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는 한때 백제의 왕도였던 만큼 유적지가 많습니다. 도로를 건설하거나 건물을 짓기 위해 땅을 파다가 문화재가 발견되거나 사람이 살던 흔적이 발견되어 중단되기도 합니다.
정지산 유적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공주시 금성동에 있는 해발 57m에 불과한 정지산은 역사적으로 백제 도읍지에 위치했기 때문에 많은 유물이 발견된 산입니다. 바로 남쪽 사면에는 무령왕릉과 왕릉이 자리하고 있고 북쪽 평탄한 곳에는 정지산 유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지산(艇止山)이라는 이름은 배가 멈추어 선 산이라는 뜻인데 산의 형상이 배를 닮아 부르게 된 것이라고 전하며, 북쪽 기슭에 금강이 흐르기 때문에 배가 멈추어 정박했던 곳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이 유적은 1995년 3월 착공한 공주와 부여를 잇는 백제문화권개발도로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 정지산 정상이 백제 왕이 하늘에 천제(天祭)를 지내던 제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설계가 일부 변경되었다고 해요.
정지산 유적 바로 아래로 정지산 터널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정지산 유적 아래 공터에 주차장 부지를 조성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곳에 매장문화재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어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시행하고 있군요.
아울러 정지산 유적 방문자센터도 건립할 예정이어서 완공되면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지산 유적지로 가는 길은 다소 가파릅니다. 하지만 거리가 짧아서 금방 도착할 수 있습니다.



정지산 유적 아래 자그마한 쉼터도 있습니다. 주변에 숲이 우거져 있어서 잠시 쉬어갑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이 있으며 오른쪽에 정지산 유적이 있습니다.



나무 계단을 따라 잠시 오르면 바로 정지산 유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잔디가 잘 가꾸어진 제법 넓은 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정지산 유적입니다.

정지산 유적은 1996년 국립공주박물관의 발굴조사 결과 국가의 중용 시설에만 사용된 8잎의 연꽃잎이 새겨진 장식기와를 비롯하여 화려한 장식의 그릇받침 등 국가적인 제사와 관련된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이 유적은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무령왕과 왕비의 매지권에 기록되어 있는 방향과도 정확히 일치하고 있어 왕비의 시신을 무령왕릉으로 모시기까지 2~3년간 모셨던 빈소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빈소 외에도 왕릉 주변을 경계하던 국가 시설일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다고 해요. 유적지 내의 대벽건물지에서는 얼음을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빙고 시설이 확인되었습니다.



기와 건물지에는 기둥으로 보이는 통나무들이 새로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은 정지산 유적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기와 건물터입니다. 



이 유적은 형태가 독특할 뿐 아니라 유적 중앙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당시 매우 특수하고 중요한 기능을 담당했던 장소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이곳에서 국가 중용 시설에서만 사용했던 연꽃무늬 수막새가 발견되기도 하였는데, 이를 근거로 하여 이 유적을 무령왕비의 임시 빈소로 추정하기도 한다고 해요.



정지산을 배경으로 담아 본 기와 건물지의 모습입니다.



3호 대벽건물지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기와  건물터의 부속 건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건물 배치상 1호 대벽건물지와 남북으로 나란히 위치하며, 정지산 유적의 중심 건물인 기와 건물터와 같은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1호 대벽건물지도 기와 건물터의 부속 건물로 추정되는 곳입니다. 대벽건물지란 벽을 세울 자리에 사각 형태로 땅을 파고, 네 모서리에 큰 기둥을 세운 다음, 그사이에 작은 기둥을 촘촘히 박아 벽체를 보강하고 흙으로 벽을 만든 구조물을 말한다고 해요. 



2호 대벽건물지도 기와 건물터의 부속 건물로 추정된다고 하는군요. 이 유적의 형태는 1호, 3호 대벽건물지와 같지만, 방향도 다르고 규모도 작으며 목책에 의해 별도로 구분되어 있어, 용도가 다른 건물로 보인다고 해요.



정지산 유적지는 그다지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 않지만, 공주 시내와 금강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전망이 좋은 곳입니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명당자리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가까이 공산성도 훤히 바라다보입니다. 공산성의 대문 역할을 하는 금서루와 전망대 역할을 하는 공산정이 바로 앞에 다가옵니다.



금강과 공산성이 내려다보이는 정지산 유적지는 공주의 일출 명소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정지산 유적은 무령왕비의 임시 빈소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백제왕도 핵심유적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이곳에 정지산 유적 방문자센터가 들어설 예정이고 주차장 공사도 한창입니다.
이곳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인근의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과 연계한 관광코스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지산 유적
충남 공주시 금성동 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