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바다와 들판에서 만난 사람들…봄은 향기부터 달랐다

서해랑 길을 걷다 4) 59코스(부사방조제~대천해수욕장)

2024.04.21(일) 17:37:32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모래사장을 걷고 있다.

▲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모래사장을 걷고 있다.


 

바다와들판에서만난사람들봄은향기부터달랐다 1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춘장대 해수욕장을 지나면서 서천에서 보령으로 접어들었다. 서해랑길 59코스와 60코스인 보령을 걷게 되는데 코스는 2개지만 길이는 꽤 길어 59코스 27.9km와 60코스 17.2km로 총 45.1km의 길이다. 59코스는 부사방조제에서 시작해 무창포 해수욕장과 남포방조제, 죽도 상화원을 거쳐 대천해수욕장에서 끝이 나는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시원한 바다와 방조제가 만들어 놓은 논과 밭에서 봄을 맞는 사람들, 주꾸미가 제철인 봄의 어항, 그리고 우리나라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대천해수욕장을 즐기는 사람들까지 자연과 사람의 어울림이 전해지는 서해랑길을 만날 수 있다.  

이제 완연한 봄, 서해랑길 59코스를 시작하면서 만나는 부사방조제는 바다를 막아 드넓은 평야를 만들어 놓은 곧은 길로 막힘없는 시야가 시원한 곳이다. 방조제에 조성된 논과 밭에서 한참 바쁘게 일년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을 보면 손 쉴틈 없는 바쁜 계절이 돌아왔음을 알 수 있었다. 


부사방조제가 밥을 먹게 해주었지

부사방조제는 서천군 서면 도둔리에서 보령시 웅천읍 독산리를 연결하는 방조제로 조수의 피해로부터 웅천읍 일대 농경지 보호를 위해 건설됐다. 방조제 위로 올라서면 춘장대 해수욕장과 서해가 그림처럼 아름답고, 들판으로 내려오면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가고 있는 할아버지 농부의 푸근한 충청도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내가 웅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을 지키면서 살고 있는데 부사방조제가 내 땅을 만들어줘서 지금까지 배부르게 먹고, 애들 가르치고 살았어, 이제 힘에 부치치만 봄이오면 뭔 힘이 생기는지 이렇게 논으로 나오게 되네” “쌀밥을 처음 먹었을 때 그 부드러움은 안먹어 본 사람은 물러, 목구멍이 얼마나 간지럽던지 그냥 녹아 없어지더라니까! ㅎㅎㅎ” 부사방조제가 만들어준 것은 땅뿐만이 아니었다 어르신 인생의 봄도 돌려주었다. 


“주꾸미는 지금이 제철이여” 

일몰이 아름다운 무창포 해수욕장과 수산시장에선 주꾸미와 도다리 축제가 한창이다. 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주꾸미를 사러 온 사람들과 상인들의 흥정하는 소리로 시장 안은 시끌벅쩍하다. 주꾸미를 사고 파는 분들을 만나 그들이 살아가는 삶의 향기를 느끼면서 서해랑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일인가를 다시 생각해본다. 선조들은 제철 음식을 먹는다는 것 자체가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했다는데,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봄의 기운이 넘치는 무창포항 이쪽저쪽을 둘러 보는 것만으로도 활력과 에너지가 충전됨을 느낀다.


죽도 상화원.

▲ 죽도 상화원.


향기로운 해송 사이에 머물다 

남포방조제 중간에 위치한 죽도에 자리한 상화원은 자연 친화적인 정원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남포방조제를 지나는 길에 잠깐 들렀는데 해송 향기가 어찌나 시원하고 몸을 가볍게 만들어 주던지 3시간 정도를 걸어온 피곤함이 가시는 듯 했다. 상화원은 ‘조화를 숭상한다’는 이름 그대로 죽도가 지닌 자연미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조성된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특별할 것 없는 나무와 바다, 풀 한포기까지 나름의 봄을 소중하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특히 봄을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과 웃음이 가득했던 상화원의 4월은 찬란한 빛으로 가득했다.


해수욕장 인근 민박촌.

▲ 해수욕장 인근 민박촌.


‘촌캉스
를 아시나요? 

말 그대로 시골 풍경 가득한 곳에서 숙박을 하면서 휴가를 보내는 것으로 요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힐링 캠프의 한 종류라고 한다. 대천해수욕장으로 진입하는 길에서 만난 살구나무꽃 아름다운 민박집은 촌캉스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갖게 했다. “내가 지금 여든 셋인데 30대 초반에 민박집을 하기 시작했으니 이제 50년이 다 돼가네, 지금은 손님이 오면 받고, 없으면 그만이라 생각하면서 늘 청소는 하는디 힘들어서 그냥 흉내만 내고 있어” “손님중에는 살구꽃이 피는 봄이면 일부러 민박을 하려고 예약을 하는 손님들이 있어, 살구나무가 우리를 먹여살리고 있다고 봐야혀 ㅎㅎㅎ, 그양반 올해도 전화와서 이번 주 민박하러 온다고 연락왔어” 시골의 정이 느껴지는 이런 마음이 진정한 의미의 촌캉스이자 힐링여행이 아닐까? 살구나무꽃이 봄바람에 하염없이 떨어져 흩뿌려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왜 보석인지를 

민박촌을 지나 도착한 대천해수욕장은 대학 신입생들과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있었다. 대천 해수욕장은 해변이 조개껍데기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어서 안전하게 뛰어 놀면서 봄을 즐기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겐 이미 여름이 성큼 와 보인다. 특히 모래 사장에서 해맑은 얼굴로 봄을 즐기는 어린아이들이 눈길을 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와 함께 세상 어느 것보다 반짝이는 눈망울로 봄아 왜 이렇게 늦게 왔어 하는 말을 하는 것처럼 놀이에 집중하는 모습은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달콤한 선물 같다. 서해랑길 59코스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봄, 그들 속에 함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절로 행복한 미소가 머무는 시간이었다.


보령에 가면 우리나라 국민이면 모두 아는 대천해수욕장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만들어진 해변을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요즘은 익사이팅 놀이기구들까지 많이 생기면서 남녀노소 구분없이 찾는 휴양지로 자리잡고 있다. 노을을 보면서 짚라인과 모노레일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좀 이르긴 하지만, 대천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1시간 안팎 걸리는 근해 섬 여행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걸어보니 tip 봄 바람이 거세다. 길 위에서는 갑자기 불어오는 강풍에 낙상이나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4월은 황사나 미세먼지 등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다. 항상 걷기 전에 일기예보를 예의주시하고 황사 등이 심할때는 무리해서 걷는 것보다 휴식을 취해야 한다. 만약 반드시 걸어야한다면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갖추고 활동을 하는 것을 권한다. 또한 갑작스러운 소나기 등을 대비하기 위한 비옷이나 우산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바다와들판에서만난사람들봄은향기부터달랐다 2




 

도정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제4유형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출처표시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도정신문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