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에 자리하고 있는 공세리 성당은 1890년에 설립된 가톨릭 성당입니다. 주보 성인은 성 베네딕토이며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입니다. 대전교구에서는 가장 먼저 설립되었고, 한강 이남에서도 다섯 번째로 세워져 역사적 가치가 높아 충청남도 기념물 제144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어서 친구들과도 함께 가는 곳인데 벚꽃이 아름다운 4월에 찾아간 것은 처음이어서 색다른 풍경에 오랫동안 빠져 있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벚꽃길을 걸으면서 색다른 느낌을 받았고, 구석 구석에서 봄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듯 해 사진을 담느라 걸음이 계속 늦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분위기에 저도 봄의 기운을 얻어보는 시간이었고, 공세리 성당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하늘색하고 벚꽃의 흰색이 대비되면서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을 하면서 오르게 됩니다.



아들과 어머님 같았는데 조용히 서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저와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그동안의 시간을 돌아보게 됩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정확하게 아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빚어지는 자책과 미안함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올라오면서도 아름답게 빛이 나고 있었는데 앞에서 바라보니 더욱 아름다웠습니다. 겨울에 눈이 내린 풍경에 반해 자주 찾았던 공세리 성당이었는데 벚꽃이 피어있는 풍경은 눈 내린 풍경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서 노을에 물들어가는 하늘이 더욱 선명하게 벚꽃을 비추고, 공세리 성당과의 조화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풍경으로 변해갑니다. 감동이었습니다.



불과 10여일 전이 벚꽃 절정이었는데 이제 여름을 느끼게 할 만큼 더운 날씨탓에 모든것이 초록으로 변해버린 시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글을 쓰는 지금도 공세리 성당의 아름다운 봄 풍경이 아주 오래전 기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재 공세리 성당 경내에는 초창기 순교자의 묘소가 있으며 성당 주위를 도는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또한 주차 시설도 더 넓어지면서 방문하기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공세리 성당을 좋아하고 자주 찾는 이유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마을입니다. 공세리 성당을 들어올 때도 마을을 지나야 하고 공세리 성당에서 앞을 봐도 마을이 보이는데 그것이 저는 좋습니다. 마을과 함게 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처럼 느껴져 왠지 더 편안합니다.



또하나 더하자면 공세리 성당이 좋은 이유는 종교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힐링 여행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꼭 같은 종교가 아니더라고 조용히 걸으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 공세리 성당은 만인의 연인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공세리 성당에도 천주교 박해를 통해 발생한 순교자들의 헌양탑이 있습니다. 모두 스물세 분이 모셔져 있다고 하는데 바로 인근의 솔뫼 성지, 신리 성지를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시간이어서인지 여유 있게 구석구석을 돌아봅니다. 공세리 성당을 자주 찾기는 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자세하게 돌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벚꽃도 자연에 순응하면서 곳곳에서는 잎과 꽃이 공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느티나무의 잎들도 연둣빛을 띠면서 자라고 있었고요. 모든 것이 초록의 향해 걷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와 함께 공세리 성당을 돌아보던 분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도 천천히 가야 하는 시간, 다시 한번 공세리 성당을 돌아보면서 나의 지난겨울과 봄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개인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세리성당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