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사는이야기

말벌 독침을 한방 쏘였다가 죽는줄 알았습니다

무더위속 산란중인 독 잔뜩 올라…벌집 제거 119신고를

2012.07.24(화) 09:41:20 | 계룡도령춘월 (이메일주소:mhdc@tistory.com
               	mhdc@tistory.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요즘 무더위속에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나친 가뭄과 무더위로 벌들의 번식이 앞당겨져서 그렇다고 하는데 들이나 산에서 만나게 되는 말벌이나 땅벌은 여간 위험한 것이 아닙니다.

 

며칠전 계룡도령이 말벌에 쏘여 죽을 고생을 했습니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지금 한창 산란해서 애벌레를 키우는 말벌은 독이 잔뜩 올라있습니다. 절대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세요.

 

서까래의 벌어진 흙 사이에 집을 지어 드나드는 말벌

▲ 서까래의 벌어진 흙 사이에 집을 지어 드나드는 말벌

 

계룡도령이 사는 공주시 계룡면 월암리의 낡은 토굴 흙처마에 어느날부터 말벌이 집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오래되어 떨어져 나가고 벌어진 서까래의 흙 사이에 지은 집인데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한 두마리의 말벌이 윙윙거리며 날아 다니는 정도라 예사롭게 생각하고 생활해 왔습니다.

 

며칠전 늦은 아침을 차리려고 정지간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머리 정수리가 따금합니다.


순간 털어내고 보니 바닥에 말벌이 한마리 떨어졌다가 날아 오릅니다.

 

바닥에 떨어진 말벌의 모습

▲바닥에 떨어진 말벌의 모습

 

순간 둔중한 아픔이 전신을 가로질렀지만 다행히 말벌들의 단체전 성격의 2차 공격이 없어서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자리를 옮기며 한방 정도야... 하며 좀 붓다가 말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10여분이 지나고 갑자기 머리 끝에서 발가락 끝까지 가렵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온 몸이 붓기 시작하며 붉은 색의 작은 혹들이 돋아 납니다.  온 몸으로 뜨거운 열기가 퍼지구요.

 

순간 찬물이라도 좀 뒤집어 쓰면서 열을 식히면 진정이 되겠거니하고는 샤워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움직일 때마다 하늘이 흔들거리고 노랗게 색이 바래며 호흡곤란이 일어납니다. 그래도 이 정도야 하며 옷을 벗고 물을 틀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서 있을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방에서 누워있는 것이 상책이겠거니 하고는 서둘러 몸의 물기를 닦으려고 수건을 들고 몸을 닦다가 정신이 들면 바닥에 쓰러져 있고, 또 다시 몸에 묻은 흙은 씻어내고 닦다가 쓰러지길 몇차례...

 

도저히 이래서는 않되겠다 싶어 닦기를 포기하고 젖은 몸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쓰러졌습니다. 오락 가락하는 정신 줄 잡느라 한참, 방광부터 온 장기가 다 아프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에도 몸은 버블맨처럼 두툴두툴하게 점점 더 붓고, 그러다 오후 5시 30분경 겨우 몸을 뒤척일 정도로 정신과 몸이 안정됩니다. 몸의 두드러기 같은 작은 혹들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하구요.

 

벌침에 쏘이는 순간 왜 119를 부를 생각조차 못하고 쓰러져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갑작스런 일이라 당황해서였을 것 같습니다.

 

다음날 아침, 말벌의 독침에 쏘인 후의 고통은 이미 지나간 것이니 지구상 최고의 항생제로 보신을 했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119에 말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해 줄 수 있는지를 부탁 했습니다.  

 

긴급 출동한 공주소방서 계룡지소 소방대

▲긴급 출동한 공주소방서 계룡지소 소방대

 

9시 40분경 드디어 공주소방서 계룡지소의 요원이 도착했습니다.

 

별다른 장비도 없이 도착한 119대원이 흙과 나무 틈 사이에 만들어진 말벌집을 향해 스프레이 해충퇴치제를 열심히 분사합니다.

 

말벌집을 향해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119 소방대원

▲말벌집을 향해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119 소방대원


계룡도령과 둘이서 번갈아가며 스프레이 2통 가량을 분사했는데도 말벌은 끊임없이 날아 들고 또 날아 나갑니다. 더러는 약에 취한 것인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말벌의 집을 걷어 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스프레이에만 의존해 퇴치를 하는 중이라 몇마리의 말벌들만 약에 취해 바닥에 떨어지는 것외에는 별다른 진전도 없고 그냥 두어서는 안될 듯하여 황토로 말벌집을 막아 버리기로 했습니다.

 

황토를 개서 벌집을 막던 중 곁에서 스프레이로 엄호를 하던 소방관의 엄호가 좀 부실 했던지 아니면 약에 취한 말벌 한마리가 정신이 없어서인지 집에서 나오다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흙으로 집을 막는 작업을 하고 있는 계룡도령의 어깨에 내려앉아버렸습니다. 황급히 털어내려는 순간 한방 쏘아버립니다.

 

오른쪽 어깨 쇄골부위를 말벌에 쏘인 흔적

▲오른쪽 어깨 쇄골부위를 말벌에 쏘인 흔적

 

한방 더 쏘이고 났더니 온몸이 가렵기 시작하지만 어제의 첫 독침 맞은 후와는 달리 증상이 좀 가볍습니다. 그래도 얼굴과 목 주변이 심하게 가려워지면서 우둘투둘 부풀어 오릅니다. 등짝도 장난은 아닙니다.

 

등에 돋기 시작하는 돌기

▲등에 돋기 시작하는 돌기

 

하지만 어제처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버블맨이 되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면역력이 생겨서 그런지 아니면 독침을 맞은 자리가 달라서 그런지 참을만 합니다.

 

그런데 흙으로 다 막았는데도 계속해서 말벌들이 날아 듭니다. 저녁 늦은 시간인데도 말벌들에게는 GPS가 달린 듯 끝없이 날아왔다 날아나갑니다. 

 

집이 막혔는데도 날아 드는 말벌들

▲집이 막혔는데도 날아 드는 말벌들

 

계룡도령과 어우러지지 못해 집을 막아버려 말벌들에게 미안한 노릇입니다만 어쩌겠습니까. 계룡도령이야 체력이 웬만하고 저항력도 높아서, 그리고 벌독 알레르기가 없어서 이정도이지 자칫 체력이 약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다면 목숨도 위태롭다고합니다.

 

말벌이나 땅벌로부터 공격을 받지 않으려면 산이나 들로 나가지 말아야하겠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외출 시 노란색, 흰색 등 밝은 색 옷과 보푸라기나 털이 많은 재질의 옷은 절대 피하고 향수, 스프레이, 화장등 강한 냄새를 유발하는 물질도 사용하지 말아야합니다.

 

만약 벌떼의 공격을 받았을 때는 20∼30m 떨어진 곳으로 도망쳐 주변보다 낮고 그늘진 곳에서 엎드려 자세를 낮춰야 합니다.

 

벌을 쫓으려고 옷이나 수건 등을 흔들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은 벌떼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합니다.

 

특히 벌독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1시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50%가 넘기 때문에 반드시 해독제와 지혈대 등을 상시 준비해 두어야합니다.

 

이밖에 말벌이나 땅벌의 독은 알칼리성이라 식초나 레몬주스를 발라 응급조치를 하고 119에 신고한 뒤 허리끈이나 꽉 조이는 옷 등은 풀어서 그늘 진 곳으로 옮겨야 합니다.

 

벌집은 절대 개인이 제거하려하지말고 반드시 119를 불러서 처리하여야합니다.

 

그나저나 꿀벌의 독이 화농성 종기를 비롯하여 신경통, 류마치스 등 현대의학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는 사실과 말벌독량은 일반 꿀벌독량의 20배에 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항생제라는 생각에 참고 견뎠지만[사실은 119에 전화할 생각을 못했습니다만] 골병이 든 것은 아닌지 좀 더 두고봐야하겠습니다.

 

말벌에 쏘이면 고통이 엄청납니다. 여러분 말벌 조심하세요!

 

계룡도령춘월님의 다른 기사 보기

[계룡도령춘월님의 SNS]
  •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mhdcom
  • 트위터 : http://twitter.com/aspire2k
  • 미투 : http://me2day.net/mhdc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