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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구순의 어르신이? 노부부의 건강한 전원일기

예산 신암면 계촌리 이광호씨 부부를 만나다

2012.08.21(화) 13:18:23 | 도희 (이메일주소:ass1379@hanmail.net
               	ass1379@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구순의어르신이노부부의건강한전원일기 1

 

충남 예산군 신암면 계촌리에는 아흔의 나이가 무색하게 여겨질만큼 건강하게 농사를 짓고 알콩달콩 사는 노부부가 있다. 올해 아흔의 이광호씨와 여든 여섯살의 부인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5일 아침에 이 분들을 만나러 밭에 갔더니 마침  밭일을 끝내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참이었다.


너무 반가워서 "아이고 어르신 마침 계셨네요" 하며 어르신 밭에 심어 놓은 농작물을 둘러 보았다.

 

 

구순의어르신이노부부의건강한전원일기 2

 

이씨는 어릴때부터 이 동네에서 자라며 부지런히 농사일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알뜰하게 살림을 살아서 이곳에 넓은 토지를 장만 하셨는데 맏형이라 아랫 동생들에게 이곳 땅의 일부를 나누어 주며 농사짓고 살게 했다고 한다. "저 끝까지가 다 젊은날 벌어서 산땅"이라고 손끝으로 가리키는데 지금은 여러 형제들의 소유로 되어 있다고 한다.

 

 

구순의어르신이노부부의건강한전원일기 3

 

이 곳을 누가 90살 노인이 농사지었다고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넓은 밭에는 땅콩이 자라고 고랑 끝이 잘 안보일 정도록 긴 고추밭에서는 빨간 고추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어르신은 90의 나이가 무색 할정도록 집에서 십분거리인 이곳 밭에서 아침 저녁으로 일을 하며 살아왔다. 가끔은 부인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 농사 지으러 다니는 모습도 눈에 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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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댁을 찾아간 날은 마침 부인이 키질을 하고 있었다. 녹두를 의 검불을 날리고 계셨는데 바깥어른 만큼 건강하다. 사진을 찍겠다고 하자 부끄러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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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이 쪽파 씨앗을 수확하여 외양간 처마밑에 매달아 놓았는데 손매무새가 야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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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 한 귀퉁이에 얼기설기 나무로 만들어 놓은 곳은 돼지를 키우던 곳인데 지금은 닭 두마리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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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들어서자 구옥의 흙집 천장에 매달아 놓은 실한 마늘이 눈에 띈다. 올해 가물어서 남들은 마늘이 작고 수확이 적다는데 알찬 마늘을 보니 90살 노인의 70년 넘는 농사의 경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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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어릴때부터 이곳에서 자랐고, 6.25 전쟁후에 이 집을 재건축하여 부부가 농사를 짓고 살았다. 슬하의 오남매는 모두 출가해서 도시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방충망이 없는 대청 마루에서 어르신이 연신 파리채로 잡는데 "방충망을 하면 파리 안잡아도 되는데요"하고 권하자 "파리라도 잡아야 덜 심심하다"고 부인이 익살스런 맞장구를 친다.

 

생활의 불편함도 낙천적으로 감수하고 사는 모습을 엿볼수 있다. 텃밭에서 수확했다는 노란 참외를 냉장고에서 한쟁반 담아 주며 먹으라고 손수 깎아주는 분들을 보니, 마치 고향집 부모님을 뵌듯하다.

 

오래사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음식을 적게 먹고 삼십번 정도 씹어서 느리게 먹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잔치 집에 가서 남들과 함게 먹을 때가 제일 어렵다고 한다.


그리고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은 조금 하는데 평생 술에 취한적은 두번 밖에 안된다고 한다.

 

어르신과 대화를 통해 평소에 부지런하고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어 자기관리를 잘하고 살아온 분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활에 과욕을 부리지 않고, 자신이 번돈으로 산 땅을 형제들에게 나누어줄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절제하는 자기 생활습관이  노후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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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하는 중에 어디서 전화 벨 소리가 나더니 어르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서 받는다. " 전화 잘못 걸었어요. 여기 9367이 아니요. 9368에요."

어르신 낡은 핸드폰의 글씨 크기때문에 깜짝 놀랐다. 효도폰이 아닌 작은 글씨의 자판. 아직도 작은 글씨를 돋보기 없이 읽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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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수돗가에는 어르신의 손길이  닿은 청포도가 익어가고 있다. 


마당에는 아기 고양이 한마리가 있다. 필자가 목마른 아기 고양이에게 수돗가 물을 떠 주었더니 바가지에 담긴 물을 한참 먹는다. 도둑고양이가 낳고 돌보지 않는 새끼를 어르신이 데려다 돌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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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고양이 목마른지 어떻게 알고 물을 주니까 에구 잘먹네,  아주머니 고맙지?" 86살 노인이 하는 말이 모두 듣기에 예쁜 말만 한다.


"고운 마음의 색시와 오래 살아서 아저씨 장수 하는것 같아요"

 

부인 칭찬에 어르신은 "우리는 65년동안 함게 살아온 부부야. 우리만큼 함게 오래 살아온 부부가 귀하지?"라며 화답한다.

 

"어르신 10년후 백세잔치때는 제가 꼭 선물 가지고 올께요. 오래 사세요" 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오는 길에 인생의 큰 스승을 만나고 오는 것처럼 흐믓했다. 자연 속에서 무욕의 삶을 살아오신 두분을 바라보며 큰 감동을 받은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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