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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봄 길목에서 만난 계룡산 설경

2010.02.25(목) | 잎싹 (이메일주소:kji206@naver.com
               	kji2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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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학사 입구 벚나무

지난주에 다녀온 계룡산 눈산행이 먼 시간으로 흘러간 듯 봄비가  여름처럼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이 비가 그치면 봄바람의 여린 숨소리가 어느새 우리 곁으로 다가올 것 같다.

지난 15일 겨울의 아쉬움 속에 막바지 내린 눈을 보고 가까운 계룡산 산행을 하였다. 봄이 멀지 않았는데 동학사 입구 벚꽃나무들은 하얀 눈과 대비를 이루며 묵직하게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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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 천정골매표소 입구

이번 산행 역시 내가 계룡산 산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천정골 매표소를 들머리로 해서 삼불봉, 관음봉, 은선폭포를 거쳐 동학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밟기로 했다.  연휴 끝이라 천정골 매표소 입구는 다른 휴일과 달리 조용하고 사각 사각 밟히는 감촉이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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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배재 직전 계단길

나무 가지마다 아름다운 눈꽃이 소복히 내려 하얗게 웃고 있다. 정상에서는 서리꽃을 볼수있을려나 마음이 설레인다. 천정골에서 큰배제까지 올라가는길은 계룡산에서 유일하게 흙길을 밟을수 있는 코스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산길이다.

이곳은 봄이면 천남성 모습을 많이 만날 수 있는 코스이다. 눈을 보며 감탄하면서 봄꽃을 그리워하는 간사한 이기심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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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복히 눈 덮인 남매탑

1시간 남짓 걸으니 어느새 남매탑이다. 남매탑에도 석탑에도 살포시 내린 눈이 마지막 겨울을 아쉬워 하는듯 따스한 햇살에 눈물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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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 오르는 계단길

남매탑에서 삼불봉까지 올라가는 계단길은 제법 힘겨운 길인데 눈이 쌓여 계단의 높낮이는 없어지고 비스듬한 길이 되어 아이젠을 하고 올라가는 발걸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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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에서 만난 작은 새한마리

삼불봉에는 오늘도 작은 새한마리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몇 달전에 올라왔을때도 볼수 있었던 새였는데 아마도 삼불봉 근처에서 기거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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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불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주 능선,  좌측으로 천황봉에서 중간 관음봉 우측 연천봉까지 한눈 에  들어온다.

삼불봉 정상에 서면 관음봉을 지나 계룡산 천황봉까지 한눈에 펼쳐진다. 계룡산 겨울산행을 자주했지만 이렇게 많은 눈을 만난건 처음이다. 나무는 눈꽃으로 변하여 또다른 모습으로 산객을 맞이한다. 봄이 오기 직전에 만나는 설경은 그래서 더더욱 가슴을 설레게 하는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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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오르기 직전 가파른 산길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지 가는 자연 성벽은 그 어느때보다 한적한 산길이다. 정지된듯 움직임이 없는 나무에는 상고대가 피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보통 때는 자연 성벽 난간을 따라 걸을수 있으나 눈길 때문에 안전한 길로 여유있게 걸었다. 관음봉 직전에 만나는 마지막 가파른 길은 만날 때 마다 아찔하다.

뒤돌아본 능선길은 백색으로 펼쳐져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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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에서 바라본 자연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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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 정상석(816m)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지 1.6km, 한시간 가량 걸렸다. 늘 많은 산객들로 관음봉 정상석의 온전한 모습을 담기는 싶지않은데 오늘은 정상석(816m)이 한가하다. 관음봉 정상에 서면 연천봉과 천황봉이 장엄한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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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에서 바라본 계룡산 정상 천황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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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에서 바라본 연천봉

삼불봉에서 은선폭포내려 가는 길은 가파른 너덜지대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한곳이다. 눈이 쌓여 너덜지대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가파른 길에는 눈으로 평평하여 아이젠을 믿고 걷는 걸음이 오히려 어느때보다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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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선폭포

관음봉에서 은선폭포까지 1.1km, 50여분 등줄기에 땀이 날정도로 숨가프게 걸어 내려오니 은선폭포에 다달았다. 은선폭포의 물줄기는 봄 갈증을 느끼는지 물소리를 가날프게 내며 흐르고 있다. 은선폭포에서 물을 보기는 싶지 않다. 다행이 눈이 내려 약한 물줄기나마 볼수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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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개봉

은선폭포에 서면 쌀개봉이 저멀리 올려다 보인다.

쌀개봉은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천황봉에서 오른쪽으로 디딜방아 쌀개의 모습과 닮았다 해서 지어졌다고 한다. 안내 그림을 보면 쌀개는 움푹 파인 곳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위에 얻는 지지대를 말한다. 눈이 내리면 홈에 눈이 쌓여 마치 쌀 한 톨이 올라온 것처럼 생겨서 쌀개봉 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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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에 만난 눈덮인 계곡

은선폭포에서 동학까지 1.7km, 40분 정도 걸리는 완만한 계곡길은 눈이 녹으면서 계곡물소리가 귀를 즐겁게 만든다.

돌아보면 어느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것이 없다. 어느새 사계절을 다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시간이다. 눈 덮인 산길에 만난 계룡산의 속살들은 봄바람이 불면 하얀 모습이 그리워질것 같다.

호젓하면서 운치있었던 하얀풍경은 어느새 내 마음속에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아 충분히 행복했던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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