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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이야기, 셋- 옥수수 하모니카

2016.07.23(토) 12:19:58희망(du2cb@hanmail.net)

긴 수염을 달고 서 있는 옥수수의 모습
▲ 긴 수염을 달고 서 있는 옥수수의 모습 
 

내 학창시절 별명은 옥수수다. 큰 키에 비해 삐쩍 말라서 붙은 별명이다. 늘씬 하다기 보다는 깡말랐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마른 모습이 옥수수라 불렸던 때가 있었다. 요즘 옥수수가 제철이다 보니 옥수수를 먹으며 옛 생각에 머물러 본다.
 
내 고향은 공주와 부여 사이에 위치한다.
고향 가는 길, 국도를 따라 달리다 보면 이런 저런 모습으로 서 있는 논밭의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논에는 모가 푸르름을 자랑하며 씩씩하게 자라고 있고, 밭에는 참깨 모가 자라 벌써 예쁜 꽃을 피우며 서 있다.
 
콩도 제법 잎을 자랑삼아 나날이 커 가고 있고, 옥수수가 밭 가장자리에 키재기를 하며 서 있다. 실하게 자란 옥수수가 긴 수염을 늘이고 서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옥수수 밭 국도변에는 파라솔 밑 커다란 솥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며 옥수수가 삶아지고 있다. 그 향이 또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옥수수 대에 옥수수가 열려있는 모습
▲ 옥수수 대에 옥수수가 열려있는 모습 
 

그 옆 트럭에는 생 옥수수가 자루에 30개씩 포장되어 나열해 있고, 더러는 아직 포장이 안 된 낫 개의 옥수수가 사람들을 기다리고 서 있다. 삶은 옥수수는 3개 3천원, 6개 5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단 삶은 옥수수를 사서 먹고 집에서 삶아 먹으려고 30개 포장된 자루를 하나 더 샀다.
 
딸과 함께 옥수수를 먹고 있는데 큰 웃음이 갑자기 터진다, 요즘 말로 웃음이 빵 터졌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딸이 하는 말, 엄마는 옥수수를 왜 그렇게 신나게 먹느냐는 것이다. 옥수수 먹기를 멈추고 생각해 보니 옥수수를 먹으며 내가 하모니카를 열심히 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삶은 옥수수를 먹으며 즐겁던 모습
▲ 삶은 옥수수를 먹으며 즐겁던 모습
   

동요에도 나와 있듯이 옥수수를 가지고 하모니카를 불 듯 열심히 먹고 있는 내 모습이 딸에게는 낫 설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였던 모양이다. 원래 옥수수는 이렇게 먹는 거라면서 더 열심히 옥수수로 하모니카를 불자 다시 웃음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운다.
 
몇 천 원짜리 옥수수가 고향의 향수도 불러오고, 집 안 가득 웃음소리도 흐르게 한다. 옥수수를 먹으며 가족이 신나게 웃어보았다. 이 무더운 여름에 딱 어울리는 피서를 선물해 주며 또 하나의 여름이야기를 만든다. 


한창 제철인 옥수수를 먹으며 고향의 옛 추억을 떠올려 본다.
▲ 한창 제철인 옥수수를 먹으며 고향의 옛 추억을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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