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국립공원의 야생화 봄의 요정 노루귀 꽃맞이
계룡산에서 만난 2009년의 노루귀 꽃 |
경칩은 우수(雨水) 다음의 절기로, 양력으로는 보통 3월 6일경부터 춘분(春分:3월 21일경) 전까지이다.
음력으로는 이월절(二月節)이다.
태양의 황경은 345°이다.
우수. 춘분. 곡우. 소만. 하지. 대서. 처서. 추분. 상강. 소설. 동지. 대한으로 입춘은 양력으로는 대개 2월 4일 우수는 2월 19일에 든다.
음력이 표현하는 절기가 신비하도록 정확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한문으로 절기 중기의 氣(기)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만물이 기운에 따른다는 것이다.
참개구리 |
날씨가 따뜻해서 초목의 싹이 돋고,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에서 이러한 이름을 붙인 것 같다.
여러 세시기(歲時記)를 보면, 이 시기에 개구리의 알이 몸을 보한다고 하여, 논이나 물이 괸 곳을 찾아가 건져 먹는다고 하였는데, 요즘은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할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
흙일을 하면 일년 내내 탈이 없다고 하여 남정네들이 산 어귀에 나가서 흙을 져다 개어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하고, 이때에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벽을 바른다고 하였다.
빈대가 심한 집에는 물에 재를 타서 그릇에 담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면 빈대가 없어진다는 속설도 전한다.
또한, 보리싹의 성장상태를 보고 1년의 풍흉(豊凶)을 점치기도 하였으며, 단풍나무를 베어 나무에서 나오는 물을 마시면 위병과 성병에 효과가 있다고도 하였다.
이 무렵 대륙에서 남하하는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흔히 천둥이 울리기 때문에 땅속에 있던 개구리·뱀 등이 놀라서 튀어나온다는 설도 있다.
이제 막 꽃망울이 맺힌 노루귀 |
오늘이 그러한 날이다.
그래서 따뜻한 봄기운을 느껴보려고 계룡산국립공원으로 향했다.
혹시?
하는 마음에 노루귀 자생지로 향한 것이다.
개화하는 붉은 노루귀의 아름다운 자태 |
어렵게 몇 개체의 개화 모습을 보았다. 두껍게 쌓인 낙엽 속에서 가녀린 몸을 곧추세우고 한 뼘의 햇빛이라도 더 받으려는 듯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어찌 보면 애처롭기까지 하다.
낙엽 속에 솟은 노루귀 |
봄꽃을 만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저 위에서 내려다 봐서는 키가 작은 봄꽃들을 제대로 찾을 수가 없다.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노루귀 |
몸을 낮추고 고개를 틀어 어슷하게 보아야 겨우 작은 키의 봄꽃들이 보이는 정도니 말이다. 그리고 이즈음 산에서 야생화를 만나려면 가장 먼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
계룡산의 작은 계곡 |
그래야만 겨울잠을 마치고 부지런히 싹이나 꽃을 피우는 봄꽃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산길을 오르는 것도 조심해야 하는데, 위의 사진처럼 계곡이 크던 작던 간에 계곡의 가운데로 걸어야 한다.
왜냐면 계곡 주변의 땅에서 새봄 싹을 틔우려는 생명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 자칫 발길에 밟히기라도 한다면 그 생명은 그해 꽃을 피우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움을 틔우는 노루귀를 보았으니 마음은 벌써 그 자리에 다시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