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의 위인들 위주의 봄 여행을 했는데 여름으로 접어드는지 날이 무척이나 덥게 느껴지는 4월입니다. 벚꽃도 어느새 져버리고 주변의 나무들도 이제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고 여름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봄이 짙어가는 완벽한 계절 4~5월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순교자들의 흔적을 따라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해미읍성을 찾았습니다.



앞으로는 솔뫼성지, 신리성지 등 제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천주교 성지 위주로 다니면서 좋은 정보를 제공했으면 하는 생각으로 자료도 정리해 보고 사진도 담으면서 저에게도 유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해미읍성은 서산시 해미읍에 있는 돌로 쌓은 조선 전기의 읍성이라고 합니다. 세종 때 병영으로 축성된 성으로 임진왜란어 이후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역할도 병행했다고 합니다. 청일 전쟁과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파괴되고 훼손된 것을 1963년 문화재 지정 이후 복원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동생과 함께 걸었던 기억이 나는 곳으로 그 이후에는 찾지 않았었던 기억이 있는 해미읍성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것은 없는 것 같았고, 멀리 가야산이 병풍처럼 아름다웠던 것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아 ~~ 길이 조금 넓어지고 깨끗해졌다고 할까요? 그리고 초가집과 조형물이 조금 더 생겨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봄이어서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어 해미읍성의 풍경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천주교 박해가 일어나 곳으로 앞에 보이는 외화나무와 옥사, 자리갯돌 등의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여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주례하기도 한 곳입니다.



그때의 슬픈 기억이 남아있는 자리 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새로운 계절 봄을 대변하고 있었는데 봄빛에 빛이 나고 있는 풍경과 대비되는 회화나무의 묵직한 느낌은 순교자의 희생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해미읍성에서 1866년에 1,000명이 넘는 천주교 신자들이 죽임을 당했다고 하는데 그 당시의 아픈 기억들이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 처형을 당한 순교자들이 산처럼 쌓여있었다고 하니 그 당시의 참혹함이 상상이 되면서 회화나무가 간직하고 있는 그 당시의 기억들이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새싹도 아름답고 벚꽃과 앵두나무꽃도 아름다웠던 해미읍성의 봄 ~~ 천천히 걸으면서 내 머리속의 역사와 비교하면서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여행지에 대한 사전 정보도 생각해보는 시간 ~



앞에 보이는 곳은 동헌입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지자체의 장들이 머무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고 할까요? 수백 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지키고 있어 그 위엄이 더해지는 듯했습니다.



멀리 가야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입니다. 아빠와 함께 걸으면서 들었던 이야기가 기억에 선명한데 가야산을 경계로 자연의 신비스러운 현상들이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눈도 비도 바람도 가야산을 경계로 더 심해진다는 말을 호기심 있게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조용한 공간을 혼자 걸으면서 자세하게 바라보았습니다.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그 당시의 생활상을 상상하면서 동헌의 역할 등을 생각해 보는 시간 ~
 


역사적인 사실을 떠올리기에 좋았던 고요함은 봄 빛처럼 깊게 저의 머릿속에서 살아나면서 다시 한번 정립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유채와 매화가 피어있는 돌담길도 천천히 걸으면서 향기에 취해보기도 했습니다. 혼자 걷고 있는 공간에 대한 고마움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런 곳에서 혼자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 것인가를 알기 때문인데 정말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봄이 오는 서산 해미읍성에서 천주교 성지에 대한 여행을 생각하면서 저에게 소금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순교 성지를 방문해 보자 하는 생각을 정리하면서 역사적인 사실들이 알아가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고 소중한 일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해미읍성
충남 서산시 해미면 남문2로 143