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고요가 이는 파란 하늘을 보며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선다.
이렇게 가끔 시골 동네 한바퀴 돌아보는 습관은 일상생활의 즐거움 중의 하나다. 창으로 찌르면 금방이라도 푸른 물이 주르륵 흘러내릴것 같은 맑은 하늘아래 저멀리는 트랙터로 김장준비를 위한 밭갈이로 분주하다.
어느 시골집 외양간 처마밑에는 호박이 힘겹게 메달려 늙어가고 있고,
한달후 추석이면 입을 탁 벌리고 알밤을 토해낼 밤송이들이 햇빛 속에서 씩씩하게 자란다.
농가에서는 벌써 땅콩을 수확해서 햇빛 아래 말리고 있다.
유난히 꽃을 잘 기르는 할머니 댁에서는 작년에 나눔한 닥풀꽃 씨앗이 자라서 주먹만한 꽃이 환하게 피고 있다.
어느 집은 녹두를 수확하여 햇빛에 말리고 있다. 올 추석에는 가족들이 둘러앉아 녹두전을 부쳐 먹으며 보낼 것이다.
작은 수수알 하나가 자라서 수백개의 알을 맺고 있는 수수의 위대함 앞에 절로 따라 고개가 숙여지는 하루.
반짝반짝 햇빛에 빛나는 어느 농가의 풍성한 고추가 있는 여름이다.
하늘 높은줄 모르고 키가 자란 수수의 얼굴을 보기 위하여 하늘을 쳐다 본다.
갑자기 숨이 가빠서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 하셨다는
구순의 어르신 집앞을 지나는데,
어르신이 농사 지으러 타고 다니는 자전거가 보여서 반갑다.
어르신께 인사하러 잠깐 들렸더니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참깨를 마당에서 말리고 있다. 농촌에 살고 있는 노인들은 오늘도 땀흘려 농사지은 농산물을 수확해 도시의 자녀들에게 나눠준다.
참깨, 고추, 땅콩을 손질하여 마당에 말리고 있는 농가의 칠순, 팔순, 구순의 어르신들이 농촌을 지키고 있는 모습에서 아직도 농촌은 살아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