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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한가위, 내 고향 천안 가는 길

2010.09.14(화)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올 추석이 불과 여드레 앞으로 그 모습을 불쑥 내밀었다.
장마 뒤의 고강도 태풍으로 말미암아 과일과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
그래서 올 한가위 차례상 차림 비용은 예년보다 퍽이나 많이 들어갈 성 싶다.
그렇긴 하더라도 태풍피해로 말미암아 커다란 손해를 입어 수확은 커녕 망연자실해 있을 과수와 채소농가의 시름엔 어찌 비할 손가!


이처럼 큰 손해를 입은 농가의 일부 지역에 군 병력이 투입되어 도움의 손길을 펼치는 모습을 그제 방송에서 보자니 그나마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아무튼 이번에 태풍피해를 입은 농가들이 어서 다시 일어나 복구에 힘써 넉넉한 한가위를 맞았음 하는 바람 간절하다.


추석이 있는 지금과 같은 9월을 일컬어 우리말로 ‘열매달’이라고 한다.
이는 오곡백과가 두루 익어가는 가을의 초입에 걸맞게 과일의 가지마다에도 열매를 맺는 달이란 뜻이다.
이같이 ‘열매달’이 명실상부한 추석이 되면 송편 외에도 대추와 감, 그리고 사과와 밤 따위의 풍성한 상차림에 모처럼 모인 가족 모두의 입까지 즐거움을 만끽하게 된다.


내가 어렸을 땐 지금처럼 피자와 통닭 등의 어떤 간식과 주전부리 문화라는 건 애당초 없었다.
그래서 추석 아침의 상차림에서 때어낸 송편과 과일, 그리고 달콤한 사탕 따위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우물거리기 일쑤였다.
당시는 지금처럼 자녀를 둔 아버지가 아닌 철모르는 소년이었는지라 추석이 된다고 해서 타관객지서 귀향하는 번거로움도 없었음은 물론이다.


대신에 평소 절친한 친구 집을 찾아가 녀석을 불러내 함께 어울리며 노느라 바빴다.
이어 주머니에 들어있던 맛난(!) 음식(송편과 밤 따위의)을 같이 나눠먹었음은 물론이다.
평소에도 느끼는 터이지만 음식이라는 건 혼자 먹어선 도통 맛이 없는 법이다.
특히나 저녁에 술이라도 한 잔 곁들일 양이면 혼자서는 당최 방법이 없는 까닭이다.


우리나라 식당의 거개는 갈비도 2인분이 기본이고 삼겹살 또한 혼자 가서는 밉상의 눈길만 잔뜩 받고 쫓겨나기 십상인 때문이다.
여하튼 음식이란 건 각자의 입을 즐겁게 하는 외에도 그 음식을 나누다보면 서로간의 마음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까지 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도 된다.


음식의 맛은 또한 그 추억까지를 함유하고 있는데 그래서 맛의 기억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그 음식과 함께 했던 시절과 그리운 사람들이 덩달아 애드벌룬으로 두둥실 하늘에 뜨기 마련이다.
올 한가위에 다시 찾게 될 내 고향 천안 가는 길, 거기엔 다시금 죽마고우들을 만나 마음을 잇는 길이 함께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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