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화가나고 어이가 없어 소비자 보호원에 신고를 하고
그쪽에서 저에게 어떤 보상을 하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지난 14일 저는 성남(야탑)에서 동생들을 데리고 당진으로 향했습니다.
표를 사고 좌석을 확인했습니다. 빗길이라 평소 안전 불감증이던 저도
안전벨트를 매고 1시간 30분이 지나자 당진에 도착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성남으로 돌아가기 위해 당진 터미널에서 성남행 표를 샀습니다.
하지만 이게 왠걸 좌석이 지정되어 있지 않고 비어있었습니다.
게다가 직원은 앞차에서 못탄 손님이 있으니 줄을 서있어야 할거라고 말하더군요
전 몇명이 앞차를 놓쳤나보다 하고 버스 승차장에 줄을 서있었고,
잠시 후 성남행 버스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기사님께서 버스에 자리가 없다고 하시는 겁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저희에게 "신문지가 있으니 그걸 버스 통로에 깔고 그곳에 앉으라는" 겁니다.
이 무슨 황당한 경우 입니까? 좌석이 없으면 표를 팔지 말아야지요.
그때되서 생각해보니 그 버스의 노선이 태안에서 서산, 그리고 당진을 거쳐 성남에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요일 오후 시간이라 휴가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아서 좌석이 태안에서 다 차는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면 휴가시즌 동안만이라도 각각 당진과 서산에서 출발하여 성남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운행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다음차를 타야하나 걱정하고 있는 저에게 기사님 이런말씀을 하시더군요.
"어차피 다음차도 똑같에요. 서산에서도 아무도 못태우고 그냥 왔어요. 한시간 반이면 도착하니까 그냥 신문지깔고 통로에 앉아서 가세요."
다음차를 기다린다해도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고 전 다음날 출근을 해야했기 때문에
내키지도 않았고, 이미 앉아있는 사람들에게 창피하기도 했지만 통로에 신문지를 깔고
통로에 앉았습니다.
사람들이 키득대는 소리에 고개를 푹 숙이는데 문득 한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그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였던거죠.
안전벨트는 커녕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기도 불편한 "바닥"에서 혹여나 사고가 난다면..?
순간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저와 제 동생들 2명을 포함하여 모두 6명의 승객이 당진에서 그렇게 바닥에 앉거나
서서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고속도로를 달려왔습니다.
일반 국도를 다니는 시외버스야 입석도 있다지만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승객을 세워놓는것은 엄연한 불법아닙니까?
생각해보니 제가 왜 똑같은 돈을 내고 남들 편하게 의자 젖히고 누워서 올때,
통로 바닥에 신문지 두장깔고 다리도 못편체 뜨거운 엔진열기에 땀 뻘뻘 흘려가며
엉덩이 베겨가며 와야했나 억울한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충남고속의 이런 처사는 시민의 목숨을 걸고 시즌을 노려
한 몫 챙겨보겠다는 심산으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저와 제 동생들에 대한 보상이나 사과는 소비자보호원에 이야기를 해두었지만,
정부차원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버스표에 충남고속이라고 적혀있어 오해하고 있었네요. 한양고속입니다. (근데 이런 경우도 좀 문제같군요; 담당자에 따라 표에 찍혀나오는 회사가 다르다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