며 겨울 김장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닭들이 새로 깔아준 마른 짚 위에서 놀다가 주인이 가져다 주는 모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먹는다. 토끼들도 달려와서 먹으려고 하는데 못먹게 하고 대신 고구마 넝쿨과 채소를 준다.
항아리 지푸라기 속에서는 아기토끼들이 자라고,
윤기 잘잘 흐르는 닭들이 사이좋게 아침 모이를 먹고있다.
기다란 대나무 감 쪽대가 나뭇가지에 기대어 쉬고 있는 아침,
감나무 가지 끝에 감 하나가 대롱 매달려서 까치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활짝 웃어주던 해바라기가 씨앗을 맺고 고개를 숙이는 아침에 시골집 촌아낙은 안개 낀 아침풍경에 취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다가 마침 아침출근하는 아가씨를 보고 화들짝 놀라서 서둘러 준비하고 직장으로 달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