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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4월을 행복의 스타트선에서 출발시켜 준 두 개의 전시

충남 공주시 웅진동 347

2024.04.09(화) 00:09:07 | 나는 나답게 100% (이메일주소:yh1975@hanmail.net
               	yh1975@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4월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번째 주를 맞았습니다. 꽃구경을 겸해 봄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입니다. 계절이 주는 아낌없는 선물 덕에 행복한 날들을 맞고 있는데요, 3월 말에 시작하여 4월 첫째 주에 성료한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에서 열린 두 개의 전시는 그 매일의 행복을 플러스시켜 주었습니다.

아트센터 '고마'

▲ 아트센터 '고마'


먼저 소개할 전시는 2023 공주 올해의 작가전으로 윤희수 작가의 '시간의 배꼽'입니다. 지난 3월 21일(목) 시작한 전시는 4월 7일(일)에 끝났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전시는 2023 공주 이 시대의 사진작가전입니다. 김혜식 사진작가의 '독, 독, 독(甕, 獨, 讀) 전시는 3월 28일(목) 오픈하여 4월 7일(일)에 전시를 종료했습니다.


Ⅰ.시간의 배꼽_윤희수

아트센터 '고마'_제1전시실

▲ 아트센터 '고마'


윤희수 작가의 '시간의 배꼽'은 공주시 아트센터 '고마' 2F에서 열렸습니다. 작품 넘버는 11번까지였지만, 작품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습니다.
 

윤희수 작가는 지역 내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다리 하나가 부러진 의자에 돌을 끼운 〈걸상과 돌〉을 비롯한 '걸상 연작' 작품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분입니다. 2010년, 공주시 벚꽃명소인 '충남역사박물관'의 벚꽃동산을 다녀가신 분들은 윤희수 작가의 작품과 만나셨을 수도 있겠어요.

시간의 배꼽 전시 전경 1

▲ 시간의 배꼽 전시 전경 1
 

시간의 배꼽 전시 전경 2

▲ 시간의 배꼽 전시 전경 2


최근 작품 〈지우기 남기기(2023~2024)〉를 비롯하여 회화의 설치, 사진, 작업실(아카이빙-작가와 만남)까지 중복적이고 다중적인 전시 방식으로 전개하였다고 합니다.

아트센터 고마 (제1전시실)의 「경계인의 다중성과 접화군생」과 함께 공주시 봉황로 56-1에 소재한 작업실 아트&크래프트(제2전시실)의 「혼종과 해찰의 메트리스」, 공주시 큰샘2길 10-5에 위치한 예술가의 정원(제3전시실)의 「공동체를 향한 매개공간」전시도 열린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아트센터 고마의 전시 외의 두 곳 전시는 관람하지 못했습니다.

전시 작품 1_윤희수 作

▲ 전시 작품 1 (지우기 남기기, 윤희수 作)
 

전
▲ 전시 작품 2(지우기 남기기, 윤희수作)

전
▲ 전시 작품 3(지우기 남기기, 윤희수作)

전시장에 들어서니 '지우기 남기기'라는 작품명으로 3 파트의 작품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작품 안에 또 다른 작품이 중첩돼 있어 콜라주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전시의 이해를 돕고자 공주문화재단의 김지광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인용해 보면, 〈시간의 배꼽〉展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작가의 사유와 작업의 결과이며,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성찰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사유가 함께한다고 합니다.

전시 작품 2_윤희수 作

▲ 전시 작품 4 (도시 산책자, 윤희수作)
 

전시 작품 3_윤희수

▲ 전시 작품 5(윤희수作)


전시 작품 중에는 '석류(2023)'라는 시(詩)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짧은 시이고, 전시 주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옮겨 봅니다.

〈석류〉 

최초, 아니 최후
배의 한가운데
돌돌 맺혀 놓은

함몰과 동시에 돌출
더 이상 기능 없이
불평하는 소리 없이
인간이 손대지 않은 유일한

오백만 년 혹은 칠백만 년
나에게 이른

꽃봉오리 빛나고
나뭇가지와 잎사귀 사이에서 이슬 맺힌

맺힘이 툭 터진다.
석류 한 알

깊은 시간의 배꼽

시 작품 4_윤희수作

▲ 전시 작품 6(동그라미 세모 네모, 윤희수作)
 

전시 작품 6_윤희수作

▲ 전시 작품 7(도시 산책자 동그라미 세모 네모, 윤희수作)


영화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키는 '동그라미 세모 네모'라는 제목의 작품들도 여러 점 보였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쉽게 읽어내지 못했기에 윤희수 작가의 시 「몬드리안과 나」를 소개해 봅니다.

〈몬드리안과 나〉

몬드리안은 한 나무를 그리며
차가운 추상을 전개했ㄴ느데
그가 그린 나무와 똑같은 농가의 뽕나무
돌무더기 틈에서
신들린 듯 춤추고 있다.

엄마는 아이 손바닥만 한
뽕잎 몇 장 넣어 고슬고슬한 밥 짓고
새순 한 줌 따서 장아찌 만들어 놓고 가셨다.

윤희수 작가의 시 「몬드리안과 나」를 소개한 시인 최은숙은 '시간의 배꼽' 전시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뭔지 곰곰 되짚어보며 머뭇거리는 시간을 권한다고 적고 있었습니다. 관람객 개개인의 삶을 투영해 보면 작품과의 접점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Ⅱ.독, 독, 독(甕, 獨, 讀)_김혜식

아트센터 고마의 야외 전시장

▲ 아트센터 고마의 야외 전시장


두 번째 전시를 소개하기 전에 "혹시 아트센터 고마의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신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눈썰미 좋은 분들은 고마의 야외 전시장에서 2023 공주 이 시대의 사진작가전의 김혜식 작가를 먼저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제2전시실 전경

▲ 제2전시실 전경


그렇습니다. 김혜식 작가는 포터그래퍼이자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14회의 개인전과 공산성(2008, 눈빛) 사진집 이외에 3권의 사진집을 출판하였으며, 쿠, 바로 간다(2012, 푸른길) 외 6권의 포토에세이, 민들레꽃(2020, 솔), 아바나블루스(2023, 천 년의 시작) 시집 등을 출판했다고 합니다.

작가 노트

▲ 작가 노트


그래서인지 작가는 지금까지 발표한 그녀의 시가 대부분 사진에서 왔다면 이번 사진 작업은 시의 영감이 메타포(은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국립공주박물관 수장고에서 토기를 마주할 때마다 시를 들려주는 듯하여 시를 사진으로 형상화하려고 했다고 전합니다.

전시 작품 1_김혜식 作

▲전시 작품 1_김혜식 作
 

전시 작품 2_김혜식 作

▲ 전시 작품 2_김혜식 作


특히 온전한 것보다 부서진 토기들의 울림이 컸다고 합니다. 작업하는 동안 그 시대의 시간과 현재의 공간을 시적소통으로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유물사진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오래 갈등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전시 작품 3_김혜식 作

▲ 전시 작품 3_김혜식 作
 

전시 작품 4_김혜식 作

▲ 전시 작품 4_김혜식 作


전시 주제인 '독, 독, 독(甕, 獨, 讀)'에 대한 작가의 말을 옮기면, 독(甕)은 할머니가 '도가지'라 부르며 애지중지하던 작은 단지가 시작이라고 합니다.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나란히 앉아서 모든 토기들이 서로 다른 언어로 말을 걸고, 조금만 방향을 바꿔 바라보아도 다른 표정으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전시 작품 5_김혜식 作

▲ 전시 작품 5_김혜식 作


어떤 날은 받침대에 받치고 앉은 불안한 자세에서 구도자의 형상을 읽거나 간신히 이어 붙여져 가까스로 앉은 자세에서 묵언수행하듯 신성함을 느끼게도 했다고 합니다.또 어떤 날은 토기들이 심심했는지 하루 종일 빛을 품었다가 풀어놓기도 했는데, 그런 날은 사진은 이래야 한다는 암묵적인 원칙을 거부해서 유리벽에 갇힌 한 줄기 빛의 개입을 과장하거나 혹은 우주로 부양하는 듯한, 유리 선반에 놓여진 초현실적인 자세를 비구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전시 작품 6_김혜식 作

▲ 전시 작품 6(Reilcs  storage #25  800mm_ 540mm UV PRINT 2023, 김혜식 作)


토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텍스트 대신 과장된 색으로 표현했기에 이번 작업은 만날 때마다 다르게 보이거나 말하는 토기를, 사진으로 옮긴 결과물이라고 작가는 적고 있습니다. 

유물을 바라보고 대하는 작가의 남다른 시각과 태도에서 부서지고 이가 나간 토기조차도 한 점 한 점 누끼따기(배경 분리)하고, 돋보이는 배경을 입히고, 나무판에 프린트하여 하나의 작품으로 세상에 드러나게 된 듯합니다. 

아트센터 고마 일대의 벚꽃 가로수

▲ 아트센터 고마 일대의 벚꽃 가로수길


4월 초에 끝난 두 개의 전시는 가장 아름답게 핀 벚꽃길을 호젓하게 한 걸음씩 옮길 때의 행복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작가의 의도나 화풍, 기교까지는 잘 알지 못해도 아름다운 계절의 행복했던 한때를 가슴 한편에 옮겨 놓아서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이 감돌 것 같습니다.


아트센터 고마
충남 공주시 고마나루길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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