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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새록새록 정이 쌓여가는 설 명절

2012.01.23(월) | 유 희 (이메일주소:eyu07@hanmail.net
               	eyu0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랑은 동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배어나오기 때문에 이런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가는 사람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것, 이런 마음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생일, 추석 등 다양한 기념일 중에서 가장 인지상정이 배어있는 것이 설 명절이라 생각합니다.

해가 바뀌어 어느 때보다 희망과 의욕이 충만한 시간이기도 하고, 세배 등 새해 인사를 통해 덕담을 나누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족은 올해 설 명절에는 설 전날 주말에 모였습니다. 모처럼 가족이 모두 모여 시끌벅적했습니다. 어머니는 모처럼의 그 부산함이 흐뭇하신 지 연신 미소가 떠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형부가 도착했습니다.

  새록새록정이쌓여가는설명절 1  
 
사돈 어르신의 호출에 본가에 들렀다 온 형부의 손에는 정갈한 보자기가 들려있었습니다. 한과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위해 사돈 어르신은 매년 다식, 강정 등의 한과를 보내주셨습니다. 다른 때와 달리 먼저 모인 올해에는 그 선물을 들려 보내기 위해, 먼저 형부를 호출하신 것이었습니다.

보자기가 풀러지는 동안 반짝반짝 눈을 빛내던 조카들은 그 속에 담긴 다양한 한과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어머니를 비롯해 모두들 좋아하는 모습에, 형부도 미소를 지었습니다. 중학생인 첫째 조카가 “할머니께서 먼저 드셔야지요.” 하며 한과 하나를 집어 어머니의 입에 넣어 드렸습니다. “다 컸네.”라는 이모들의 칭찬을 들은 조카는 씨익 웃은 후 동생들과 한과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매년 잊지 않고, 이렇게 한과를 보내주시는 사돈 어르신의 마음이 참 고맙습니다. 받은 것이 있으니, 어머니도 무언가 챙기시고... 가끔은 전화도 하신답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마음이 쌓여가는 가 봅니다.

모처럼 다 같이 모여 기분이 한껏 좋아지신 어머니께서 “목욕탕에 가서 깨끗이 씻고 새해를 맞이하자”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요즘이야 집집마다 샤워 시설이 있어, 자주 씻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해도 목욕탕에 가야만 제대로 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저희 집에서는 목욕탕에 가는 것은 즐거운 이벤트였습니다. 목욕하는 것은 싫었지만, 목욕 후에 어머니께서 사주시던 맛있는 돈가스 때문에 저희 자매들은 “목욕탕에 가자”라는 말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목욕 후 빨개진 두 볼을 한 저희들이 돈가스를 맛있게 먹는 것을 볼 때 행복하셨다고 합니다. 어린 자매들을 목욕시키느라 힘들었던 시간을 잊을 만큼. 특히 설 명절에는 깨끗하게 새해를 맞는 것이 중요하다 여겼기에 당시 목욕하기는 전 부치기에 버금가는 빼놓을 수 없는 연례행사였답니다.

덕분에 모처럼 대가족이 목욕 나들이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그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손주들이 그 나이라고 웃으셨습니다. 온전히 커서 어머니 품을 떠난 자식들이 대견하면서도 아쉬우신가 봅니다. 행복한 추억이 담겨있는 충남 성환에서의 그 시절 이야기를 가끔 하셨는데, 이번 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성환 이야기에 푸욱 빠지셨습니다. 목욕 후 홍조를 띤 모습으로 호호 웃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예전 어머니께서 저희를 보고 느끼셨던 감정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언니와 함께 정성껏 차린 저녁을 먹고, 윷놀이를 시작했습니다. 3판 2선승제. 진 팀은 이긴 팀에게 사랑의 안마 5분하기. 승패와 상관없이 느긋한 어른들과는 달리 조카들은 윷 하나에 환호성과 안타까움이 가득했습니다. 2대 0으로 승패가 갈리자 눈물을 글썽거리는 어린 조카의 모습에 모두 웃었습니다. 이긴 사람들은 나란히 누워 시원하게 안마를 받았고, 처음에는 졌다고 울상을 짓던 조카들도 “안마 참 잘하네. 이젠 다 컸구나” 이모부의 칭찬에 신이 나서 “정말 시원하죠?” 해죽 웃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모두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정말 정이 새록새록 쌓여가는 즐거운 명절입니다. 2012년 올 한 해도 이렇게 서로 아끼는 마음으로 배려하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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