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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변함없는 그 맛, 천안 호두과자

2011.12.05(월) | 유 희 (이메일주소:eyu07@hanmail.net
               	eyu07@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겨울입니다. 차가운 겨울을 포근하게 날 준비를 하러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따뜻한 장갑과 포근한 어그부츠를 사고, 심심할 때 먹을 간식거리를 장만하러 식품 매장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어린 시절에 즐겨 먹던 천안 호두과자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도 어여쁜 분홍 꽃과 어우러진 모습으로 말입니다.  

  변함없는그맛천안호두과자 1  

먹음직스럽게 사기 접시에 담겨 있는 호두과자는 맛깔스럽고, 그 옆의 분홍 꽃은 그 풍미를 더합니다. 이렇게 보니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하는 평범한 국민간식이라 생각했던 호두과자의 품격이 한결 높아진 것 같습니다. 일본 과자, 프랑스 바게트 빵, 에크타르드, 쉬폰 케익 등 식품매장 곳곳을 장식한 다양한 과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여자에게만 옷이 날개가 아닌가 봅니다.

그동안 호두과자는 천안 시내 혹은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만 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터라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뜻밖이었던 만큼 반가웠습니다. 호두과자는 그 맛도 좋지만, 그보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을 오가던 정겨운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흔히 기차 간식의 백미는 삶은 계란과 사이다라고 하지만, 그것은 호두과자의 맛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생각일 것입니다. 어릴 적 장항선 기차를 타고 할아버지 댁에 갈 때마다 기차 안에서 먹곤 했던 호두과자의 맛을 잊을 수 없습니다. 두어 시간 기차를 타 노곤하고, 지루해질 즈음에 판매하는 아저씨의 구수한 목소리와 함께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가 ‘짠’하고 나타나곤 했습니다. “엄마, 호두과자!” “사 주세요. 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사달라고 조르던 자매의 어리광에 어쩔 수 없이 지갑을 꺼내곤 하던 엄마. “이번만이야”라고 엄포를 놓으시는 입가에는 미소가 딸려 있었습니다. 한입에 가득, 혹은 반을 갈라서, 그것이 아쉬우면 4분의 1로 나누어서 등등 알콩달콩 호두과자 먹는 재미에 가는 도중의 지루함을 잠시 잊곤 하던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호두과자의 달콤한 맛에는 오랜만에 할아버지, 할머니, 작은아버지와 사촌들을 본다는 기대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칡뿌리 캐기, 미꾸라지 잡기, 오디 따기, 다슬기 잡기 등 시골에서 즐기는 다양한 체험도요. 먹을 것이 귀한 그 시절에야 그렇다 하겠지만, 어느덧 자라 마카롱, 타르트, 머핀 등 다양한 간식을 접한 후에도 호두과자는 늘 그리운 간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천안으로 출장을 가는 동료에게 호두과자를 사달라고 부탁을 하거나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를 때면 호두과자를 꼭 챙기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주문도 아니고, 서울에서 직접 호두과자를 사서 먹을 수 있다니, 반가웠습니다. 역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천안 호두과자의 맛을 잊지 않고 소비자들이 선택한 것이겠지요. 그것도 강남의 백화점 매장에 자리할 정도로 인기 있는 간식으로 말입니다.

천안 호두과자는 1930년대부터 생산한 천안의 명물로, 80여 년이 넘는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팥을 삶아 껍질을 벗겨 앙금을 만들기 때문에 그 맛이 특히 부드럽고 달콤하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호두과자를 만드는 과정에는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하는 정성과 맛을 더하기 위한 다양한 조리법이 담겨 있어 세월이 흘러도 소비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변함없는그맛천안호두과자 2  

호두과자는 그냥 먹어도 좋지만, 우유나 커피를 함께 곁들이면 그 맛이 더욱 고소하답니다. 탐스러운 꽃 옆에 놓인 커피잔에 향긋한 커피를 부어 호두과자와 먹는다면, 쌀쌀한 이 겨울의 추위도 잠시 잊을 것 같습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호두과자 가격도 적당합니다. 모처럼 호두과자를 먹으며, 가족과 함께 옛날 그 시절의 추억에 젖어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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