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한국전통문화학교에 3기
불에 타버린 국보 1호 숭례문을 복구 중인 문화재청이 숭례문 지붕에 올릴 기와를 굽는 가마 3기를 충남 부여의 한국전통문화학교 안에 지어 11일 오전 첫 불을 땠다. 이제 막 지어서 아직 축축한 가마 내부를 말리고 안에 쟁여 넣은 기왓장의 습기를 날리기 위해 넣는 말림불이다.
숭례문 지붕에 쓸 기와는 암키와 1만7천810장, 수키와 7천142장을 비롯해 막새, 용머리, 잡상 등 총 2만6천여장. 이 많은 기와를 전통 방식대로 만들기 위해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 전남 장흥에 전통 기왓가마 1기를 지었으나 이것으로는 모자라서 전통문화학교 안에 3기를 더 지은 것이다.
말림불을 붙인 제와장(製瓦匠) 한형준(82·중요무형문화재 91호)옹은 “국보 1호에 쓸 기와이니 신경이 더 쓰인다”며 “하느님께 맡기고 빌면서 만든다”고 말했다. 한옹은 장흥과 부여 가마에서 11명의 제자들과 함께 숭례문 기와를 만든다.
숭례문 기와는 내년 3월까지 모두 만든다. 숭례문 복구공사는 올해 안에 좌우 성곽을 복원하고 문루를 조립해 전체 공정의 70%를 끝낼 예정이다. 기와를 올리는 등 나머지 공정은 내년에 모두 마칠 계획이다.
/한국일보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