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에는 재미있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천리포 수목원, 꽃지 해수욕장, 안면도 송림 등. 그중에 하나가 바로 고남 패총박물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태안은 선사시대부터의 자연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지역이라 합니다. 선사시대, 아득히 먼 과거입니다.

서해의 멋이 가득 담겨 있는 안면도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입니다. 그 안면도에 있는 고남면에서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유물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신석기 시대라니요. 학창시절 시대를 구분하는 유물을 얼마나 외웠던가요. 아득한 그 시절을 떠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얼마 전 중간고사를 준비하던 중학생 조카가 국사 교과서에 밑줄을 치던 그 시대입니다. 교과서에나 나오는 시대의 유물이 태안에서 출토되었다니, 신기합니다. 패총박물관에서는 옛 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태안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선사시대 유물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실

전시실, 영상기획실, 체험학습실, 역사실 등이 있는 본관과 민속생활관으로 꾸며진 별관에는 선사시대부터의 자연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본관 전시실에서는 신석기 시대와 청동기 시대의 생활과 이 시대 사람들이 사용했던 도구들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태안의 패총과 문화재를 생생한 영상으로도 관람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빗살무늬토기 등 선사시대의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다니, 재미있지 않은가요?

태안의 농촌생활과 어촌생활이란 주제로 꾸며진 민속생활관에서는 절기에 따른 농사과정, 세시풍속, 어촌생활상, 풍어제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시실에서는 봄, 여름, 가을 계절별로 사용한 농기구와 다양한 어로 도구 등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물을 손질하는 어부, 부엌아궁이에서 밥을 짓는 쪽진 머리의 아주머니, 소탈한 밥상에 앉아 밥을 먹는 아저씨 등 농민과 어민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도 곁들여 있어 과거 태안에서 살았던 조상의 생활 모습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부엌 아궁이의 풍경을 보니 예전 할머니 댁에서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매캐한 연기에 연신 눈을 비비면서도 할머니 곁을 떠나지 못했던 그 시절을. 오랜만에 본 할머니가 좋았던 이유도 있었지만, 손녀를 위해 할머니가 준비한 아궁이 속의 감자와 고구마가 빨리 익기를 기다리느라 계속 부엌에 머물렀던 추억이.  

▲ 당시 농어촌 생활상을 알 수 있는 그림

소를 몰며 쟁기질을 하는 농민, 갓과 도포를 입고 이를 감독하고 있는 사람, 갯벌에서 조개 밭을 관리하고 있는 어부, 양반님네의 중후한 한옥 등 가옥과 의식주 방식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림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자연과 벗하며 함께 살아갔던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본관과 별관 사이의 정원에서는 투호 등 재미있는 민속놀이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몇 년 전 문화유산답사기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사람들은 현지를 좀 더 알고, 깊이 느끼는 여행을 선호합니다. 패총박물관에 관한 모든 것은 홈페이지(http://museum.taean.go.kr)에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포토갤러리에서는 돌도끼, 몸돌 등 전시유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만날 수 있습니다.

너른 바다와 푸른 숲, 태안 안면도의 명소를 즐겼다면, 패총박물관에 들러 잠시 과거로의 여행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특히 아이들에게는 책 속의 과거를 현재에서 생생하게 만나는 신이 나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분명히, 새로운 재미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