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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겨울 해도 쉬어가는 마량포구 해넘이

2009.11.18(수) | 잎싹 (이메일주소:kji206@naver.com
               	kji2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여행 중에 하루를 마감하는 것은 역시 일몰을 보는 것이다. 서천 서면 마량리의 마량동백나무숲과 해돋이는 서천8경 중 제1경에 속하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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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수산물특화시장

서천 마량포구 일몰을 보러 가는 길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을 그냥 지나 칠 수 없어 잠시 시장에 들렀다. 온 몸으로 일하는 시장은 활기가 넘치고 볼꺼리가 많아 짭짤한 유혹을 하는 듯 하였다.

내친김에 시장에서 회를 주문해서 2층에 자리 잡고 간단하게 먹었다. 서해바다 인접한 산지에서 먹는 회맛은 감칠맛과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초겨울 짧은 해는 발걸음을 서두르게 하였다. 마량포구가 저만치 보일 때 쯤 비릿한 바람은 이정표 처럼 온몸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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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해양박물관 입구

포구 직전 우측으로 보이는 언덕배기에 서천 해양박물관에 잠시 올라갔다. 해양박물관 옥상에 올라가니 충청도의 전형적인 어촌풍경은 한 폭의 그림이다. 옥상에 위치한 거대한 공룡들은 바다를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당당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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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옥상에서 바라본 어촌풍경

서천해양박물관은 서천군 서면 마량리에서 위치한 서천해양박물관은 세계적인 희귀 어종과 현존 어종등 15만여 점에 달하는 바다 동물을 전시한 서해안 최대의 해양 박물관으로 해양 생태계를 직접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름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한 식인 상어, 길이가 1.2m에 달하는 식인 조개, 성질이 아주 우둔한 개복치, 멸종 위기에 처한 장수 거북을 비롯해 바다 생물에 관한 입체 영화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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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최초성경전래지 기념비

마량포구 초입엔 한국최초성경전래지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1816년 영국 함선 두 척이 마량진 앞에 정박한 후 이곳을 떠나면서 마량진 첨사 조대복에게 성경을 선물로 준 것이 한국 땅에 최초로 성경이 전해진 역사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이곳 마량진은 성경과 관련한 또 다른 기독교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1902년,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가 성경번역을 위해 인천에서 목포로 가던 중 마량진 앞 바다 어청도 부근에서 조난 당해 순직했다. 이를 기념해 마량진 성경전래지 성역화 사업에 아펜젤러 기념관도 함께 지어질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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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량포구에 정박해 있는 배들과 갈매기

일몰전에 도착 할려고 열심히 달려왔는데 마량포구에 들어서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량포구는 서천군에서 바다 쪽으로 꼬리처럼 튀어나온 끄트머리에 위치한 땅끝과 바다가 맞닿는 자그마한 포구로 서천의 끝자락이다. 예전에 이곳은 군사요충지인 마량진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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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드른 홍원항 회센타모습

마량포구는 봄이면 주꾸미 축제, 여름엔 광어 축제, 가을엔 전어 축제로 이름난 곳이다. 게다가 당진 왜목 마을처럼 서해에서 12월 중순부터 60일 동안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해안 도로 일대 어디에서든 그 모습을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붐비는 곳이다.

포구에는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때맞춰 날아다니는 갈매기들이 하염없이 찾아온 방문객을 반기고, 방파제에는 많은 낚시꾼들이 지는 해를 배경으로 느긋한 세월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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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대와 풍력발전기의 이국적인 모습

시원한 마량포구 방파제를 뒤로하고 일몰를 만나기 위해 차를 동백 숲으로 돌렸다. 차로 채 5분이 되지 않는 거리에 있는 서천 화력 발전소 입구를 지나니 바람이 느껴지는 갈대밭과 풍력발전기가 이국적인 모습으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철조망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과 남아있는 햇살을 다 뿜어 내려는듯한 일몰은 발걸음을 바쁘게 만들었다. 입장권을 끊어 화력발전소 철조망과 경계를 이룬 인도를 따라 걸어가니 지난날 동백정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걸려 있어 변화과정을 구경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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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정

동백정은 발전소 뒤편으로 약 30m 언덕위에 위치하고 있다. 동백정을 중심으로 군락을 이룬 동백나무숲은 이제 유명한 명소가 되었다. 50여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것으로 80여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어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약 300년 전, 이 지방의 관리가 꿈에 바다 위에 떠 있는 꽃다발을 보고 바닷가에 가보니 정말 꽃이 있어서 가져와 심었는데, 그 꽃이 동백이었고 현재의 숲을 이루었다고 한다. 그 후 사람들은 해마다 음력 1월에 이곳에 모여 제사를 올리며 고기잡이에 재앙이 없기를 빌기 시작하여 마량리 동백나무 숲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초에 풍어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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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로 꽃은 이른 봄에 피는데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栢), 추백(秋栢), 동백(冬栢)으로 부른다.

잘 다듬어진 동백나무들은 해풍으로 키가 나지막하며 눈높이가 맞아 꽃이 피었으면 장관을 이룰것 같았다. 계절을 잊은 채 늘 푸른 초록을 유지하고 있는 동백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유명하다. 돌아오는 봄에는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꽃들이 뚝뚝 떨어지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보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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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즐거워하는 관광객들 모습

동백정이 바라보이는 계단을 올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동백정 누각은 1965년 옛 한산군 청사에 건물을 옮겨다 놓은것이라 한다. 동백정 누각에 오르니 서해 바다의 붉은 아름다운 모습에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바다위에 작은 섬 오력도는 옛날 어느 장수가 바다를 건너다 신발 한짝이 빠져 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노을에 젖은 작은 섬은 붉은 물결과 어우러져 조용한 낭만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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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섬 오력도 옆으로 떨어지는 일몰

소나무와 동백나무 사이로 일몰의 여운이 비추니 그 그림자는 황홀한 색감으로 일렁인다. 해넘이를 보려고 모여든 사람들은 일제히 다정한 모습으로 바다를 보고 있었다. 열정을 다해 쏟아지는 일몰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습은 많은 감정들이 교차하는 듯 표정들이 진지하면서도 벅찬 모습들이다.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도 아름답게 만든다. 마음의 소란함과 서두름은 어느새 사라지고 기막힌 풍경은 언제나 가슴에 사무치게 남는 것 같다. 오늘의 끝은 또 다른 내일의 시작을 의미한다. 새로운 희망을 품은 듯 말이 없는 바다와 풍경 앞에서 오늘도 마음을 뺏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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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간너머 살포시 보이는 갈대가 일몰의 운치를 더하는것 같다.

전망대 난간에서 해를 잡으니 저절로 문살모양으로 멋진 후레임이 된다. 필터를 챙겨 오지 않아 붉은 빛의 향연을 온전히 담아 내지 못한게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아쉬운 마음은 붉은 그리움으로 또 다시 찾아오게 될 것 같다. 서서히 어둠이 내려 앉는 속도가 몸으로 느껴져 긴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상상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풍경은 여운으로 남아 저멀리 바다를 한참을 서성이게 한다. 짧은 겨울해도 쉬어 가고 싶어 할것 같은 아름다운 마량포구의 하루도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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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운이 남는듯 해가 보이지 않아도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관광객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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